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모순을 춤추다

평택 출신 안무가 이지현의 전막 공연 「CREW」가 한국춤과 서양음악, 대금, 미디어아트를 결합해 관계와 모순이라는 주제를 무대 위에 펼쳐냈다.
평택시문화재단의 ‘2026 전문예술 지원사업’ 선정작인 「CREW」는 2026년 9월 22일과 23일 오후 7시 30분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공연 시간은 총 60분이었다.
이번 작품은 2025년 초연한 공연을 바탕으로 무대 구성과 시청각 요소를 강화해 대극장 규모의 전막 공연으로 확장한 결과물이다. 컨템포러리 한국춤을 중심에 두고 서로 다른 음악과 영상 언어를 한 무대에 연결했다.
관계와 모순을 바라본 무대
「CREW」가 다룬 핵심 주제는 ‘관계’와 ‘모순’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을 마주한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도 상반된 마음이 부딪힐 수 있다. 작품은 인간의 삶에 존재하는 이러한 모순을 관계라는 키워드로 바라봤다.
이야기의 범위는 개인의 삶에서 공동체와 인류의 역사로 넓어진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고 충돌하는 과정, 그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나는 모습을 한국춤의 움직임으로 표현했다.
작품은 관계와 모순을 하나의 정해진 답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대사나 긴 설명을 앞세우는 대신 무용수의 몸과 음악, 영상으로 주제를 제시해 관객이 각자의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한국춤과 음악 영상의 결합
무대에서는 한국춤과 서양음악, 대금, 미디어아트가 함께 작동했다. 서로 다른 장르가 각자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공연을 완성했다. 움직임뿐 아니라 소리와 이미지도 작품의 흐름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됐다.
음악에는 Philip Daniel과 이주항이 참여했고, 미디어아트는 윤대원이 맡았다. 무용수들은 서로 다른 움직임과 에너지를 한 무대 안에서 연결했다. 분야가 다른 예술가들이 각자의 언어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협업 과정은 「CREW」라는 작품명과 맞닿아 있었다.
공연은 무용을 처음 접하는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구성도 담았다. 관객이 작품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친숙하고 직관적인 문구를 사용했으며, 춤과 음악, 영상 등 시청각 요소를 유기적으로 배치했다.
무용은 대사보다 몸의 움직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예술이다. 같은 장면을 보더라도 관객마다 느끼는 감정과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CREW」 역시 움직임과 소리, 이미지가 이어지는 방식으로 관계의 충돌과 연결을 드러냈다.
이지현 안무가의 창작 세계
이번 공연의 총감독과 안무, 연출은 평택 출신 이지현 안무가가 맡았다. 이지현은 서울예술고등학교 무용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무용 학사와 석사, 박사 과정을 거쳤다. 현재 22 COLLECTIVE LAB 대표이자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지현이 주목하는 한국춤의 원형적 요소는 호흡과 즉흥성이다. 전통적인 춤의 형식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한국춤이 지닌 호흡과 움직임을 동시대의 신체 언어로 확장하며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활동 범위는 공연장에 한정되지 않는다. 교육과 연구, 미디어를 비롯한 여러 분야로 영역을 넓혀왔다. 자문밖아트레지던시 제6기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인공지능진흥협회 문화예술위원, 사단법인 필로소피아 이사, 한국무용 전문 지도자로도 활동했다.
성남시청소년재단 정자유스센터에서는 발달장애 한국무용 주강사를 맡았고, 이화여자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에서는 ‘예술과 기술’ 특강을 진행했다. 초록우산 대구 아이리더 진로진학 컨설팅 프로그램 멘토와 평택시문화재단 창의예술아카데미 ‘메타버스 무용 안무’ 주강사로도 참여하며 예술교육 활동을 이어왔다.
국내외로 이어진 한국춤 활동
이지현 안무가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춤을 소개했다.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 무용단 워크숍에 초청 안무가로 참여했고, 벨기에와 모로코에서는 한국무용 워크숍을 진행했다.
프랑스 몽펠리에 Coree D’ici Festival에는 초청 안무가로 참여했다. 모로코 한국대사관과 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 초청 공연에서도 안무가로 활동했다.
창작 활동도 꾸준히 이어졌다. 2022년에는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선정작 「1024TB」와 프랑스 코레디씨 페스티벌 초청작 「Tabula Rasa」 등에 참여했다. 2023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과기술 선정작 「무형의 유형인」,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선정작 「Homo Nomad」 등에 참여했다.
2024년에는 평택시문화재단 전문예술지원 선정작 「호모 노마드」를 선보였다. 2025년에는 서울 남산 XR 스튜디오 제작지원사업 「FLY」 뮤직비디오와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선정작 「크루」 등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안무감독으로 참여한 뮤직비디오 「FLY」는 베를린 뮤직비디오 어워즈 브론즈 셀렉션과 유럽 뮤직비디오 어워즈 특별상 등에 선정됐다. 이 작업을 통해 무용과 영상예술을 연결하는 창작 방식도 보여줬다.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만난 자리
이번 공연은 평택에서 성장한 예술가의 창작 작품을 평택 시민들이 지역 무대에서 직접 만나는 자리였다. 이지현 안무가는 오랜 기간 무용을 공부하고 국내외 공연과 교육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작품에 담아 평택 무대에 올렸다.
지역 출신 예술가가 자신의 창작 세계를 시민들과 나누고, 여러 분야의 예술가와 협업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는 점도 이번 공연의 주요 특징이다. 평택시문화재단의 전문예술 지원을 통해 2025년 초연작이 2026년 대극장용 전막 공연으로 확장됐다.
「CREW」는 한국춤이 전통적인 형식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양음악과 대금, 미디어아트 등 여러 장르와 결합할 수 있음을 무대 구성으로 보여줬다. 한국춤의 호흡과 즉흥성은 음악과 영상,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잇는 중심 요소가 됐다.
작품이 제시한 관계와 모순의 문제는 개인에서 공동체로 이어졌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충돌하고 다시 연결되는 흐름은 공연 전반의 움직임과 시청각 요소를 통해 전개됐다.
공연 장소
| 시설 | 평택 남부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
|---|---|
| 주소 | 경기도 평택시 중앙로 277 |
| 공연 일시 | 2026년 9월 22일과 23일 오후 7시 30분 |
| 공연 시간 | 60분 |
| 지원 사업 | 평택시문화재단 2026 전문예술 지원사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