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소나무 아래 한상

다섯 그루 소나무에서 시작된 이름
경기 여주시 웅골로에 자리한 오송가든은 식당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소나무 다섯 그루에서 이름을 얻었다. 이재경 대표가 소나무의 푸른 풍경에 마음이 끌려 남편 조관식 대표와 식당을 연 지 18년이 됐다. 그동안 인근 골프장을 찾은 방문객과 가족 단위 손님 등이 꾸준히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외부에 널리 알려지는 일보다 기존 손님에게 계획한 품질의 음식을 내는 데 무게를 둬 왔다. 약 10년 전 KBS 프로그램 ‘1박 2일’에 소개된 뒤 여러 방송 출연 제의가 이어졌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님이 갑자기 많아지면 조리 과정과 상차림을 세심하게 관리하기 어렵고, 오랫동안 찾아온 손님에게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두 대표가 지켜온 운영 원칙은 분명하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리의 흐름을 유지하고, 식당을 찾은 사람마다 정성을 들인 음식을 내는 것이다. 규모나 화려한 노출을 앞세우기보다 매일 같은 호흡으로 밥상을 준비하는 방식이 오송가든의 중심을 이룬다.
정갈한 찬을 채운 특정식
대표 메뉴는 특정식이다. 명란젓과 고등어구이, 한우 육회, 수제 떡갈비를 중심으로 여러 반찬과 찌개가 한 상에 오른다. 음식의 외형을 화려하게 꾸미는 방식보다는 각 반찬을 단정하게 담고 넉넉하게 차리는 데 초점을 맞춘 상차림이다.
재료를 고르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도 식당의 원칙이 반영돼 있다. 참기름과 고춧가루 등은 시골 지인을 통해 마련한다. 젓갈을 제외한 반찬은 외부에서 납품받지 않고 식당에서 직접 만든다. 김치와 밑반찬은 물론 떡갈비도 매일 손으로 빚어 준비한다.
떡갈비는 육향과 풍미가 충분히 살아나도록 직접 빚어 조리한다. 명란젓의 짭조름한 맛, 고등어구이의 고소함, 한우 육회의 식감과 함께 여러 찬이 한 상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한다. 서로 다른 음식이 한꺼번에 놓이지만, 어느 한 가지를 지나치게 부각하기보다는 밥과 반찬을 고르게 먹을 수 있는 한식 상차림의 틀을 지킨다.
이재경 대표는 외식하는 손님이 그 식당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맛과 조리자의 정성을 기대한다고 본다. 이에 따라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이 식당 운영의 핵심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김치를 담글 수 있는 동안 손님을 맞고 싶다는 생각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맛을 좌우하는 조리 순서와 시점
오랜 기간 식당을 운영하며 쌓은 경험 가운데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타이밍이다.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양념을 넣는 순서와 불에 올리는 시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할 때 제맛이 나는 음식은 미리 완성해 두지 않고 상에 나갈 때를 살펴 조리한다.
이 원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음식은 밥이다. 밥은 작은 압력솥을 이용해 약 7분 동안 짓는다. 손님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오면 자리에 완전히 앉기 전부터 솥을 불에 올려 기다리는 시간을 줄인다. 밥이 완성되는 시간과 반찬 및 찌개가 준비되는 흐름을 맞춰 한 상을 차린다.
빠르게 내기 위해 미리 만들어 두는 방식이 아니라, 가장 알맞은 상태로 음식을 내면서도 손님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조리 순서를 정한 것이다. 마늘 하나를 넣는 순간부터 참기름을 더하는 시점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운영 방식은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여주쌀과 여주도자기를 지키는 이유
오송가든은 밥에 여주쌀을 사용하고, 상차림에는 여주도자기를 쓴다. 다른 지역의 논에서 직접 농사지은 쌀이 있음에도 식당 밥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여주에서 운영하는 식당의 밥만큼은 여주쌀로 지어야 한다는 기준을 지켜왔기 때문이다.
밥은 한식 상차림의 바탕이 되는 음식이다. 어떤 쌀을 선택하고 어느 시점에 밥을 짓는지가 전체 식사의 인상에 영향을 준다는 판단 아래 쌀의 산지와 조리 시간을 함께 관리한다. 여주도자기에 음식을 담는 선택 역시 지역의 쌀과 그릇을 한 상에서 보여주는 운영 원칙과 맞닿아 있다.
식당 내부에서는 갓 지은 밥과 따뜻한 음식이 차례로 상에 놓인다. 정돈된 그릇에 반찬과 주요리가 나뉘어 담기고, 손님들은 밥을 중심으로 여러 음식을 함께 맛본다. 상을 준비하는 직원들은 음식이 나가는 순서를 맞추며 익숙한 움직임을 이어간다.
오랜 직원과 단골이 만든 일상
10년 넘게 함께 일한 직원들도 오송가든의 운영을 떠받치는 구성원이다. 장기간 손발을 맞춘 직원들의 협업은 음식 준비와 손님 응대 과정에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조리 시점이 중요한 음식이 많은 만큼 주방과 상차림 사이의 호흡도 필요하다.
식당에는 일주일에 닷새씩 찾아올 정도로 자주 방문하는 단골이 있다. 집에서 먹는 밥보다 이곳에서 먹는 밥이 더 많다고 웃으며 말하는 손님도 있고, 직원들과 나누라며 과일이나 간식을 조용히 건네는 손님도 있다. 식사를 매개로 직원과 방문객 사이에 오랜 관계가 쌓인 모습이다.
공간을 채우는 분위기 역시 이런 일상에서 형성된다. 익숙하게 자리를 잡는 단골과 차례에 맞춰 음식을 내는 직원들이 어우러지고, 따뜻한 밥과 찌개가 놓인 상마다 대화가 이어진다. 과장된 연출보다 오랜 시간 반복된 식사와 응대가 식당의 인상을 만든다.
1988년부터 이어온 외식업의 길
이재경 대표는 1988년 예식장 피로연 식당을 시작으로 외식업에 종사해 왔다. 오랜 경력을 쌓았지만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처음 식당 일을 시작했을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매일 아침에는 손님이 음식에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려하는 한편, 그날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하며 영업을 준비한다. 이러한 긴장과 설렘은 재료를 확인하고 반찬을 만들며 밥 짓는 시간을 맞추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직접 고른 재료, 손수 만든 반찬, 알맞은 순간에 완성하는 밥은 오송가든이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기준이다. 식당의 한 상에는 단순히 여러 음식을 많이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조리자의 역량 안에서 맛과 시간을 관리하고, 찾아온 손님에게 일정한 식사를 제공하려는 태도가 담겨 있다.
오송가든 이용 정보
| 구분 | 내용 |
|---|---|
| 시설명 | 오송가든 |
| 주소 | 경기 여주시 웅골로 332 |
| 운영 시간 |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
| 휴게 시간 |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까지 |
| 마지막 주문 | 오후 8시 |
| 정기 휴무 | 매주 월요일 |
| 시설 전화 | 오송가든 031-885-528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