사람을 향한 의정부 AI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는 도시. 의정부시가 인공지능을 시민의 일상과 연결하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026년 9월 5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열린 ‘의정부 AI 혁신포럼’은 ‘의정부의 미래, AI로 그리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인공지능을 일부 전문가나 기업만 활용하는 기술에 머물게 하지 않고,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포럼에서는 시민과 행정, 기업, 전문가가 함께 의정부만의 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이 폭넓게 다뤄졌다. 의정부시장과 의정부시의원 13명도 참석해 인공지능을 활용한 지역 혁신에 관심을 보였다.
시민의 삶과 만나는 인공지능
이날 논의의 중심에는 첨단기술 자체보다 시민의 삶이 놓였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도 시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면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핵심은 인공지능을 얼마나 화려하게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었다. 생활 속 여러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지역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하면 시민이 느끼는 변화도 커질 수 있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포럼은 인공지능을 시민과 동떨어진 전문 영역이 아니라 복지와 교통, 환경, 교육 등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실용적인 수단으로 바라봤다. 시민 중심의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고 의정부를 인공지능 혁신거점 도시로 발전시키려는 시의 구상도 현장에서 드러났다.
체험으로 가까워진 AI
행사장 외부에는 다양한 인공지능 전시·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시민들은 인공지능 강아지와 우치봇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기술을 직접 접했다. 부스별 체험 참여자에게는 에코백도 제공됐다.
포럼 시작 전부터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여러 체험 공간을 둘러봤다. 설명만 듣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보고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어 인공지능을 한층 친숙하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가 인공지능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포럼의 취지가 체험 공간에도 반영됐다. 낯선 기술을 어렵게 설명하기보다 시민이 직접 경험하며 가능성을 확인하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었다.
도시가 혁신을 만드는 이유
1부 주제 강연에 나선 정재승 KAIST 교수는 갈라파고스의 산호가 모여 사는 이유에서 출발해 사람과 도시의 관계로 이야기를 확장했다. 강연에서는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사는 이유와 도시의 규모가 커질 때 나타나는 변화가 다뤄졌다.
도시의 성장은 단순히 인구가 늘어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서로 배우며 새로운 경험을 나누는 과정에서 아이디어와 혁신이 만들어진다는 설명이다.
도시는 스마트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배우는 장소라는 관점이 강조됐다. 혼자서는 떠올리기 어려운 생각도 여러 사람이 만나면 구체화될 수 있고, 작은 제안이 새로운 사업과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도시의 가능성이 제시됐다.
다만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는 긍정적인 변화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염과 범죄, 경쟁 같은 문제도 함께 증가할 수 있다. 강연은 이러한 도시문제에 대응하려면 더욱 정교하고 지능적인 행정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논의로 이어졌다.
전자정부를 넘어 AI 정부로
대한민국 행정은 1990년대 전산화, 2000년대 전자정부, 2010년대 모바일 정부를 거쳐 2020년대 인공지능 정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행정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시민과 공공서비스가 만나는 방식 역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시민이 자신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직접 찾아야 했다.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활용하면 행정이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찾고 안내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 복지 사각지대를 먼저 발견하는 서비스
- 교통량을 예측해 대응하는 행정
- 재난 위험을 분석하는 안전 체계
- 시민에게 필요한 행정서비스를 미리 안내하는 방식
시민이 찾아가는 행정에서 시민을 먼저 찾아가는 행정으로의 변화다. 이는 인공지능이 행정 효율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시민의 편의와 안전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좋은 기술은 드러나지 않는다
김장현 교수의 강연에서는 스마트시티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 제시됐다. 핵심 메시지는 기술이 전면에 드러나기보다 자연과 사람이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스마트시티라고 하면 로봇과 각종 첨단장비가 가득한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좋은 기술은 시민이 매번 의식하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시민이 원하는 도시는 기술의 수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행복한 도시다. 창조적인 기회가 있고 지속 가능하며, 시민 중심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도시가 인공지능 시대의 스마트시티가 지향할 방향으로 제시됐다.
정부 중심에서 시민 중심으로 전환하려면 기술 발전과 함께 규제 혁신도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어졌다. 결국 도시의 경쟁력은 첨단기술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가 아니라 그 기술을 시민을 위해 얼마나 적절하게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힘
유응준 전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한 사람과 준비하지 않은 사람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차이를 설명했다. 인공지능을 알고 있는 것뿐 아니라 직접 사용해 보고 자신의 생활과 업무에 적용하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을 어렵거나 특정 세대만 사용하는 기술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질문하고 이미지를 만들며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작성해 보면 활용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의 실제 사용 경험은 막연한 두려움을 생활 속 가능성으로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준비한 개인과 그렇지 않은 개인, 준비한 기관과 그렇지 않은 기관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교육은 기술을 담당하는 일부 실무자에게만 필요한 과정이 아니라 조직과 지역사회 전반이 함께 준비해야 할 과제로 다뤄졌다.
의정부형 AI의 기반
포럼에서는 GPU와 NPU 등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기반도 소개됐다. GPU는 인공지능의 방대한 연산을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NPU는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프로세서다.
시민이 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려면 좋은 아이디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서비스를 뒷받침할 데이터와 인재, GPU와 NPU 같은 컴퓨팅 인프라가 함께 필요하다.
| 필요 기반 | 포럼에서 다뤄진 의미 |
|---|---|
| 데이터 |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기초 |
| AI 인재 | 아이디어를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는 인적 기반 |
| GPU와 NPU | 인공지능 연산을 처리하는 컴퓨팅 기반 |
| 지역 아이디어 | 의정부의 현안을 구체적인 서비스로 연결하는 출발점 |
다른 지역이나 기관이 만든 인공지능을 단순히 가져와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의정부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이 직접 고민하고 만드는 방향도 제시됐다.
복지와 교통, 환경, 소상공인, 교육 등 의정부의 여러 현안을 해결하는 ‘의정부형 AI 서비스’가 대표적인 가능성으로 언급됐다. 지역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기술을 설계할 때 시민이 체감하는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
리더의 이해가 지역의 수준
강연 뒤에는 토론과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리더의 인공지능 이해 수준이 기관과 지역의 인공지능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인공지능 담당 직원 몇 명의 역량만으로 조직 전체가 바뀌기는 어렵다. 기관의 리더가 인공지능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활용하려는지, 구성원에게 새로운 시도의 기회를 얼마나 제공하는지가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공지능 교육이 실무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제시됐다. 행정기관과 의회, 기업, 학교, 기관, 마을공동체 등 여러 분야에서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리더가 인공지능을 이해해야 조직과 지역사회 전체의 대응력도 높아질 수 있다.
준비한 사람과 기관, 도시가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포럼 전반을 관통했다. 의정부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의 현재 수준을 살피고 앞으로 필요한 기반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기술의 끝에서 다시 사람으로
두 시간 동안 이어진 포럼은 인공지능과 도시, 행정, 컴퓨팅 기반을 폭넓게 다뤘지만 최종적으로 향한 지점은 시민이었다.
도시가 인공지능을 준비하는 목적은 시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며 행복하게 만드는 데 있다.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는 도시를 넘어 시민에게 필요한 인공지능을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가 의정부의 미래 방향으로 제시됐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자연과 시민이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다뤄졌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기술이 시민 중심의 서비스를 뒷받침할 때 스마트시티의 의미도 구체화될 수 있다.
의정부 AI 혁신포럼은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도시의 미래를 설계한 자리였다. 시민과 행정, 기업, 전문가가 함께 지역의 문제를 살피고 필요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의정부형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