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예술 창작지원 전시 현장 탐방

경기 예술 창작지원 전시 현장 탐방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에 위치한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는 2025년 10월 28일부터 12월 21일까지 《2025 생생화화: 화두話頭》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경기문화재단과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가 공동으로 준비한 경기 시각예술 창작지원 성과발표전으로, 9인의 작가가 조각, 설치, 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신작 15점을 선보이며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생화화 生生化化’는 2013년부터 이어져 온 경기문화재단의 시각예술 지원 프로그램의 결과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전시입니다. 전시 제목에 담긴 ‘화두(話頭)’는 예술가가 작업을 시작할 때 붙잡는 질문, 즉 작품의 출발점을 의미하며, 이번 전시는 작가들이 품은 질문과 이를 표현하는 다양한 방식과 장치를 관람객에게 선보입니다.
전시 입구에서부터 ‘장치’라는 개념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단순한 기계나 도구를 넘어 사회 제도, 인식의 틀, 감각의 구조 등 넓은 의미를 포함합니다. 9인의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장치’를 해석하고 표현하여 관람객에게 다양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 최태훈 작가의 〈지지체〉는 일상 속 가구들을 발포 우레탄과 결합해 조각으로 재구성, 보이지 않는 지탱의 형식을 탐구합니다.
- 안성석 작가는 모션 시뮬레이터와 영상, 사운드를 결합한 설치작품 〈우리는 미래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비관과 냉소를 채워 넣는다〉를 통해 개인이 현실을 마주할 때 겪는 감정의 층위를 표현합니다.
- 이수지 작가는 작업 과정의 흔적을 남겨 관람객이 상상할 수 있도록 열어둔 〈넓은 것〉과 〈닮은 것〉을 선보입니다.
- 방수연 작가의 〈모래길〉과 〈유령 곡선〉은 사막과 모래산 풍경을 추상적 패턴으로 표현해 보이지 않는 자연의 요소를 회화로 옮겼습니다.
- 김소산 작가의 〈기계로 물든 꽃들〉은 자연과 기술이 공존하는 풍경을 에칭과 설치로 구현합니다.
- 방성욱 작가의 〈노동감각〉은 무향실 공간에서 노동의 긴장과 무게를 조형화해 관람객에게 노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 손희민 작가의 〈뒤섞인 시나리오〉는 생명의 진화 과정을 조각으로 표현하며 생물학적 체계와 ‘장치’를 연결합니다.
- 구기정 작가의 〈클리어뷰 메커니즘〉은 LED 기판과 사진, 3D 이미지가 겹쳐진 작품으로 디지털 장치가 시각을 조정하는 방식을 탐구합니다.
- 전가빈 작가의 〈우리가 우리이기 위해〉는 시멘트와 철근의 균열과 녹을 통해 사회 구조의 균열과 존재의 위태로움을 표현합니다.
전시장은 각 작가의 작품을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동선으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들이 던진 질문과 화두를 차분히 되새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작품 앞에서 조용히 감상을 나누는 경험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전시장 내 체험 공간 〈괴물정원〉에서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식물 괴물을 만들어보는 참여형 체험이 마련되어 있어 전시 주제인 ‘장치’ 개념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트라운지〉 공간에서는 간단한 손놀이와 함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감상을 확장하는 기회도 제공됩니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가 예술가를 지원하는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물이 시민과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공모를 통한 작가 선정, 창작 지원, 비평 워크숍, 그리고 전시 공개에 이르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는 수원컨벤션센터 지하 1층에 위치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동시대 예술가들이 던진 화두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