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자라는 아람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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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자라는 아람아이들

과천시립 아람어린이집이 교육부가 추진하는 독서중점 시범사업 기관으로 선정돼 영유아 독서교육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책을 많이 읽도록 요구하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고르고, 이야기를 즐기며, 책과 관련된 좋은 기억을 쌓도록 돕는 방식이다.

아람어린이집은 공공도서관 방문부터 가족의 책 읽어주기, 지역 어르신과 함께하는 독서활동, 가정 도서 대여, 그림책 연계 미술활동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독서가 어린이집 교실에 머물지 않고 가정과 도서관, 공원,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구조다.

책을 사랑하는 어린이집

아람어린이집 독서교육의 중심에는 책의 권수를 늘리는 것보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는 원칙이 놓여 있다. 아이에게 독서를 과제처럼 주기보다 정서적으로 편안한 환경에서 책을 만나게 하고,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교육 목표는 더불어 사는 어린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배려와 공감, 예의를 배우는 과정에서 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영유아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세상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림책 속에서는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만날 수 있다. 등장인물의 행동과 감정을 살피고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경험도 쌓게 된다.

독서를 글자 학습이나 성과 중심의 활동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아이가 책을 펼치고 그림을 바라보며 질문하는 과정 자체를 존중한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웃거나 궁금한 장면을 되짚고, 마음에 드는 책을 다시 선택하는 일도 모두 독서 경험으로 본다.

도서관에서 직접 고르는 책

아람어린이집은 가까운 경기도교육청 과천도서관을 독서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도서관을 조용히 공부만 해야 하는 장소가 아니라 즐겁게 책을 만나는 친숙한 공간으로 느끼게 하려는 취지다.

도서관 방문은 처음에는 매주 진행했으며, 현재는 다른 교육활동과의 조화를 고려해 2주에 한 번 운영한다. 아이들은 도서관 서가를 살펴본 뒤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고 대여한다. 어린이집에는 아이들의 도서대출증도 마련돼 있다.

어른이 일방적으로 정해주는 책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고른 책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찾게 하는 방식이다. 관심 있는 표지와 그림을 살펴보고 한 권을 선택하는 과정은 아이에게 책 읽기의 주도권을 준다. 책을 빌리고 다시 반납하는 경험을 통해 도서관 이용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어린이집 안에서도 매일 새로운 그림책을 접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매달 반별 연령과 발달 수준을 고려해 도서 목록을 정하고, 하루에 한 권씩 새로운 책을 소개한다. 아이들은 생활 속에서 여러 종류의 그림과 이야기를 꾸준히 접하게 된다.

가족이 함께하는 북적북적 데이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0시 15분까지는 북적북적 데이가 열린다. 학부모를 비롯한 가족이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다.

세이펜과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처럼 아이가 혼자 책을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발달했지만, 어른이 직접 읽어주는 책에는 즉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가 이야기 도중 궁금한 점을 물으면 바로 답을 들을 수 있고, 표정과 반응에 따라 설명을 덧붙이거나 같은 장면을 보며 생각을 나눌 수도 있다.

따라서 책 읽어주기는 내용을 들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와 어른이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확인하는 소통의 시간이 된다. 부모가 읽는 목소리와 아이의 반응이 이어지면서 한 권의 그림책이 가족 간 대화를 여는 매개가 된다.

아이 곁으로 찾아가는 쿠키 선생님

아람어린이집은 과천시노인복지관과 연계해 지역 어르신이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아이들은 참여 어르신들을 친근하게 쿠키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쿠키 선생님 두 명은 과천시노인복지관의 노인 인력 지원사업을 통해 참여하고 있다. 한 달에 20일 동안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어린이집을 방문하며, 유아반과 영아반에서 각각 한 시간가량 아이들과 함께한다.

정해진 장소에 아이들을 한꺼번에 모아 책을 읽히는 방식은 아니다. 쿠키 선생님이 교실에서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작되면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한 명씩 다가와 자리를 잡는다. 친숙해진 아이들은 읽고 싶은 책을 직접 들고 와 쿠키 선생님에게 건네기도 한다.

같은 어르신들이 꾸준히 방문한다는 점은 관계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낯을 가리는 아이도 반복해서 얼굴을 마주치며 서서히 가까워질 수 있다. 아이가 먼저 책을 들고 다가오는 모습은 쿠키 선생님에게도 활동의 보람을 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책을 매개로 영유아와 지역 어르신이 일상적으로 만나고 관계를 쌓는 독서활동이다. 독서를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이야기가 흐르는 교실 환경을 만들고,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한다.

교육부 시범사업으로 넓어진 독서환경

아람어린이집은 기존에 이어오던 독서활동을 바탕으로 교육부 독서중점 시범사업에 참여했다. 최초 선정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추가 모집을 통해 시범기관으로 선정됐다.

사업을 통해 약 500만 원을 지원받았으며, 이 가운데 약 200만 원을 도서 구입에 배정했다. 어린이집 입구에는 약 100권의 책을 비치해 학부모가 등하원 시간에 자유롭게 빌릴 수 있도록 했다. 별도로 도서관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어린이집에서 책을 빌려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읽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어린이집과 가정의 독서활동이 끊어지지 않도록 학부모 대상 그림책 읽기와 독서교육도 진행했다. 가정에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이야기를 더욱 즐겁고 의미 있게 나눌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다.

어린이집에서 책 읽어주기 활동을 맡은 쿠키 선생님들도 교육에 함께 참여했다. 쿠키 선생님들은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향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독서교육은 아이에게만 향하지 않고, 책을 읽어주는 부모와 지역 어르신이 함께 배우는 과정으로 확장됐다.

공원에서 시작해 마을로 이어진 그림

2026년 9월에는 중앙공원에서 부모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의 표지나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완성된 작품은 아파트 단지에 전시됐다. 책을 읽은 뒤 그림으로 느낌을 표현하고, 가족과 함께 만든 결과물을 이웃과 나누는 과정이었다.

전시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작품과 친구들의 그림을 살펴보며 활발한 반응을 보였다. 한 영아는 엄마와 함께 그린 비행기 그림 앞에서 사람들이 내리는 모습과 바퀴를 가리키며 작품의 내용을 설명했다. 다른 아이들도 친구가 어떤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렸는지 기억했고, 다시 가족과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 권의 책이 읽기로 끝나지 않고 가족 공동작업과 전시, 친구와의 대화로 이어진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부모와 함께 그림을 그린 기억이 남고, 완성한 작품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며 표현하는 경험도 더해졌다.

관심이 먼저인 독서지도

아람어린이집은 책에 관심이 적거나 오래 집중하기 어려운 아이에게 억지로 독서를 요구하지 않는다. 교사가 재미있게 책을 읽기 시작하면 관심을 보이는 아이가 자연스럽게 가까이 오도록 기다린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자동차가 등장하는 그림책을 보여주는 식으로 아이의 관심사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처음부터 글자를 익히게 하거나 눈에 보이는 학습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좋아하는 그림을 함께 보고 대화를 나누는 데 비중을 둔다.

책 읽기가 의무나 지루한 일정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게 다룬다. 정해진 시간을 채우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관심을 갖고 책을 선택하는 경험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아이가 책장을 넘기다 실수로 종이를 찢었을 때도 꾸중부터 하기보다 함께 고치는 과정을 거친다. 책을 자유롭게 접하게 하면서도 물건을 소중히 다루는 방법을 차분히 알려주는 방식이다.

책을 가까이 두기 위한 노력

새로운 책을 계속 마련하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일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어린이집 운영비로 구입한 도서는 별도 관리가 필요해 교사의 업무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이 같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인 비용으로 중고 그림책을 마련하기도 한다. 이렇게 확보한 책은 아이들이 훼손을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펼쳐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책을 보호하는 관리와 아이의 편안한 접근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운영 방식이다.

앞으로는 다른 어린이집과 도서를 나누는 바자회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각 어린이집이 보유한 책을 서로 나누면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도서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구상이다.

2026년 말까지 이어지는 사업

독서중점 시범사업은 2026년 12월 말까지 진행된다. 사업 이후에는 어린이집별 운영 사례를 나누고,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한 프로그램을 공유할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람어린이집은 아이들이 어린 시절 알게 된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성인이 된 뒤에도 이어가도록 돕는 것을 지향한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관점 아래, 책에서 여러 세상을 만나고 자기 생각을 키우는 경험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만 독서만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여러 활동을 경험하며 즐겁게 성장하는 것이 우선이며, 책 읽기는 그 성장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일상의 한 부분으로 운영한다.

교실을 넘어 연결되는 독서

아람어린이집의 독서교육은 읽은 책의 수보다 책과 함께한 경험에 무게를 둔다. 아이들은 경기도교육청 과천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직접 고르고, 어린이집에서는 매일 새로운 그림책을 만난다. 북적북적 데이에는 가족이 교실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쿠키 선생님은 아이 곁에서 자연스럽게 책을 펼친다.

가정에서는 어린이집 입구에 마련된 책을 빌려 부모와 함께 읽을 수 있다. 중앙공원에서 가족과 책 속 장면을 그림으로 옮기고, 아파트 단지에 전시된 작품을 이웃과 바라보는 경험도 더해졌다.

도서관에서 시작된 책 한 권이 어린이집과 가정, 공원과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아이들은 그 과정에서 책을 고르는 즐거움,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는 기쁨, 가족과 작품을 만드는 기억을 함께 쌓는다.

과천시립 아람어린이집은 경기도 과천시 별양로 164에 자리하고 있다. 가까운 경기도교육청 과천도서관, 과천시노인복지관과 연계한 활동을 통해 아이가 책을 일상에서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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