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수놓은 서커스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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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수놓은 서커스 부부

왕림이팝아트홀에 펼쳐진 부부 서커스

의왕시는 2026년 유휴공간 문화재생 운영사업 시즌 4 예술이 팝팝데이의 하나로 10월 10일 오후 3시 왕림이팝아트홀 앞 야외 공터에서 러브스토리 부부 서커스 공연을 개최했다.

공연 시작을 앞둔 오후 2시부터 야외 공간에는 의자가 가지런히 놓였고, 마술과 곡예에 사용할 여러 장비도 무대를 채웠다. 관객들은 공연 준비가 진행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개막을 기다렸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공중곡예사 이희민 씨와 마술사 박현우 씨다. 실제 부부인 두 사람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마술과 공중곡예를 결합한 복합 서커스를 선보였다. 화려한 기술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두 사람이 만나 무대와 삶의 동반자가 된 과정을 공연에 담았다.

마술과 저글링으로 연 공연

오후 3시 박현우 마술사의 공연으로 본격적인 무대가 시작됐다. 말없이 몸짓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저글링 마임을 비롯해 카드 마술과 비둘기 마술, 관객 참여형 마술이 차례로 펼쳐졌다.

공과 접시 등을 활용한 저글링은 도구마다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물체가 손끝을 떠났다 되돌아오는 순간마다 관객의 시선도 함께 움직였다. 비둘기를 등장시켜 날려 보낸 뒤 다시 돌아오게 하는 마술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장면이 이어졌다.

특히 일자형 3m 사다리 위에서 균형을 잡고 불꽃봉을 돌리는 사다리 밸런싱은 공연의 긴장감을 높였다. 지지대 없이 중심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글링과 균형 기술이 함께 펼쳐졌고, 아슬아슬한 동작이 완성될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나왔다.

6.5m 높이에서 완성한 공중곡예

이희민 공중곡예사는 지상에서 약 6.5m 높이의 장비에 올라 공중곡예를 선보였다. 높은 곳에서 몸을 회전하거나 자세를 바꾸는 동작이 이어지면서 무대에는 신비로움과 긴장감이 동시에 감돌았다.

공중에서 펼쳐지는 동작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그 뒤에는 반복적인 체력 훈련과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 위험한 기술과 부상 가능성이 있는 장르인 만큼 평소 꾸준한 연습과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박현우 마술사와 이희민 공중곡예사는 공연 중간마다 번갈아 무대에 올랐다. 빠른 흐름의 마술과 높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공중곡예가 교차하면서 각기 다른 장르의 매력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 담겼다. 공연 막바지에는 관객도 마술에 직접 참여해 무대를 함께 완성했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구성된 가족 공연이었다.

무대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

두 사람은 P.T. 바넘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바넘에서 처음 만났다. 박현우 씨는 저글러, 이희민 씨는 공중곡예사 역할을 맡았다. 서커스라는 공통된 무대에서 서로의 꿈을 응원하던 두 사람은 부부가 됐고, 이후 실제 부부이자 공연 파트너인 서커스 부부로 활동하고 있다.

각자의 전문 분야도 분명하다. 박현우 마술사는 카드와 비둘기, 저글링, 균형 기술 등 여러 장르를 활용하고, 이희민 공중곡예사는 높은 장비 위에서 다양한 자세와 움직임을 연결한다. 두 사람은 수많은 곡을 직접 들어본 뒤 공연의 흐름과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정하고 있다.

연극에서 공중곡예로 이어진 도전

이희민 씨가 처음부터 공중곡예사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연극 극단에서 활동하던 시절 선배의 권유를 계기로 서커스를 접했다. 처음에는 몸이 특별히 유연한 편이 아니어서 다른 사람보다 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했다.

꾸준한 체력 훈련과 몸무게 관리를 이어간 뒤 공중곡예 무대에 설 수 있었고, 서커스 부부로 활동하면서 두 사람만의 장비도 하나씩 갖추게 됐다. 현재는 전국의 여러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며 공중곡예와 마술을 선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앞으로도 전국 각지를 찾아 더 많은 관객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어린이에게는 눈앞에서 펼쳐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전하고, 어른에게는 잠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설렘을 되살리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야외 공연에서 제외된 앵무새 마술

두 사람은 실내 공연에서 앵무새 조이와 함께하는 마술도 선보인다. 조이는 객석 위를 가로지르는 자유비행을 하고, 어린이 관객이 동물 카드를 활용한 예언 마술에 참여하도록 돕는 공연 파트너다.

다만 왕림이팝아트홀 앞에서 열린 이번 공연은 야외 무대라는 여건 때문에 앵무새 마술이 진행되지 않았다. 대신 저글링과 카드 마술, 비둘기 마술, 사다리 밸런싱, 공중곡예 등 야외 공간에 맞춘 프로그램이 공연을 채웠다.

문화예술을 나누는 활동

두 사람은 지금까지 누적 1억 원 상당의 재능기부를 실천했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과 취약계층을 찾아 공연을 선보이는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문화예술이 특별한 날에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행복이기를 바란다는 것이 두 사람의 뜻이다. 의왕시의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업과 어우러진 이번 공연 역시 시민이 생활 가까이에서 마술과 서커스를 접하는 무대로 마련됐다.

유휴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왕림이팝아트홀

왕림이팝아트홀은 왕곡천을 지나는 고속도로 아래에 자리한다. 과거 소음 민원 등으로 방치됐던 굴다리 공연장을 새롭게 정비한 공간으로, 의왕시는 2022년 3월 31일 이곳을 관람객 119석 규모의 아담한 아트홀로 조성해 개장했다.

고속도로 아래의 유휴공간은 공연이 열리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번 예술이 팝팝데이에서는 아트홀 앞 야외 공터까지 무대로 활용됐다. 정돈된 객석과 서커스 장비가 들어선 현장에서는 마술과 공중곡예가 번갈아 이어졌고, 관객의 참여와 박수가 공연의 마지막 장면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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