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길 춤으로 재현한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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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능행길 춤으로 재현한 태평무

정조대왕 능행길 춤으로 재현한 태평무

역사는 글과 그림뿐 아니라 춤으로도 기록될 수 있습니다. 몸짓 속에 담긴 기억과 정신은 세대를 이어가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됩니다. 지난 9월 4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는 정조대왕의 능행길을 주제로 한 전통춤 공연이 펼쳐져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과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정주미 재인청예술단이 주관한 이번 공연 <왕! 발로 새긴 태평>은 정조대왕의 정치철학과 인간적인 면모, 백성을 향한 사랑을 전통춤으로 표현해 깊은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공연은 창덕궁에서 출발해 과천 온온사, 화성행궁, 융건릉, 화령전으로 이어지는 정조대왕의 능행길을 따라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과천은 정조대왕이 화성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머물렀던 역사적 장소로서 공연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과천 온온사 무대에서는 정조대왕과 백성이 만나 소통하는 장면이 팔박타령춤 등 경기재인청 특유의 흥겨운 춤사위로 생생하게 재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왕과 백성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임을 자연스럽게 전달했습니다.

융건릉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는 아버지 사도세자를 향한 정조대왕의 깊은 효심과 인간적인 감정을 절제된 춤사위로 표현해 관객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왕의 위엄 뒤에 숨겨진 한 인간으로서의 정조를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에서 특히 주목받은 태평무는 이동안 명인의 춤맥을 잇는 작품으로, 나라의 평화와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전통춤입니다. 섬세하고 변화무쌍한 발놀림과 절제된 상체 움직임은 공연 제목 ‘발로 새긴 태평’의 의미를 잘 드러냈습니다. 예인의 한 걸음 한 걸음에는 시대의 기억과 평화를 향한 염원이 담겨 있었습니다.

정주미 재인청예술단은 경기재인청 전통예술의 정신과 춤맥을 계승하는 전문예술단체로, 조선시대 광대와 예인들이 이어온 재인청 문화를 오늘날까지 보존하고 있습니다. 예술감독 정주미와 단원들은 고 이동안 명인의 예맥을 이어받아 전통춤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현대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과천의 역사와 경기재인청 전통예술이 만나 시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며, ‘좋은 세상’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뜻깊은 무대였습니다. 정조대왕의 발자취와 예인들의 춤이 만나 역사는 책 속 이야기가 아닌 살아 숨 쉬는 예술로 재탄생했습니다.

정조대왕 능행길 춤으로 재현한 태평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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