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부 시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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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의 부 시민에게

지역에서 만들어진 부가 시민의 삶과 골목상권, 좋은 일자리로 다시 이어지는 도시경제의 방향을 논의하는 국제포럼이 광명에서 열렸다.

광명시는 2026년 10월 13일 오후 L7 광명 바이 롯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6 광명시 지역공동체 자산화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국내외 전문가와 지역 대표들이 참석해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의미를 살피고, 지역에서 창출된 경제적 가치가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국내외 사례와 실천 방안을 공유했다.

포럼의 핵심 의제는 ‘모두를 위한 도시경제’였다. 지역의 소비와 성장이 실제 시민의 소득,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안정적인 일자리와 공동체의 자산으로 연결되도록 경제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행사 전반을 관통했다.

탄소중립을 고려한 행사 운영

행사장 입구에는 광명시 사회연대경제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전시됐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생산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통해 지역경제와 사회적경제의 연결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포럼장 내부에서는 탄소중립을 고려한 운영 방식이 눈에 띄었다. 150쪽이 넘는 행사 자료집을 대량으로 인쇄하는 대신, 참석자가 안내 스탠드의 QR코드를 이용해 온라인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종이 사용을 줄이면서 필요한 발표 자료를 확인할 수 있게 한 방식이다.

각 테이블에는 해외 연사의 발표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동시통역 수신기가 비치됐다. 국내외 참석자들이 같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통역 환경을 갖추면서 국제포럼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지역 기업 제품 전시와 전자 자료집, 동시통역 장비가 함께 마련된 행사장은 지속가능성과 국제적 논의를 동시에 고려한 모습이었다.

지역의 부를 지키는 앵커 기관

1부 주제 발표에서는 지속가능한 도시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동향과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필요성이 다뤄졌다. 발표자들은 각 지역의 경험과 제도를 바탕으로 지역 안에서 자본과 인재, 일자리와 소비가 선순환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협력하는 민주주의’의 닐 맥킨로이 총괄책임자는 병원과 대학, 지방자치단체처럼 지역에 오랫동안 기반을 두고 큰 규모의 경제활동을 하는 앵커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러한 기관의 구매와 고용, 투자 방식이 지역의 부를 지키는 데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닐 맥킨로이 총괄책임자는 공정노동과 진보적 조달 등을 포함한 5대 기둥 모델도 제시했다. 지역경제의 성과를 일부 영역에 머물게 하지 않고 노동과 조달을 비롯한 여러 제도에 연결해야 한다는 방향이 발표에 담겼다.

스코틀랜드 사회적기업협회의 크리스 마틴 최고경영자는 사회적경제 조직을 단순한 복지 수혜 대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역 안에서 생산과 소비, 고용을 담당하는 실질적인 경제 제도로 기능할 수 있도록 다뤄야 한다는 실용적인 조언을 내놨다.

일본 가나자와대학교의 사무타 히카루 교수는 지역에서 필요한 인재와 일자리를 연결하는 노동시장 매칭 제도의 중요성을 짚었다.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가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지역사회로 환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성장하지만 부가 남지 않는 도시

광명시는 수도권 접근성이 높고 대규모 소비가 발생하는 도시라는 특성을 논의의 장에 올렸다. 그러나 지역에서 이뤄진 소비와 성장의 부가가치가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과 일자리로 충분히 선순환하지 못하는 구조적 고민도 함께 제시했다.

핵심 과제는 도시의 성장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그 결실이 시민의 삶과 동네 가게, 좋은 일자리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광명시는 이를 위해 지역에서 형성된 경제적 가치를 다시 지역 안에 축적하고 순환시키는 경제 모델을 제안했다.

이날 포럼의 중심 개념인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영어로 ‘Community Wealth Building’, 줄여서 CWB로 불린다. 지역의 경제적 자원이 외부로 빠르게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고, 지역 주민과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 그 성과를 나누는 구조를 모색하는 접근이다.

포럼에서는 지역공동체 자산화를 추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고용과 조달, 소비와 기업 활동에 적용할 수 있는 경제 전략으로 다뤘다. 지역의 자본을 지역에 머물게 하고, 그 자본이 다시 주민의 생활과 지역사회의 성장에 쓰이도록 하는 것이 논의의 중심이었다.

국내 지역의 순환경제 사례

2부 좌담회는 김종걸 한양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1부 발표자들과 함께 안성, 대전 중구, 영암 등 광명 이외 지역의 대표들이 참여해 각 지역에서 추진한 순환경제 사례와 공동체 자산화 방안을 논의했다.

안성에서는 지역 먹거리와 사회적경제를 연계한 사례가 소개됐다.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와 사회적경제 조직의 활동을 연결해 지역의 생산과 소비가 서로를 뒷받침하는 구조를 모색한 내용이다.

대전 중구에서는 지역화폐와 공동체 자산화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다뤄졌다.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안의 소비를 촉진하고, 그 흐름이 공동체의 경제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살폈다.

영암에서는 농촌의 여건을 반영한 순환경제 모델이 제시됐다. 도시와 농촌은 산업 구조와 인구, 소비 환경이 서로 다르지만, 지역에서 만들어진 자본을 다시 지역 안에 머물게 해야 한다는 목표는 같았다.

좌담회에서는 미국과 스코틀랜드, 일본의 전문가들과 국내 지역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역 자본의 역내 순환 생태계를 점검했다. 참석자들은 지역마다 다른 조건을 고려하면서 광명시가 지속 가능한 지역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참고할 수 있는 사례와 제도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각 지역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지역 먹거리를 중심에 둔 곳도 있었고, 지역화폐나 농촌 경제의 특성을 활용한 곳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에서 발생한 소비와 투자가 지역 기업과 일자리, 주민의 삶을 지탱하도록 하겠다는 방향에서는 공통점을 보였다.

시민 기업 행정이 만드는 선순환

지역공동체 자산화는 제도와 정책만으로 완성되는 개념이 아니다. 시민이 지역화폐를 사용해 골목상권을 이용하고, 공정무역과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는 행동도 지역의 부를 지역 안에서 순환시키는 출발점으로 제시됐다.

시민은 지역경제의 주체로 참여하고, 기업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행정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세 주체의 역할이 연결될 때 광명에서 발생한 소비가 광명의 수익과 일자리로 돌아오는 경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화폐로 이뤄진 소비와 동네 골목에서 구매한 물품 하나도 지역경제의 기반을 다지는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논의의 핵심이다. 일상적인 소비가 지역 사업자의 매출로 이어지고, 다시 고용과 생산으로 연결될 때 지역 안의 경제 순환은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광명시는 이번 포럼에서 ‘지역의 가치가 우리의 미래를 키우는 도시’, ‘사람과 기업, 공동체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라는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비전을 밝혔다. 이는 도시 성장의 성과를 시민과 지역 기업, 공동체가 함께 나누는 경제 구조를 만들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이번 국제포럼은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이론과 국내외 실천 사례를 한자리에서 검토한 자리였다. 광명시는 도시의 성장과 소비 규모만을 보는 데서 나아가, 그 성과가 지역 안에 얼마나 남고 시민의 삶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지속가능한 도시경제의 주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지역의 가치를 공동체의 자산으로 만들고, 지역에서 창출된 부가 다시 시민과 이웃의 삶으로 순환하도록 하는 것이 포럼이 제시한 목표다. 이를 위해 시민의 참여와 기업의 상생, 행정의 제도적 지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과제가 남았다.

광명시가 제시한 지역공동체 자산화의 방향은 성장의 결실을 시민의 삶으로 되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논의는 지역의 소비와 자본, 인재와 일자리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묶어 ‘모두를 위한 광명 경제’를 구축하려는 출발점으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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