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의공 정신 축제로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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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의공 정신 축제로 잇다

한글날 의정부에서 되새긴 충의정신

2026년 10월 9일 한글날, 의정부시 용현동 정문부 장군 묘역에서 제4회 충의공예술제가 열렸다. 행사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었던 충의공 정문부 장군의 충절과 정신을 기리고, 의정부의 역사와 문화를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충의공예술제는 정문부 장군의 후손인 해주정씨대종친회와 송산종중의 지원을 바탕으로 의정부 시민단체 시민공감이 주최·주관했다. 문중과 시민단체, 예술인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의 역사적 자산을 시민 축제로 풀어낸 자리였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정문부 장군과 의정부, 한글날이었다. 기념식과 묘역 참배, 역사 탐방, 가족 참여형 퀴즈 프로그램, 전시와 체험 등이 이어지면서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지역사를 여러 방식으로 접할 수 있었다.

공연으로 문을 연 기념식

행사는 오전 10시 충덕사 입구 복지문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기념식으로 시작됐다. 리틀반한클래식의 개막 축하 공연이 먼저 펼쳐지며 기념행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공연을 지켜보는 참석자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잔디마당을 채우면서 묘역 주변에는 차분하면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기념식에는 해주정씨대종친회와 송산종중 관계자를 비롯해 김원기 의정부시장, 의정부시의원과 경기도의원 등 각계 인사, 김규수 경기도의정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참석했다.

고재은 시민공감 대표는 기념사에서 충의공예술제가 문중과 시민, 예술인이 힘을 모아 만든 시민 주도 축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문부 장군의 삶과 정신이 의정부의 역사적 정체성과 시민의 자긍심을 이어주는 자산이라며, 행사가 지역 정체성을 굳건히 하고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묘역을 걸으며 만난 정문부 장군의 역사

기념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정문부 장군 묘역 일대를 둘러봤다. 장군 묘에 헌화한 뒤 북관대첩비 복제비 앞에서 정문부 장군의 생애와 업적, 나라를 지킨 충의정신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참가자들은 묘역을 천천히 이동하며 설명에 귀를 기울였고, 어린이와 보호자들도 함께 역사 현장을 살펴봤다.

정문부 장군 묘역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고 나라를 지킨 장군의 충의정신을 기리는 공간이다. 경기도 기념물 제37호로 지정돼 있으며, 묘소와 장군의 업적을 기록한 신도비, 영정을 모신 사당 충덕사가 자리하고 있다.

묘역에 설치된 북관대첩비 복제비도 주요 탐방 대상이었다. 북관대첩비는 정문부 장군이 이끈 의병들이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 일대에서 일본군을 물리친 승리를 기념해 세운 비석이다. 원본은 1905년 일본으로 반출됐다가 2005년 반환됐다. 의정부 정문부 장군 묘역에서는 복제비를 통해 북관대첩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묘역 안에는 정문부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한 패널 전시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전시물을 차례로 살펴보며 장군이 활동했던 시대와 북관대첩의 의미를 이해했다. 체험 부스와 먹거리 부스도 함께 운영돼 방문객들은 가을 정취 속에서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했다.

가족이 함께 푼 의정부 역사

오후 1시부터는 충의공예술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정문부 장군 가족도전 골든벨이 진행됐다. 초등학생과 가족 한 명이 한 팀을 이뤄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학생 혼자 답을 찾는 경쟁이 아니라 가족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으는 참여형 역사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본격적인 퀴즈에 앞서 김규수 경기도의정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참가 학생과 보호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김 교육장은 이날만큼은 스마트폰을 잠시 내려놓고 가족과 함께 공부하며 따뜻한 추억을 쌓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을 지닌 인재로 성장하고, 교육을 통해 의정부에서 행복하게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교육장은 의정부시의 새로운 시화를 맞히는 첫 문제를 직접 출제했다. 이어진 문제들은 정문부 장군의 생애와 북관대첩, 의정부의 역사, 한글과 세종대왕, 의정부의 역사 인물인 신숙주 선생 등 여러 분야를 다뤘다. 의정부의 지명 유래와 마을 이야기도 문제로 출제돼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지역의 이야기를 퀴즈를 통해 다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문제가 이어질 때마다 가족들은 답을 상의하고 정답판을 들어 올렸다. 본선에 오른 가족들은 끝까지 문제에 집중했고, 현장에서는 정답 발표에 따라 긴장과 환호가 교차했다. 지역사를 어렵고 먼 지식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로 전달했다는 점이 프로그램의 특징이었다.

골든벨 수상 가족

가족들이 함께 도전한 골든벨에서는 다음과 같은 수상 결과가 나왔다.

  • 장원 송○인 신곡초등학교 6학년 가족
  • 아원 최○ 어룡초등학교 5학년 가족
  • 탐화랑 박○원 호원초등학교 6학년 가족
  • 장사랑 전○우 의순초등학교 4학년 가족
  • 장사랑 윤○윤 호동초등학교 4학년 가족
  • 장사랑 박○ 오동초등학교 4학년 가족

골든벨은 시상식과 참가자 기념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참가 가족들은 문제를 함께 풀며 의정부의 역사와 문화, 한글날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백성을 지킨 칼로 펼친 무예 무대

충의공예술제가 진행되는 동안 묘역 내 외삼문 앞에서는 창작무예예술단 희예가 주최·주관한 백성을 지킨 칼 충의공 정문부 장군 프로그램도 펼쳐졌다. 이 프로그램은 2026년 경기북부 지역문화 특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10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진행됐다.

무대에는 택견 국가대표 시범단과 발광, 미녀검객삼총사, 휘 무예단, 희예가 참여했다. 각 단체는 택견과 검술을 비롯한 다양한 무예 공연을 선보이며 정문부 장군의 기상과 충의정신을 몸짓으로 표현했다. 절도 있는 동작과 힘찬 시범이 이어지자 관람객들은 외삼문 앞에 머물며 무대를 지켜봤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검술과 국궁 체험도 운영됐다. 어린이와 가족 방문객들은 전통 무예를 눈으로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을 통해 가까이 접했다. 마술사 나무의 마술 공연과 버블쇼도 마련돼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역사 공간에 더해진 시민 축제

충의공예술제와 백성을 지킨 칼 프로그램은 주최 단체가 서로 달랐지만, 정문부 장군을 기리고 그 정신을 시민들과 나눈다는 공통된 취지 아래 진행됐다. 평소 고즈넉한 분위기를 간직한 정문부 장군 묘역은 이틀 동안 기념식과 탐방, 전시, 퀴즈, 무예 공연과 체험이 이어지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바뀌었다.

이번 행사는 정문부 장군의 충의정신을 추모하는 데 머물지 않고, 의정부의 역사적 자산을 어린이와 시민이 직접 배우고 경험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묘역 탐방에서는 인물과 유적을 살펴보고, 가족 골든벨에서는 지역의 역사와 지명을 문제로 풀었으며, 무예 공연과 체험에서는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만났다.

한글날 열린 제4회 충의공예술제는 정문부 장군의 삶과 북관대첩, 의정부의 역사와 한글의 의미를 하나의 축제 안에서 연결했다. 문중과 시민단체, 예술인, 교육 관계자와 가족들이 함께한 현장에서는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와 나누려는 흐름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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