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만나는 기후 위기 이야기

기후 위기, 예술로 감성 소통하다
올여름, 전 세계는 연이은 폭염과 집중호우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사계절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후변화가 일상 깊숙이 스며든 현실 속에서, 예술계는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경기도미술관 기후 위기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
경기도미술관에서는 2025년 7월 24일부터 10월 26일까지 기후 위기 특별전 ‘기다림이 끝나는 날에도’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시인 김형영의 동명 시에서 영감을 받아, 인간이 초래한 기후 재난의 회복을 자연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전시에는 국내외 22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영상, 사진, 회화, 설치, 조각 등 총 70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지구온난화, 인간과 자연의 관계 등 기후 위기와 관련된 주제를 은유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며,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장진승 작가의 인공지능 시뮬레이션, 한윤정 작가의 환경 데이터 시각화, 올라퍼 엘리아슨의 수채화와 먹물 작품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박선민 작가는 인도네시아 늪지대의 소리를 엮은 관객 참여형 몰입 사운드스케이프 ‘늪의 노래’를 통해 자연의 리듬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이지연 작가의 ‘잿소리’는 하얗게 타버린 연탄재를 활용해 생명의 순환을 상징하며, 관람객에게 연탄 화분을 나누어 주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1980~1990년대 한국 생태 미술 초기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어 기후 위기와 생태 미술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습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재생지로 만든 기후 위기 책갈피 만들기, 작가 워크숍, 도슨트와 함께하는 사운드스케이프 산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또한 기후변화센터와 협력한 오픈 특강과 영화 상영도 예정되어 있어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그림책 순회 전시 ‘깃털과 이끼’
경기도는 10월 개관 예정인 경기도서관을 기념해 7월 22일부터 10월 1일까지 8개 공공도서관에서 그림책 순회 전시 ‘깃털과 이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기후변화와 환경을 주제로 한 그림책 원화를 소개하며, 어린이와 가족들이 기후 위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전시에는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수상작 중 국내 작가 4인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인경의 ‘코끼리 아저씨와 100개의 물방울’, 이명애의 ‘플라스틱 섬’, 조은영의 ‘달려 토토’, 이기훈의 ‘양철곰’이 그 주인공으로, 자연과 생명,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주제로 다룹니다.
전시 공간에서는 그림책 읽기와 함께 부채 컬러링 체험, 작가 워크숍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관람객의 흥미를 더합니다. 순회 전시는 수원 일월도서관, 소래빛도서관, 평택시립비전도서관 등 경기도 내 8개 도서관에서 차례로 진행됩니다.
예술이 던지는 질문, 우리의 선택은?
두 전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공통적으로 “우리는 오늘 지구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관람객들은 작품을 통해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며, 기후 위기에 대한 감성적 공감과 행동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기후 위기는 눈앞에 다가온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동은 때로 느리고 미뤄지기 쉽습니다. 이번 전시들은 강렬한 메시지 전달보다는 예술을 통한 정서적 울림으로 자연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더욱 확산되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