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5천점 수원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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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5천점 수원의 유산

한 사람이 평생 모은 서예와 회화, 고서 5천여 점이 개인 소장을 넘어 시민이 함께 향유하는 공공 유산으로 자리 잡았다. 수원박물관은 2026년 특별기획전 <개인 소장에서 공공 유산으로 근당 양택동 특별전>을 열고, 근당 양택동이 수원시에 기증한 고서화와 관련 자료를 선보인다.

수원박물관은 역사문화도시 수원의 역사와 한국 서예문화를 함께 다루는 종합박물관이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 건립 추진의 중요한 계기가 된 기증의 역사를 돌아보는 동시에,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이어진 서예와 회화의 흐름을 살펴보도록 구성됐다.

평생 수집한 5천여 점의 기증

수원시민이자 서예가인 근당 양택동은 2003년 평생 수집한 서예와 회화, 고서 등 5천여 점을 수원시에 기증했다. 대규모 기증은 박물관 건립이 추진되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수원역사박물관과 한국서예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기증 유물은 전시에 머물지 않고 특별기획전과 학술 연구, 도록 발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에게 공개됐다. 개인의 안목으로 모은 소장품이 박물관의 연구와 교육을 거치며 여러 세대가 함께 접할 수 있는 문화유산으로 확장된 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수원박물관의 출발점이 된 기증의 의미와 그 유물들이 지닌 예술적 가치를 한자리에서 연결한다. 전시장에서는 기증 당시의 기록과 박물관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 및 자료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조선에서 근현대까지 이어지는 서화

전시는 양택동의 기증 유물을 중심으로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서예와 회화의 변화를 조명한다. 시대별 서체와 서풍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피고, 작품에 드러난 작가의 개성과 예술적 취향도 함께 보여준다.

전시 유물 가운데 엄선된 서예와 회화, 개인 유물은 모두 100여 점에 이른다. 이황과 송시열, 채제공의 유물을 비롯해 유척기, 유한지, 유진찬 등 기계 유씨 가문의 필적이 소개된다. 허련과 박기준 등 전통 화법을 계승한 서화가들의 회화 작품도 전시 목록에 포함됐다.

한자로 작성된 유물에는 해당 글을 남긴 인물과 유물의 이력, 주요 내용을 설명하는 한글 해설이 제공된다. 관람객은 필적의 형태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이 만들어진 배경과 내용을 함께 이해할 수 있다.

조선 제21대 왕 영조의 어필과 정조가 세손이던 시기의 예필, 왕위에 오른 뒤 남긴 어필도 전시된다. 송시열과 박문수의 편지, 이황이 쓴 작품인 송하빈객귀월, 영묘어필첩, 영조어필 벼루, 영조 어제어필 현판, 정조 예필인 조희시첩 등 다양한 유물이 기획전시실을 채운다.

회화 부문에서는 박기준의 묵죽, 양기훈의 자란지방도, 김응원의 석란도, 김구진의 난죽도 등이 공개된다. 먹의 농담과 붓의 움직임, 난과 대나무를 표현한 서로 다른 화법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며 당시 문인과 서화가들의 예술적 면모를 드러낸다.

세 개의 주제로 만나는 특별전

특별전은 모두 3부로 구성됐다. 각 전시부는 기증의 시작에서 고서화의 가치, 수원에 남은 양택동의 예술 활동으로 흐름이 이어지도록 짜였다.

  1. 한 사람의 수집 새로운 시작이 되다
    5천여 점의 소장품이 수원시에 기증되고 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진 과정을 사진과 자료로 소개한다. 기증 유물이 특별기획전과 학술 연구, 도록,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된 내용도 다룬다.
  2. 글과 그림 사이 고서화의 가치를 발견하다
    기증 유물 가운데 선정된 서예와 회화, 개인 유물 100여 점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조선시대 인물들의 편지와 왕실 필적, 문인화 등 폭넓은 작품군을 통해 고서화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살핀다.
  3. 삼무재인 수원에 예술을 남기다
    근당 양택동의 작품과 수원을 중심으로 전개한 서예 활동을 소개한다. 양택동은 중년 이후 삼무재라는 호를 정하고 스스로 삼무재인이라 칭했으며, 수원을 중심으로 서예문화 확산에 힘썼다.

수원 곳곳에 남은 양택동의 글씨

3부에서는 양택동의 2026년 작품인 신년화두 왕래정정을 비롯해 붉은 바탕이 두드러지는 전원으로 돌아가다, 그림과 고전 시리즈 등이 공개된다. 기증 유물의 수집가로서뿐 아니라 작품을 남긴 서예가로서 그의 활동을 함께 다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양택동의 글씨는 수원시 문화유산과 여러 공간에도 남아 있다. 여민각과 성신사, 서호 항미정, 일월수목원의 정자 일월재와 다산정, 화성행궁 우화관과 남군영 등에 남은 글씨가 영상으로 소개된다.

전시장에서는 소장품 기증의 역사와 실제 기증 유물, 수원 곳곳에 남은 서예 작품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100여 점의 유물이 기획전시실 곳곳에 배치돼 있어 작품별 필체와 화면 구성, 제작 배경을 차례로 살펴볼 수 있다.

개인 소장이 공공 유산이 되기까지

이번 전시는 수집과 기증, 보존과 연구, 전시와 교육으로 이어지는 박물관의 역할을 보여준다. 양택동이 모은 고서화는 수원시에 기증된 뒤 시민에게 공개되는 문화자산이 됐고, 수원박물관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 서예문화와 지역의 역사를 함께 소개해 왔다.

5천여 점의 기증은 한 사람의 소장품을 많은 시민이 공유하는 문화유산으로 바꾼 출발점이었다. 전시는 기증자의 작품뿐 아니라 그가 수집한 여러 시대의 서화와 왕실 필적, 문인들의 편지를 함께 배치해 기증 유물의 폭과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 관람 정보

전시명개인 소장에서 공공 유산으로 근당 양택동 특별전
전시 기간2026년 10월 2일부터 12월 6일까지
전시 장소수원박물관 기획전시실
관람 시간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오후 5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휴관일매주 월요일
관람 요금어른 2천 원, 청소년 1천 원
무료 관람12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
위치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창룡대로 265 수원박물관 1층

수원박물관 역사관과 서예관을 함께 운영하는 공간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2026년 12월 6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실에서는 조선 왕실과 문인들의 필적, 전통 화법을 계승한 회화, 양택동의 작품과 수원에 남은 글씨를 순서대로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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