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택수 작가와 『김섬과 박혜람』 북토크 현장

임택수 작가와 『김섬과 박혜람』 북토크 현장
경기도 의왕시 중앙도서관 문학 상주 작가 임택수 소설가가 자신의 장편소설 『김섬과 박혜람』을 주제로 한 북토크를 청계동 지역 서점에서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9월 2일 오후 4시부터 5시 30분까지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작가와 독자가 직접 만나 작품의 내용과 집필 과정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였다.
임택수 작가는 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오랜 날 오랜 밤」으로 당선되었고, 같은 해 장편소설 『김섬과 박혜람』으로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북토크는 단순히 작품을 읽는 데서 나아가 작가의 창작 세계와 생각을 직접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마련되었다.
행사가 열린 책방 ‘새와 우물’은 청계보건지소 인근 큰길가에 위치해 있으며, 아담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책방지기 윤주애 씨는 책방 이름에 대해 “새는 하늘을, 우물은 땅속 깊은 곳을 상징하며 그 사이에 있는 책을 읽는 사람들을 연상해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여성의 삶과 영성, 심층 심리 등 인간 내면을 다룬 책과 시집을 주로 진열하고 있으며, 『오디세이아』 역자와 고명재 시인의 강연, 고전 읽기 모임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천 권으로 독서 포인트’ 제도와 ‘지역 서점 바로 대출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희망 도서를 신청하면 지역 서점에서 대출과 반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책방은 주문 도서도 직접 받아볼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독서 생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북토크는 중앙도서관 관계자의 인사말과 임택수 작가 소개로 시작되었다. 작가는 작품의 주제를 ‘관계와 상처’로 설정하고, 로드리고 가르시아 감독 영화의 대사 “모든 관계는 감옥이다”를 인용하며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관계가 개인에게 한계를 부여하는 감옥과 같다고 설명하면서, 타투를 통해 상처 위에 새로운 이미지를 새기는 주인공 김섬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원래 이 작품은 남성 주인공 현수호를 중심으로 쓰였으나, 합평 과정에서 여성 화자를 주인공으로 바꾸는 것이 독자 공감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받아 여성 화자로 전면 수정되었다. 작가는 여성 인물의 생리적 표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변 여성들의 조언을 받아 서사와 디테일을 보완했다고 밝혔다.
임택수 작가는 “김섬과 박혜람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공유하는 관계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상대의 상처까지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타인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 관계의 윤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혜람을 김섬에게 ‘실크 안감’ 같은 존재로 묘사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가족이나 연인보다 더 깊고 선택적인 유대임을 설명했다.
참석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작가는 작품 속 상징과 인물의 심리, 사회적 배경에 대해 상세히 답변했다. 예를 들어, 혜람이 토하는 장면에서 연옥 풍경을 연상한 이유, 김섬 집에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여인의 의미, 결혼하지 않은 김섬의 심리, 아이의 존재를 밝히지 않은 이유 등 작품의 세밀한 부분에 대해 깊은 통찰을 나누었다.
또한 작가는 사회적 인식 확산에 대해 “작가가 사회와 완전히 단절된 채 글을 쓸 수는 없다”면서도, 작품 속 ‘꼭대기의 수줍음’이라는 표현을 통해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경계 조절의 중요성을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본 기자가 던진 질문에 임택수 작가는 프랑스에서의 유학과 템플스테이 업무 경험, 그리고 구도자로서의 삶과 글쓰기의 관계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글쓰기를 수행에 비유하며, 작품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이 믿어왔던 윤리가 흔들리고 인물을 이해하게 되는 변화가 수행적 글쓰기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임택수 작가는 의왕시 중앙도서관 상주 작가로서 지역 문학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의왕의 자연과 문화에 대해 더 알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북토크가 끝난 후에는 참석자들과의 사인회가 이어져 현장 분위기는 따뜻하고 활기찼다.
참석자 김미경 씨(군포시)는 “작가님의 신춘문예 당선과 세계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프랑스 배경의 이야기가 궁금해 찾아왔다”고 말했으며, 양순옥 씨(왕곡동)는 “작가와 직접 만나 작품의 배경과 문학관을 알게 되어 매우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북토크는 지역 주민과 문학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앞으로도 중앙도서관이 마련하는 지역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