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과 목소리로 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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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과 목소리로 여는 책

한글 점자 100년의 의미

2026년 11월 4일은 한글 점자의 날이다. 1926년 송암 박두성 선생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반포한 날을 기념한다. 특히 2026년은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한글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글을 읽고 지식과 생활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든 문자 체계다. 한글 점자의 날을 앞두고 살펴본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는 점자책이 완성되는 과정과 시각장애인이 책을 읽는 여러 방식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도서관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에 자리한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볼 수 있다.

차량 방문자는 도서관 인근의 화서동먹거리촌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수원시 공영주차장은 최초 1시간을 무료로 운영한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면 일반적인 도서관과는 다른 형태의 자료들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펼쳐진다. 서가에는 손끝으로 읽는 점자도서와 귀로 듣는 음성도서, 일반 인쇄 문자로 제작된 묵자도서가 함께 보관돼 있다. 같은 내용의 책이라도 독자의 상황에 따라 손끝과 목소리, 인쇄 문자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이다.

행정과 지역 소식도 점자로

서가의 점자 정기간행물 코너에는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소식지의 점자판이 비치돼 있다. 도정과 의정 활동을 비롯해 지역 생활과 관련된 소식을 시각장애인이 점자로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자료들이다.

점자의 역할은 안내판이나 엘리베이터 버튼에 표시된 짧은 문구에 머물지 않는다. 도서관에 보관된 정기간행물은 행정과 의정 소식처럼 일상에 필요한 정보도 점자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과 소식지의 페이지마다 이어진 점자를 가까이에서 보면 짧은 안내를 넘어 긴 글과 다양한 정보를 전하는 점자의 쓰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이동식 서가

많은 자료를 보관하는 방식에도 공간 활용을 위한 장치가 적용돼 있다. 도서관에는 손잡이를 돌리면 서가 전체가 움직이는 ‘모빌랙’ 형태의 이동식 서가가 설치돼 있다.

이동식 서가는 평소 여러 서가를 서로 붙여 놓고, 자료를 꺼낼 때 필요한 구간에만 통로를 만드는 방식이다. 한정된 공간에서도 점자책과 오디오북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 손잡이를 따라 서가가 움직이고 필요한 통로가 열리면 안쪽에 정리된 자료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목소리를 책으로 만드는 녹음실

도서관 안쪽에는 완성된 자료를 보관하는 공간뿐 아니라 새로운 자료를 직접 제작하는 시설도 마련돼 있다. 음성자료 제작에 사용되는 녹음실에서는 낭독 자원봉사자들이 책의 문장을 소리 내어 읽고 녹음한다.

독자가 간편하게 재생해 듣는 오디오북 한 권은 단순한 음성 파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원봉사자의 낭독과 녹음에 이어 편집을 비롯한 여러 과정을 거친 뒤 한 권의 음성도서로 완성된다. 녹음실에서는 문장을 차분하게 읽어 내려가는 작업이 이어지고, 완성된 음성자료는 도서관 서가에 오디오북 형태로 보관된다.

한 권의 오디오북에는 책의 내용을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여러 사람의 시간과 손길이 담겨 있다. 서가에 놓인 음성도서는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 소리를 통해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결과물이다.

점자책이 완성되는 과정

녹음실 옆에는 점자출력실과 제작실이 있다. 이곳은 필요한 자료를 점자도서로 바꾸는 공간이다. 일반 책의 내용을 점자로 변환하고, 점자 프린터로 종이에 출력한 다음 제본하는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점자책을 완성한다.

  1. 일반 도서의 내용을 점자로 변환한다.
  2. 변환한 내용을 점자 프린터로 출력한다.
  3. 출력물을 순서에 맞게 정리한다.
  4. 제본 과정을 거쳐 한 권의 점자도서로 완성한다.

점자도서는 화려한 표지나 삽화가 중심이 되는 일반 도서와 다른 인상을 준다. 페이지마다 손끝으로 짚어 읽을 수 있는 점이 일정하게 채워져 있으며, 독자는 점의 배열을 따라 글의 내용과 이야기를 읽는다. 겉모습과 독서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책을 통해 이야기와 정보를 얻는다는 본질은 같다.

손끝과 소리로 이어지는 독서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의 서가와 제작 공간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점자출력실과 제작실에서 만든 점자책은 손끝으로 읽는 자료가 되고, 녹음실에서 제작한 음성자료는 귀로 듣는 오디오북이 된다. 묵자도서까지 함께 갖추면서 독자가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료 종류읽는 방식특징
점자도서손끝으로 읽기점자로 변환하고 출력·제본해 제작
음성도서소리로 듣기낭독과 녹음, 편집 과정을 거쳐 제작
묵자도서인쇄 문자로 읽기일반 인쇄 문자로 구성
점자 정기간행물손끝으로 읽기도정·의정·지역 생활 소식 수록

서가에 정돈된 점자책과 오디오북, 녹음실의 장비, 점자출력실의 제작 설비는 다양한 독서 방식이 실제 자료로 구현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 한 권이 독자에게 닿기까지 낭독과 녹음, 점자 변환과 출력, 편집과 제본 등 여러 단계가 이어진다.

훈맹정음 반포 100주년을 맞은 2026년,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은 한글 점자가 긴 이야기와 생활 정보를 전달하는 문자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다. 손끝으로 읽는 점자책과 목소리로 전하는 오디오북은 책을 만나는 방식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님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이용 정보

구분내용
주소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성로157번길 27-4, 3층
운영시간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토요일·일요일 및 공휴일
문의경기도시각장애인도서관 031-213-7722
주차화서동먹거리촌 공영주차장 이용, 수원시 공영주차장 최초 1시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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