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쉼표 구갈레스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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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쉼표 구갈레스피아

10월 단풍으로 물든 도심 공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2026년 가을, 용인 구갈레스피아의 나뭇잎도 붉고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길 위에는 낙엽이 차곡차곡 쌓였고, 햇살을 받은 잎이 바람을 따라 떨어지면서 공원 산책로에는 가을 특유의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산책로에서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낙엽 밟는 소리가 들린다. 바위 위에는 주황빛 감이 떨어져 있고, 파란 하늘 아래 감나무에는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그 옆에서는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가을 풍경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천천히 걷기 좋은 모습이다.

공원 곳곳에는 벤치가 놓여 있다. 책을 읽으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거나 따뜻한 차를 곁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알맞다. 그늘막과 텐트는 설치할 수 없지만, 돗자리와 간단한 간식을 준비하면 가벼운 피크닉을 즐길 수 있다.

하수처리시설 위에 조성된 시민 공간

구갈레스피아는 2005년 완공된 용인시의 친환경 하수종말처리시설이다. 이름에 쓰인 ‘레스피아’는 휴식을 뜻하는 ‘Rest’와 이상향을 뜻하는 ‘Utopia’를 합친 말이다. 하수처리 기능에 머물지 않고 시민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처리시설은 모두 지하에 배치됐으며, 지상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꾸며졌다. 하수처리시설과 휴식 공간을 함께 조성한 점을 인정받아 2006년 환경부 주관 환경 혁신 사례 우수상을 받았다. 생활에 필요한 환경 기반 시설을 주민 가까이의 녹지와 여가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다.

공원 안 실개천에는 레스피아에서 정화된 물이 흐른다. 물가를 따라 걸으면 오리 가족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물속에는 잉어가 살고 있다. 녹지와 물길이 어우러져 산책하는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늦추는 풍경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최근에는 주차장이 새롭게 정비돼 공원을 오가기 한층 편리해졌다. 주차장에서 공원 안쪽으로 조금 들어간 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어린이 놀이터가 나타난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체육 시설

놀이터에는 발을 구르면 앞으로 움직이는 하늘자전거와 미끄럼틀 등 여러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다. 모래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흙을 만지며 자유롭게 놀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산책과 놀이를 한 공간에서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모습이다.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운동 공간도 갖췄다. 농구장과 미니 풋살장이 있어 공을 준비해 오면 농구나 풋살을 즐길 수 있다. 어린이 놀이시설부터 청소년 체육시설까지 연령에 맞는 활동 공간이 이어져 있어 공원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좋다.

맨발로 걷는 황톳길

구갈레스피아에는 황톳길로 조성된 ‘어싱길’도 있다. 어싱은 지구와 몸을 연결한다는 뜻으로, 신발을 벗고 흙을 직접 밟으며 걷는 활동을 가리킨다. 황토의 감촉을 발로 느끼면서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산책 공간이다.

어싱길 입구에는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신발장과 걷기를 마친 뒤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돗가가 마련돼 있다. 이용자가 신발을 벗고 걷는 데 필요한 기본 시설을 한곳에 갖춘 것이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을 자극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흙의 감촉을 느끼며 걸은 뒤 기분이 가벼워졌다고 말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다만 공원에서는 각자의 몸 상태와 보행 여건을 살피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어싱길 맞은편에는 게이트볼장이 있다. 현장에서는 어르신들이 모여 게이트볼을 즐기는 모습이 이어진다. 운동 시설과 맨발 산책 공간이 가까이 자리해 서로 다른 야외 활동을 한 공원 안에서 선택할 수 있다.

신갈천과 이어지는 산책 풍경

경전철과 연결된 다리 아래로는 신갈천이 흐른다. 평일 오후에도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기를 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공원 안의 산책로와 체육시설, 물길 주변의 이동 공간이 어우러지면서 걷기와 운동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구갈레스피아는 지하의 하수처리시설과 지상의 시민 공원이 결합된 공간이다. 실개천과 놀이터, 농구장, 미니 풋살장, 황톳길, 게이트볼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부터 청소년과 어르신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붉은 잎과 노란 낙엽, 주황빛 감이 어우러져 구갈레스피아만의 계절 풍경을 만든다. 낙엽 소리를 들으며 산책하거나 벤치에서 쉬고, 돗자리를 펴고 간단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용인의 생활권 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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