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아래서 만난 조선 천문지리학자 정약용

정약용 유적지에서 펼쳐진 천문지리학 체험
지난 8월 15일,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정약용 유적지에서 ‘아방강역고: 조선 천문지리학자, 정약용!’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정약용의 저서 아방강역고를 통해 동양의 천문학과 지리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리나라 전통 별자리를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2026년 남양주시 국가유산청 공모사업인 생생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된 ‘사시사철 정약용 명저 산책’의 일환으로, 3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앞서 5~6월에는 참여형 연극 ‘흠흠신서: 조선 명탐정, 정약용!’이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총 4회 진행되었으며, ‘아방강역고’ 프로그램은 8월 12일부터 9월 5일까지 초등 저학년, 고학년, 성인 대상 각각 두 차례씩 열렸다. 9월부터는 조선 시대 계산법과 전통 놀이를 체험하는 ‘여유당전서: 조선 수학자, 정약용!’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다.
김지현 강사의 강의와 별자리 이야기
다산문화관 강당에서 진행된 강의는 김지현 강사가 맡았다. 그는 ‘정약용의 역사와 천문’을 주제로 정약용의 문집 여유당전서와 그 안의 아방강역고를 소개하며, 정약용이 천문학에 깊은 조예가 있었음을 설명했다. 이어 서양 별자리에 익숙한 참가자들에게 우리나라 고유의 별자리 체계가 존재하며, 특히 서양에는 없는 ‘직녀별’과 ‘견우별’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의 중에는 밤하늘과 별자리, 은하수 사진이 스크린에 비춰졌고, 은하수 사진이 나오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풍수지리와 별자리 관측 대신한 묘소 탐방
이날은 흐린 날씨로 별자리 관측이 어려워 강사와 참가자들은 야외로 나가 정약용 선생의 묘를 방문했다. 묘가 자리한 위치가 풍수지리 원리에 따라 선정되었음을 설명하며, 산과 물의 흐름, 땅의 형세를 살피는 전통 이론인 풍수지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태양계 키트 만들기와 혼개통헌의 관찰
강당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별자리 관측 대신 ‘태양계 행성’ 키트 만들기 체험에 참여했다. 또한 남양주시가 특별 제작한 조선 시대 휴대용 천체 관측기구 ‘혼개통헌의’ 모형을 가까이서 관찰하며, 실제 운석 표본과 함께 전시된 이 기구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보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소 장승호 소장 인터뷰
프로그램을 기획한 한국문화관광연구소 장승호 소장은 “정약용 선생은 ‘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불릴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정약용의 천문학과 지리학에 대한 깊은 학식을 알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아방강역고를 중심으로 동양 전통 별자리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어린이들이 정약용의 천문학적 지식과 우리 고유의 별자리 체계를 기억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진행될 ‘여유당전서: 조선 수학자, 정약용!’ 프로그램에서는 조선 시대 수학과 계산법을 체험하며, 산가지를 활용한 전통 놀이를 통해 수학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준비 중임을 전했다.
정약용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는 기회
교과서에서 주로 실학자이자 거중기 발명가로 알려진 정약용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천문학과 지리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졌던 인물임이 새롭게 조명되었다. 우리 조상들이 오래전부터 별자리를 연구하고 밤하늘을 관측해왔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시사철 정약용 명저 산책’은 책 속에 머물던 정약용을 시민들이 직접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로,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정약용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약용유적지 안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747번길 11에 위치한 정약용유적지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로, 이번 프로그램의 현장으로 활용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