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서 만나는 6·25 전쟁의 기억과 희생

수원에서 만나는 6·25 전쟁의 기억과 희생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우리 국민의 삶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수원시 곳곳에는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희생한 이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장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잠시 일상을 멈추고 그들의 헌신을 되새겨 봅니다.
수원현충탑과 동상, 그리고 예술공원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수원현충탑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을 기리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현충탑 중앙에는 "조국을 위해 몸 바친 영령들을 여기 모시다. 넋은 나라를 지키고 뜻은 후세에 이어졌으니 장하고 위대한 정신은 광교의 정기와 이어져 수원시민의 가슴에 영원하리라."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현충탑 주변은 경건한 분위기 속에 예술적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합니다.
현충탑 옆 언덕길에는 군인과 경찰, 시민, 학생을 형상화한 청동 인물상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 동상들은 조국이 위태로울 때 주저하지 않고 나섰던 이들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로 위 예술공원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동한 만화가 김성환 화백의 전쟁 스케치 26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너진 집과 가족을 잃은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들은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전쟁의 흔적, 수원화성 장안문
수원화성 성곽은 6·25전쟁 당시 포탄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장안문 문루는 폭격으로 파괴되었으나, 현재는 복원되어 옛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성벽 곳곳에는 아직도 총탄 자국이 남아 있어 전쟁의 아픔을 생생히 증언합니다. 장안문 옹성 안에는 전쟁 당시 파괴된 사진과 복원 과정을 안내하는 자료가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이 역사의 흔적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총탄 자국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마음 깊이 새겨야 할 아픔과 상처임을 일깨워 줍니다.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6·25 학도병 참전기념상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정문에는 6·25 학도병 참전기념상과 참전 명단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기념상에는 "6·25 사변 50주년에 즈음하여 학도병의 몸으로 참전하여 전사하신 아름다운 영혼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여기에 새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군번도 없이 참전한 학도병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으며, 그중에는 전사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젊은 나이에 조국과 가족을 위해 총칼을 들고 전쟁터에 나섰던 숭고한 희생의 상징입니다.
UN군과 수원의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6·25전쟁에는 유엔군도 참전하여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수원시와 의왕시 경계에 위치한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는 한국에 파병된 프랑스군이 수원에 머물렀던 역사를 기립니다. 기념비에는 지평리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화살머리 고지 전투 등 주요 전투 상황과 사진 자료가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4,000여 명의 프랑스군이 참전해 1,12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들의 희생은 평화를 위한 헌신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튀르키예군의 선행과 앙카라학교 공원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에는 앙카라학교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6·25전쟁 중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돌본 튀르키예군의 따뜻한 선행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튀르키예군은 전쟁 기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며 인류애를 실천했고, 그 사랑은 1966년 철수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공원 인근 서호초등학교 체육관 이름도 ‘앙카라관’으로 명명되어 그들의 고귀한 희생과 사랑을 기리고 있습니다.
희생을 기억하며 평화를 다짐하다
6·25전쟁은 수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역사입니다. 그들의 헌신은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헌신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그들의 희생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수원시 곳곳에 남아 있는 전쟁의 흔적과 기념비들은 우리 모두가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다시는 전쟁의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는 공간입니다. 그들의 숭고한 뜻을 기억하며, 평화롭고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깊이 새겨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