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유고문이 부른 평내리 만세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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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유고문이 부른 평내리 만세운동

107년 전 평내리에서 울려 퍼진 독립의 함성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은 오늘날 아파트와 도로가 어우러진 평범한 도시 공간이지만, 107년 전 이곳에서는 독립을 염원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현재 평내동에는 당시 만세운동을 기념하는 평내리 31운동 기념비가 세워져 있어 그 역사를 기억하게 한다.

이승익 구장과 평내리 31운동 기념비

기념비에는 "1919년 3월 13일, 양주군 평태리 이장 이승익은..."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는 독립운동가 이승익 선생의 행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승익 선생을 기억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념비 때문만은 아니다. 그의 독립운동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일제가 만세운동을 막기 위해 배포한 유고문이 오히려 만세운동의 도화선이 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의 유고문과 이승익의 결단

이승익 선생은 1875년 12월 20일 경기도 양주군 미금면 평내리에서 태어났다. 독립기념관 기록에 따르면 그는 일제의 식민통치에 깊은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3·1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만세운동에 참여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1919년 3월 중순, 조선총독 하세가와 요시미치는 만세운동 확산을 막기 위해 조선총독부 행정망을 통해 각 마을 구장들에게 유고문을 배포했다. 유고문은 주민들에게 불필요한 소문에 현혹되지 말고 일본 제국의 통치가 변경되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유고문을 만세운동의 계기로 삼다

이승익은 유고문의 내용을 읽고 독립을 염원하는 입장에서 동의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는 이 문서를 만세운동의 기회로 삼기로 결심했다. 주민들이 모인 자리에서 유고문을 낭독해 분노를 자극하고 자연스럽게 만세운동으로 이어지게 할 계획이었다.

1919년 3월 13일 아침, 이승익은 평내리 주막에 100여 명의 주민을 모아 유고문을 낭독했다. 주민들은 분노를 터뜨렸고, 정기섭과 우보현 등은 만세를 부르자고 호소했다. 이에 모두 함께 독립 만세를 외쳤다.

만세운동의 확산과 진압

만세운동은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 다음 날인 3월 14일 아침, 전날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과 150여 명이 다시 모였다. 이승익은 시위대를 이끌고 평내리에서 만세를 외치며 행진했다. 행진 도중 일본인 도비타 린키치가 시위대를 막고 해산을 권유했으나 시위대는 금곡리 면사무소를 향해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곧 헌병대가 출동해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했고, 이승익을 비롯한 주요 인물들은 체포되었다.

법정에서 굴하지 않은 독립운동가

체포된 이승익과 우보현, 정기섭, 이보영, 김영하, 이석준 등 6명은 1919년 5월 8일 경성지방법원에서 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승익은 징역 10개월, 나머지 5명은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6월 28일 경성복심법원과 8월 18일 고등법원에서 모두 기각되어 형이 확정되었다. 세 차례의 재판 내내 이승익은 독립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작은 저항이 모여 거대한 독립운동으로

이승익 선생의 독립운동은 단순한 만세 참여를 넘어,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활용해 주민들을 모으고 행동으로 이끈 주도적인 활동이었다. 평내리 만세운동은 대규모 시위나 유명 민족대표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한 마을 구장과 주민들이 만들어 낸 작은 저항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작은 저항들이 모여 3·1 운동이라는 거대한 독립운동의 흐름을 이루었다는 점은 오늘날 다시금 되새겨야 할 역사적 사실이다. 107년 전 평내리에서 울려 퍼진 독립 만세의 함성은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로 남아 앞으로도 기억되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기자 소감

이승익 구장의 독립운동을 취재하며, 그의 진정성과 굳은 의지가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독립 만세 운동을 이끌어낸 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특히 일제가 만세운동을 막기 위해 배포한 유고문을 오히려 독립을 외치는 계기로 만든 그의 지혜와 용기는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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