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열린 560년 광릉숲

1년에 단 이틀 열린 광릉숲
2026년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경기도 남양주시 광릉숲에서 ‘2026 광릉숲축제’가 열렸다. 축제 기간 광릉숲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됐다.
약 560년 동안 보존된 숲을 걸으며 자연과 지역 문화, 체험과 공연을 함께 만나는 행사였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의 제한된 개방 기회를 맞아 축제 이튿날에도 많은 방문객이 몰렸다.
부평생태습지 초입에서 축제장까지 이어지는 약 4km 구간에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평소 자동차로 약 5분이 걸리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1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였다. 일부 방문객은 차량에서 내려 왕숙천 천변의 데크길과 능안마을 사랑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서 행사장으로 향했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산책로에는 축제장으로 이동하는 가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천년사찰 봉선사에서 시작된 축제
축제의 출발점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봉선사길 32에 자리한 봉선사 앞마당이었다. 이곳에는 광릉숲 개방 구간 안내를 비롯해 먹거리 공간, 광릉숲 마을장, 연꽃밭, 체험 부스, 르무통 브랜드존 등이 마련됐다.
광릉숲 플리마켓 형식의 마을장에서는 인근 카페와 베이커리, 농원 등이 준비한 수공예 제품과 농산물 가공식품을 선보였다. 체험 부스에서는 광릉숲 퀴즈와 캐리커처 그리기, 응급의료 및 심폐소생술 체험 등 여러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르무통과 함께하는 산책회도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운영됐다. 사전에 신청한 1,000명이 7km 구간을 함께 걸으며 광릉숲의 자연과 지역 문화를 경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환 코스 7km 완주 코스 8km
축제 기간 개방된 광릉숲 구간은 총 6km였으며, 행사 안내 지도에 제시된 전체 보행 동선은 8km였다. 출발점에서 3.5km 지점의 반환점을 돌아오면 약 7km이고, 둘레길 형태로 숲길을 모두 걸으면 평소 개방되는 광릉숲길 2km를 포함해 총 8km가 됐다.
| 구분 | 거리와 내용 |
|---|---|
| 반환 코스 | 3.5km 지점에서 돌아오는 약 7km 구간 |
| 완주 코스 | 평소 개방 구간 2km를 포함한 총 8km 구간 |
| 예상 시간 | 걷기에 집중할 경우 약 2시간 30분 |
| 개방 시간 | 2026년 10월 24일과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
걷기만 이어가면 약 2시간 30분이 걸리는 코스지만, 체험과 공연, 휴식 공간을 함께 이용하면 반나절 이상 머물 수 있는 구성이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임도를 따라 자동차 한두 대가 지날 수 있을 정도의 폭으로 산책로가 이어졌다.
걷다가 다소 힘이 느껴질 만한 지점마다 체험 공간과 쉼터가 나타났다. 길가에는 캠핑 의자와 빈백이 놓여 방문객들이 숲을 바라보며 쉬어 갈 수 있었다. 긴 코스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이동과 체험, 휴식이 번갈아 이어졌다.
560년 보존된 천연림의 가치
광릉숲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뒤 약 560년 동안 보존돼 온 천연림이다. 온대 북부 지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루고 있으며,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광릉숲은 경기도 남양주와 포천, 의정부에 걸쳐 있다. 해발 536m 소리봉을 중심으로 약 1,200ha의 천연림이 형성돼 있으며 약 6,000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안내됐다.
숲에서 가장 오래된 활엽수는 수령 약 200년의 졸참나무로, 직경이 113cm에 이른다. 침엽수 가운데에는 직경 120cm, 높이 41m에 이르는 전나무가 안내됐다. 단풍으로 물든 활엽수와 소나무·전나무 등 침엽수가 한데 어우러지며 구간마다 다른 숲의 모습이 펼쳐졌다.
일반 방문객에게 상시 개방되는 곳은 국립수목원 산책로와 봉선사에서 조선왕릉 광릉까지 이어지는 광릉숲길이며, 그 밖의 많은 구간은 개방이 제한된다. 축제는 평소 들어가기 어려운 숲길을 정해진 기간에 걸으며 보전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숲길을 채운 14개 테마
2026 광릉숲축제는 총 14개 테마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 광릉숲 만지작 체험
- 광릉숲테이지 공연
- 광릉숲멍쉬멍 쉼터
- 광릉숲 선생님 숲해설
- 광릉숲 사진관과 포토존
- 광릉숲 뚜벅이 숲길 걷기
- 광릉숲 요가원 숲속 요가
- 광릉숲 우체국 편지 쓰기
- 광릉숲 라디오 음악 신청
- 광릉숲 멜로디 피아노 연주
- 광릉숲 도서관 숲속 책 읽기
- 광릉숲 비버촌 나무 놀이터
- 광릉숲 고마 곰 숲속 드로잉
- 광릉숲 그림에 그림책 전시
광릉숲 뚜벅이 프로그램은 안내 지도를 따라 초입부터 4km 지점까지 천천히 걸으며 숲을 살펴보는 방식이었다. 총 7~8km에 이르는 구간 곳곳에 체험과 공연, 휴식 공간이 배치돼 방문객들이 숲에 머무는 시간을 늘렸다.
광릉숲 만지작 체험에서는 플레밍 부채와 동물 가면 만들기가 진행됐다. 숲길 옆 피아노에서는 방문객들이 직접 연주했고, 길을 따라 전시된 그림책도 감상할 수 있었다. 광릉숲 우체국에서는 위로와 행복, 응원, 소망을 주제로 편지를 쓰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조용히 책을 읽는 공간과 음악을 신청하는 라디오, 숲속 요가, 사진 촬영 공간도 마련됐다. 각 프로그램은 걷기 중심의 숲길에 체험 요소를 더하며 광릉숲의 생태적 가치와 경관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구성됐다.
공연과 숲 해설이 이어진 무대
숲테이지 무대에서는 어쿠스틱과 마술, 팝 소울, 해금 공연이 열렸다. 세 번째 숲테이지에서는 광릉숲 선생님의 숲 놀이가 진행됐다. 봄부터 가을까지 숲에서 볼 수 있는 씨앗과 솔방울이 전시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여러 숲 이야기가 소개됐다.
숲속 고마우체국에서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참여할 수 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인형 프로젝트’가 운영됐다. 참가 어린이들은 광릉숲에서 만난 사람과 동물, 식물을 주제로 인형 그림을 그렸다. 제출된 그림 가운데 10점을 선정해 어린이가 그린 모습과 같은 형태의 인형을 제작해 전달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씨앗과 솔방울을 살펴보고 그림을 그리며 숲의 생물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공연장 주변과 놀이 공간에서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직접 만드는 광릉숲 비버촌
3km 지점을 지난 뒤에는 광릉숲 비버존과 르무통 메시지존 등 체험 공간이 이어졌다. 비버존에서는 장갑과 나무못, 망치를 이용해 준비된 목재로 비버의 집을 만드는 목공 체험이 진행됐다.
완성된 구조물은 비버촌의 집으로 활용됐고, 완성되지 않은 구조물은 철거한 뒤 재활용하는 방식이 안내됐다. 현장에서는 보호자와 어린이가 함께 목재를 맞추고 망치를 사용하며 집을 만드는 모습이 관찰됐다.
메시지존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을 작은 종이에 적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참가자들은 짧은 문장을 신중하게 적어 공간을 채웠다. 이 지점에서는 왔던 길로 돌아가는 반환 코스와 숲길을 계속 걷는 완주 코스가 나뉘었다.
반환점 이후 달라지는 숲의 표정
광릉숲 요가원을 지나면 체험 프로그램 구간이 마무리되고 숲 자체를 감상하는 산책이 이어졌다. 코스 가운데 비교적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지난 뒤 내리막과 평지에 가까운 길이 나타났다.
반환점 이후에는 소나무 군락과 참나무 군락, 단풍나무 군락이 차례로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빈백과 캠핑 의자가 놓인 쉼터는 계속 마련돼 있었다. 길이 이어질수록 단풍나무가 많아지며 붉고 노란 가을빛이 숲길을 채웠고, 소나무와 전나무에서 퍼지는 짙은 나무 향도 더해졌다.
지그재그로 이어진 길을 돌 때마다 서로 다른 나무 군락과 경관이 나타났다. 방문객들은 의자와 빈백에 기대 숲 위쪽을 바라보거나 잠시 걸음을 멈추며 휴식을 취했다. 넓은 임도 양쪽으로 울창한 나무가 이어져 560여 년간 보존된 숲의 규모를 드러냈다.
왕숙천을 건너 봉선사로
완주 동선의 마지막은 왕숙천을 건너 평소에도 개방되는 광릉숲길로 연결됐다. 왕숙천 천변의 데크길을 따라 처음 출발한 봉선사까지 이어지는 거리는 약 2km였다.
축제 안내 지도에는 3.5km 반환점과 8km 완주 코스, 구간별 체험 공간이 표시됐다. 방문객은 체력과 일정에 따라 반환하거나 완주하는 동선을 선택할 수 있었다. 완만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숲길을 따라 걷는 모습이 이어졌다.
2026 광릉숲축제는 제한적으로 개방되는 광릉숲과 14개 테마 프로그램을 하나의 걷기 동선으로 연결한 행사였다. 숲길 걷기와 체험, 공연, 해설, 휴식이 어우러지면서 방문객들은 오랜 시간 보존된 자연의 경관과 생태적 가치를 가까이에서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