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깨어난 모산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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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깨어난 모산숲

평택 모산근린공원의 가을 숲길이 나무와 풀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 걷는 생태교육의 장으로 바뀌었다. 평택시 푸른도시사업소가 마련한 2026 평택시민과 함께하는 가을 숲체험에서는 익숙한 식물의 이름과 생태적 특징부터 옛사람들의 놀이와 생활, 역사까지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숲체험은 모산공원 방문자센터에서 출발했다. 산림교육전문가인 숲해설가가 참가자들과 함께 공원을 걸으며 식물을 직접 보여주고, 각각의 특징에 얽힌 이야기를 설명했다. 단순히 식물의 이름을 외우는 방식이 아니라 잎과 줄기, 껍질의 생김새를 관찰하고 생활 속 활용 사례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못습지에서 출발한 숲 이야기

첫 해설 장소는 모산골 연못습지였다. 숲해설가는 갈대잎을 손질해 작은 배를 만들고 물 위에 띄웠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식물이 놀이 도구로 변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체험이었다. 물 위에 떠 있는 갈대잎 배는 자연물을 활용해 놀았던 옛 생활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버드나무 껍질로 만든 피리도 소개됐다. 껍질을 이용해 만든 피리에서 실제 소리가 나자 참가자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버드나무로 모였다. 이어 옛사람들이 버드나무 껍질을 해열과 진통에 이용했고, 관련 성분을 연구한 과정이 훗날 아스피린 개발로 이어졌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한 그루의 나무 안에서 놀이의 기억과 의약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연못 주변에서는 흰뺨검둥오리 이야기도 이어졌다. 흰뺨검둥오리는 과거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였으나 국내에 정착해 텃새로 살아가게 된 새로 소개됐다. 참가자들은 연못의 풍경을 바라보며 공원의 식물뿐 아니라 그 공간을 터전으로 삼는 새의 생태에도 귀를 기울였다.

이름에 사연을 품은 나무들

배롱나무 앞에서는 ‘간지럼나무’라는 별명이 소개됐다. 줄기를 건드리면 잔가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사람이 간지럼을 타는 모습에 빗댄 이름이다. 실제로 나무가 사람처럼 간지럼을 느낀다는 뜻은 아니지만, 눈앞에서 움직임을 관찰하면 별명이 붙은 까닭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살나무는 가지에 돋아난 얇은 코르크질 날개가 관찰의 중심이 됐다. 이 부분이 화살의 깃을 닮아 화살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에 돋는 어린순은 ‘홑잎나물’로 불리며 예부터 나물로 이용됐고, 가을에는 잎이 붉게 물드는 특징이 있다. 참가자들은 가지를 가까이 들여다보며 식물의 이름과 생김새를 함께 익혔다.

산수유나무에는 ‘대학나무’라는 별명이 전해진다. 산수유 열매를 팔아 자녀의 학비에 보탰던 데서 비롯된 이름이다. 구례 산수유마을에 관한 설명도 함께 이어졌다. 봄꽃과 붉은 열매로 잘 알려진 산수유가 과거 한 집안의 살림과 자녀 교육을 뒷받침했던 나무였다는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넓어졌다.

살아 있는 화석 메타세쿼이아

공원과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타세쿼이아에도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화석을 통해 먼저 알려진 뒤 중국에서 살아 있는 나무가 확인돼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메타세쿼이아는 가을이 되면 잎이 갈색으로 물들고 떨어지는 침엽수다. 침엽수라면 사계절 푸른 모습을 유지한다는 생각과 달리, 잎을 떨어뜨리며 계절을 나는 나무다. 숲길에 늘어서 있는 메타세쿼이아의 갈색 잎은 가을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줬다. 자주 보던 나무도 생태와 유래를 알고 나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점이 이번 해설에서 거듭 확인됐다.

풀잎 놀이에 담긴 옛 생활

환삼덩굴 잎은 옛 놀이를 소개하는 자연 재료가 됐다. 까슬까슬한 잎을 옷에 붙이면 훈장처럼 보이는데, 이를 활용한 놀이가 ‘훈장놀이’로 설명됐다. 연못에서 본 갈대잎 배에 이어 작은 풀잎 하나로도 놀이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얀 껍질이 인상적인 자작나무는 기록과 미술의 재료로 연결됐다. 자작나무 껍질은 기름 성분이 많아 불이 잘 붙고 얇게 벗겨지는 특징이 있어 글과 그림을 남기는 재료로 활용됐다. 경주 천마총에서 발견된 천마 그림은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말다래에 그려진 것으로 소개됐다. 공원에서 만나는 자작나무와 천마총 유물이 한 이야기 안에서 이어지는 대목이다.

논에서 잡초로 여겨지는 ‘피’도 과거에는 먹을 것이 부족할 때 사람들의 배를 채워준 곡식이었다. 피로 끓인 죽이 ‘피죽’이며, 기운 없이 야윈 모습을 가리키는 ‘피죽도 못 얻어먹은 듯하다’는 표현과도 연결된다. 작은 식물의 쓰임을 통해 옛사람들의 생활상과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말을 함께 이해할 수 있었다.

민들레와 소나무의 생존 방식

민들레는 겉으로 보면 한 송이의 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모인 꽃차례다. 작은 꽃들이 한곳에 모여 있으면 꽃을 찾는 곤충의 눈에도 더 쉽게 띌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길가와 공원에서 흔히 만나는 민들레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숲체험의 마지막은 소나무 이야기로 채워졌다. 소나무는 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아래쪽 가지가 말라 떨어지는 과정을 거친다. 숲해설에서는 이를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가지를 정리하는 모습에 빗대어 설명했다.

서로 가까이 자라는 소나무들도 가지와 잎이 무작정 뒤엉키기보다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소개됐다. 각자의 영역을 크게 침범하지 않는 모습을 ‘사회적 거리두기’에 비유한 설명은 익숙한 소나무의 성장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오색테마정원의 보랏빛 풍경

오색테마정원에서는 버들마편초가 보랏빛 풍경을 만들었다. 가까이에서는 작은 보라색 꽃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고,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꽃들이 모여 넓은 물결처럼 펼쳐졌다. 공원을 찾은 이들은 가을 숲의 나무를 관찰하는 동시에 정원에 조성된 꽃밭의 색감도 감상할 수 있었다.

갈대잎 배에서 시작한 해설은 버드나무와 배롱나무, 화살나무, 산수유나무, 메타세쿼이아, 자작나무, 민들레와 소나무 이야기로 이어졌다. 식물의 이름만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놀이와 생활, 역사와 생존 방식까지 연결한 것이 이번 숲체험의 특징이다.

해설을 따라 걷는 동안 평소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풀과 나무는 저마다 사연을 가진 관찰 대상이 됐다. 방문자센터와 연못습지, 숲길, 오색테마정원을 잇는 동선에서는 가을빛으로 변해가는 나무와 보라색 꽃밭이 어우러진 공원 풍경도 함께 펼쳐졌다.

2026 가을 숲체험 운영 안내

운영 기간2026년 9월 2일 수요일부터 11월 29일 일요일까지
휴무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운영 시간오전 10시와 오후 1시, 회차별 90분
모산근린공원수요일과 목요일
함박산중앙공원금요일
소풍정원토요일과 일요일
참여 대상평택시민 누구나
접수 기간2026년 8월 26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마감 때까지
신청이음생태교육센터 예약을 통해 신청
문의 및 단체 이용이음생태교육센터 031-656-4402

체험 장소인 평택모산공원은 경기도 평택시에 있다. 참여자는 공원별 운영 요일과 회차를 확인해 예약할 수 있으며, 단체 이용에 관한 사항은 이음생태교육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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