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들녘이 무대가 된 날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평택시 오성면 신리마을의 논이 축제 무대로 변했다. 봄철 모내기를 마친 논은 여름을 지나며 무르익었고, 10월을 맞아 들판을 황금빛으로 채웠다. 신리 황금뜰 축제는 농촌의 자연환경과 지역 농산물, 공연과 체험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행사로 펼쳐졌다.
행사장은 잘 익은 벼가 가득한 들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바람을 따라 벼가 천천히 일렁이는 가운데 방문객들은 논 사이를 걸으며 체험과 전시, 공연, 먹거리를 차례로 즐겼다. 축제가 열린 농촌 공간 자체가 행사의 배경이자 주요 볼거리가 됐다.
황금빛으로 물든 신리마을
평택시 오성면 신리마을은 논과 함께 쌀, 콩 등 여러 농산물이 자라는 농촌마을이다. 주변에는 초록미소마을과 공간미학, 신리공소, 신3리 농협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자리한다. 축제 당일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신리마을 하루여행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논숲 행사장으로 이어지는 길에서는 햇빛을 받은 벼가 넓은 들판을 가득 채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문객들은 서두르지 않고 들녘을 바라보며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황금빛 논과 소박한 마을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깊어가는 가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축제는 농락콘서트와 함께 진행됐다. 농촌의 풍경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체험과 공연, 음식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농업의 결과물인 벼와 콩, 볏짚이 체험과 먹거리, 전시의 소재로 활용되면서 신리마을의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수확의 계절을 담은 논숲 체험
논숲 체험장에는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서리태 풋콩 구워 먹기 체험장에서는 한쪽에 숯불을 피우고 풋콩을 익힐 준비가 이어졌다. 밥이나 떡, 볶은 콩으로 익숙한 서리태를 수확철 풋콩 상태로 구워 맛볼 수 있도록 한 체험이었다.
평소 자주 접하는 농산물도 수확 시기와 조리 방식이 달라지자 새로운 먹거리로 다가왔다. 방문객들은 숯불 주변에 모여 풋콩이 익는 과정을 지켜봤다. 농촌에서 생산되는 작물을 직접 살피고 맛보는 경험이 축제의 계절감을 더했다.
지푸라기를 이용한 계란 꾸러미 만들기 체험도 운영됐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지푸라기를 차분히 엮으며 각자의 작품을 완성하는 데 집중했다. 지푸라기로 만든 여러 생활 소품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벼 수확 뒤 남는 지푸라기가 손을 거쳐 꾸러미와 소품으로 바뀌는 과정은 농촌 생활에서 재료를 활용해 온 방식을 보여줬다. 체험장에서는 완성품뿐 아니라 지푸라기의 질감과 엮는 과정까지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과줄 만들기 체험도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익숙한 전통 먹거리를 직접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며 농촌 축제의 맛을 경험했다. 논을 배경으로 세워진 트랙터 앞에서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사진을 남겼다. 농기계와 황금들녘이 어우러진 풍경은 신리마을 축제의 특징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논 사이에서 만난 보물과 책
넓은 황금들녘에서는 높숲길 행사가 진행됐다. 보물찾기와 논숲 사유의 길,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고 방문객들의 참여도 활발했다. 보물찾기에 나선 사람들은 논 주변을 오가며 곳곳에 숨겨진 보물을 찾았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참여해 행사장에는 자연스러운 웃음과 활기가 번졌다.
논숲 사유의 길은 활동적인 체험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길에는 인생교과서 책이 놓였고, 방문객들은 책을 읽거나 마음에 남는 문장을 손으로 옮겨 적었다. 황금빛 논을 바라보며 독서와 필사를 이어가는 모습은 분주한 일상과 대비되는 여유를 보여줬다.
책을 읽고 문장을 옮겨 적는 조용한 시간이 농촌의 가을 풍경과 만나면서 논숲은 단순한 이동 공간을 넘어 머물며 생각하는 장소가 됐다. 바람이 지나는 들판에서 참가자들은 각자의 속도로 책장을 넘기고 글을 써 내려갔다.
논 풍경과 어울리는 캘리그라피 작품도 전시됐다. 작품에 담긴 사랑과 행복이라는 단어는 풍요롭게 익어가는 들녘과 나란히 놓였다. 전시는 자연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관람객이 주변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평택 농산물로 차린 가을 먹거리
체험 공간에 이어 먹거리 현장도 운영됐다. 집고추장 햅쌀 떡볶이와 쌀어묵, 햅쌀과 햇참기름으로 만든 주먹밥, 택이 막걸리 등이 준비됐다. 평택시 오성면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쌀을 활용한 음식이 축제의 지역성을 더했다.
쌀은 떡볶이와 어묵, 주먹밥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음식으로 소개됐다. 콩과 볏짚이 체험 소재가 된 것처럼 지역 농산물은 먹거리로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체험장에서 농촌의 재료를 만지고, 먹거리 공간에서는 그 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맛봤다.
행사장 논숲에는 100인의 식탁이 설치됐다. 축제장에서 음식을 구매한 뒤 앉을 자리를 찾는 불편을 줄이고, 여러 방문객이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었다. 긴 식탁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논숲의 분위기를 느끼며 음식을 나눴다.
식탁 위는 호박과 볏짚으로 꾸며졌다. 농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을 재료가 장식으로 활용되면서 주변 황금들녘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지역 농산물로 만든 음식과 볏짚으로 꾸민 식탁, 수확을 앞둔 논이 하나의 가을 풍경을 완성했다.
들녘 위에서 펼쳐진 동춘서커스
축제장에서는 동춘서커스 공연도 열렸다. 넓은 논을 배경으로 설치된 공연 공간은 일반적인 실내 공연장과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먹거리와 체험을 즐긴 방문객들은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옮겼고, 무대 주변에는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공연자는 가느다란 기둥을 오르내리며 아슬아슬한 동작을 선보였다. 높은 곳에서 자세를 바꾸고 줄에 매달린 채 여러 묘기를 이어갈 때마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무대로 집중됐다. 동작이 마무리될 때는 객석에서 박수가 이어졌다.
황금빛 논과 서커스가 한 화면에 들어오는 풍경은 신리 황금뜰 축제만의 인상을 남겼다. 농촌의 고요한 들녘은 공연이 시작되자 긴장감과 활기가 흐르는 야외 무대로 바뀌었다. 관람객들은 묘기가 이어질 때마다 박수로 호응하며 공연을 지켜봤다.
안전 지원과 현장 운영
축제장에는 종합안내소와 응급의료지원 공간도 함께 운영됐다. 종합안내소에서는 당일 행사와 프로그램 정보를 제공했고, 응급의료지원은 행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위급 상황에 대비했다. 체험과 먹거리, 공연이 여러 구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현장 안내와 안전 지원이 축제 운영을 뒷받침했다.
행사장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체험 참가자, 공연 관람객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운영됐다. 사람들은 각자의 관심에 따라 체험장을 찾거나 전시를 살펴보고, 식탁에서 음식을 먹은 뒤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여러 프로그램이 논숲과 들녘을 따라 이어져 방문객들이 농촌 풍경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었다.
축제가 보여준 농촌의 가을
신리 황금뜰 축제는 잘 익은 벼가 만든 풍경을 중심에 두고 농산물 체험과 전시, 먹거리, 공연을 연결했다. 서리태 풋콩을 굽고 지푸라기를 엮는 체험에서는 수확철 농촌의 재료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논숲 사유의 길에서는 책과 필사를 통해 들녘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고, 100인의 식탁과 동춘서커스는 여러 사람이 함께 머무는 축제의 활기를 더했다.
10월은 따뜻한 가을 햇살 속에서도 다가오는 겨울의 기운이 함께 느껴지는 시기다. 신리마을의 황금빛 논은 계절의 변화를 또렷하게 보여줬다. 축제가 열리는 날에는 농촌 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과 공연이 들녘을 채웠고, 방문객들은 발길이 닿는 곳마다 가을의 색과 분위기를 마주했다.
축제가 없는 날에도 오성면 신리마을에서는 황금빛 들녘과 소박한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다. 논과 마을 주변을 천천히 걷는 동안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농촌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신리 황금뜰 축제는 평택의 농업과 마을 풍경을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경험하는 가을 행사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