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과 첼로, 평택을 잇다

2026년 9월 13일 오후 3시 평택북부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김계옥의 음악세계 시리즈4 오리엔탈 평택 공연이 열렸다. 김계옥 가야금연주단이 주최·주관한 무료 공연으로, 평택시문화재단의 2026 전문예술 지원사업 모든예술31 선정작이다.
이번 무대는 가야금을 중심에 두면서도 장구와 꽹과리, 중국 전통 현악기 고쟁, 첼로와 피아노를 함께 배치했다. 서로 다른 국적과 세대의 연주자들이 참여해 전통음악의 여러 표현 방식을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익숙한 민요부터 새로운 구성의 작품, 음악예술을 주제로 한 강연까지 이어지며 공연의 폭을 넓혔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공연 순서
공연은 다양한 분위기와 편성으로 구성됐다. 전통적인 정서를 살린 곡과 지역의 이름을 담은 작품에 이어, 국악기와 서양 악기가 호흡을 맞추는 무대가 펼쳐졌다.
- 쾌지나칭칭나네
- 고향의 봄
- 줄강
- 나비의 난
- 난정서
- 장기타령
- 평택아리랑
- 아랑의 꿈
- 김계옥 음악예술의 세계적 확장성과 문화적 파급력 강연
- 궁타령의 멋
곡목은 널리 알려진 제목과 비교적 새롭게 접할 수 있는 작품이 고르게 포함됐다. 연주 사이에는 김계옥의 음악예술이 지닌 확장성과 문화적 파급력을 다루는 장사우의 강연도 마련됐다. 음악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작품의 방향과 의미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순서였다.
가야금과 첼로가 만난 나비의 난
나비의 난에서는 외국인 연주자 안톤이 첼로 연주로 참여했다. 가야금의 맑고 섬세한 음색과 첼로의 깊고 묵직한 소리가 한 곡 안에서 어우러졌다. 무대에서는 두 악기가 각자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선율에 응답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악 공연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악기 구성에 첼로가 더해지면서 작품은 색다른 분위기를 형성했다. 전통음악의 바탕 위에 서양 현악기의 음색을 포개는 방식으로, 한정된 형식에 머물지 않는 가야금 음악의 표현을 보여준 무대였다.
평택에서 울려 퍼진 평택아리랑
평택아리랑에는 가야금과 함께 첼로와 피아노가 참여했다. 지역의 이름을 품은 작품이 평택의 공연장에서 연주됐다는 점에서 공연 장소와 곡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맞물렸다.
가야금 선율에 첼로와 피아노의 음색이 더해지면서 서로 다른 악기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었다. 전통음악이 다양한 소리와 만나 표현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을 공연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들은 지역성과 전통성이 담긴 곡을 새로운 악기 구성으로 접했다.
가족과 세대가 호흡한 난정서
난정서는 중국 전통 악기인 고쟁과 서양 현악기 첼로, 구음, 기공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종합예술 공연으로 꾸며졌다. 중국에서 온 왕싱훠, 동샤무, 왕싱이가 무대에 올랐으며, 어머니와 아이들이 한 작품을 함께 연주했다.
세대가 다른 가족 구성원이 같은 무대에서 음악으로 호흡을 맞췄다는 점이 난정서의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중국에서 온 연주자들이 평택 관객과 마주한 가운데 국적과 세대를 넘어선 협연 장면이 펼쳐졌다. 고쟁과 첼로뿐 아니라 목소리와 움직임까지 더해져 다른 곡들과 구별되는 복합적인 무대가 완성됐다.
연주자들이 서로의 흐름에 맞춰 곡을 이어가는 동안 객석에서는 여러 문화권의 음악 요소를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한 연주는 작품의 구성뿐 아니라 출연진의 관계에서도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음악의 확장성을 다룬 강연
공연 후반에는 장사우가 김계옥 음악예술의 세계적 확장성과 문화적 파급력을 주제로 강연했다. 여러 악기와 해외 연주자들이 함께한 무대에 이어 김계옥의 음악세계를 설명하는 순서가 배치됐다.
다만 객석에서 바라본 발표 화면은 배경색과 글자색이 비슷해 내용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발표자가 중국어로 설명하고 화면에 한국어 자료를 제시했지만, 글자의 가독성이 충분하지 않아 강연 내용을 파악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공연과 강연을 결합한 취지를 더욱 선명하게 전달하려면 객석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화면 구성이 필요해 보였다.
궁타령의 멋으로 마무리
마지막 순서는 궁타령의 멋이었다. 연주가 끝난 뒤 출연진은 관객에게 인사를 전하고 무대에서 퇴장하며 전체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중에는 촬영이 제한됐으며, 마지막 곡 이후 출연진의 인사와 퇴장이 빠르게 이어졌다.
객석은 전통음악과 다양한 악기의 만남을 차분히 지켜보는 분위기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무대와 객석, 공연장 주변 풍경만 촬영할 수 있었다. 연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된 촬영 제한과 별개로, 커튼콜을 기록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았다는 점은 현장 관람객에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관람객이 몰린 주말 주차장
공연 당일 평택북부문화예술회관 주차장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혼잡했다. 주차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면서 공연이 시작된 뒤 입장해 초반 무대 일부를 놓치는 상황도 발생했다.
관람객이 집중되는 시간대에는 주차 안내를 보강하고, 이용할 수 있는 주변 주차 공간이 있다면 사전에 명확히 알리는 방식이 관람 편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연의 접근성을 높이려면 문화 프로그램의 내용뿐 아니라 주차와 입장 동선처럼 현장에서 체감하는 운영 요소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
평택 가까이에서 만난 전통음악
김계옥의 음악세계 시리즈4는 가야금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의 전통악기, 서양악기, 구음과 퍼포먼스를 연결한 공연이었다. 가야금이 첼로와 피아노를 만나고, 국적과 세대가 다른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서 호흡하며 전통음악의 다양한 가능성을 드러냈다.
평택시문화재단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마련된 무료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시민의 일상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주차 혼잡과 발표 화면의 가독성, 짧은 커튼콜 등 보완할 부분도 확인됐지만, 평택의 지역 문화공간에서 여러 음악적 시도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이번 공연의 의미로 남았다.
오리엔탈 평택은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악기와 연주자가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줬다. 평택북부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전통음악의 친숙한 정서와 새로운 편성이 만들어 내는 울림을 함께 경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