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꿈을 쌓은 수원화성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가 2026년 10월 4일부터 11일까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일원의 행궁광장과 수원화성 일대에서 열렸다. 화성행궁과 연무대, 용연 등 여러 공간에서 프로그램이 이어진 가운데 행궁광장에는 수원화성 축성 과정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됐다.
대표 프로그램인 ‘정조의 꿈, 수원화성 축성을 도와줘’는 화성성역의궤에 기록된 장인들의 축성 과정을 만들기와 운반 체험으로 풀어낸 행사였다. 10월 5일부터 운영된 체험 공간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비롯해 다양한 방문객이 모였다. 여러 부스가 한곳에 배치돼 참가자들은 짧은 동선 안에서 수막새 제작부터 돌 운반 원리까지 차례로 경험할 수 있었다.
기와 끝을 장식한 수막새 만들기
수막새 만들기는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순서대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막새는 목조건축물 지붕의 기왓골 끝에 사용된 기와다. 단순한 건축 재료를 넘어 시대별 미감과 장식 문화를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삼국시대에는 연꽃과 도깨비를 표현한 귀면 무늬가 많이 사용됐으며, 신라시대에는 사람 얼굴 무늬가 새겨졌다. 고려 후기에는 원형 돌기둥 형태의 무늬가 주를 이뤘고 조선시대에는 수막새의 형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수막새를 만들며 전통 건축의 세부 요소를 가까이에서 접했다.
안전 장비 갖추고 돌 뜨기
돌 뜨기 체험은 고글과 장갑을 착용한 뒤 현장 안내에 따라 진행됐다. 수원화성을 세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돌을 어떻게 다뤘는지 체험을 통해 알아보도록 구성된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은 안전 장비를 갖춘 상태에서 정해진 방법을 따르며 축성 작업의 한 단계를 살펴봤다.
수원에는 화성을 축성할 당시 돌을 뜬 흔적이 남아 있다. 팔달산과 여기산, 숙지산 등에서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체험장은 이러한 지역의 역사적 흔적과 수원화성 축성 과정의 관계를 어린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쌓고 허물며 익힌 성벽 원리
성벽 쌓기 체험에서는 준비된 재료를 차곡차곡 올린 뒤 다시 허물고 쌓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었다. 어린이들은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재료의 위치와 균형을 살피며 정교하게 쌓는 데 집중했다. 완성된 모양이 서로 달라 참가자마다 다른 결과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었다.
직접 쌓고 다시 구성하는 과정은 견고한 성벽을 만들기 위해 균형과 배열이 중요하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행사장은 손으로 조립하는 활동과 역사 이야기를 결합해 수원화성의 축성 원리를 쉽게 전달했다.
통나무를 활용한 돌 나르기
돌 나르기 체험에서는 둥근 통나무를 가지런히 깔고 그 위에 나무판을 올린 뒤 물건을 이동시키는 원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통나무가 구르면서 판과 물건이 앞으로 움직이는 구조로, 무거운 재료를 운반하는 방식을 눈앞에서 살펴보도록 했다.
이 방법은 1796년 수원화성 축성 당시 사용됐다. 성벽에 필요한 무거운 석재를 나르는 데 활용된 운반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물건을 움직여 보면서 당시 축성 현장에 적용된 원리를 몸으로 익혔다. 수막새와 돌 뜨기, 성벽 쌓기, 돌 나르기가 한 공간에서 이어지면서 건축 재료를 만들고 옮겨 성벽을 완성하는 흐름도 드러났다.
문양 찍기와 수원이 기념 촬영
문양 찍기 부스에서는 안내에 따라 무늬를 완성하는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한 어린이들은 찍기 전에는 어떤 문양이 나타날지 살펴보고, 완성한 뒤에는 결과물을 확인했다. 각 부스의 안내가 체험 순서와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행사장에서는 수원시 캐릭터 ‘수원이’와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운영됐다. 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가족들이 캐릭터와 함께 촬영하며 축제 현장의 기억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쌀가마 싣고 달린 가마 레이스
10월 4일과 5일에는 가마 레이스가 열렸다. 참가자가 주사위를 던져 나온 무게에 맞춰 가마니를 가마에 싣고 달리는 경기였다. 10월 5일 행궁광장에서는 ‘쌀가마 얹고 튀어’를 주제로 이벤트 경기도 진행됐다.
가마를 들고 달리는 참가자와 이를 지켜보는 관람객이 어우러지면서 광장에는 가을 운동회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연휴였던 10월 5일에는 여러 체험에 참여하려는 방문객이 이어졌고, 행궁광장을 비롯한 수원화성 주요 행사 공간도 붐볐다.
방상시 가면과 확장 현실 여행
‘방상시 가면공방’은 어린이뿐 아니라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됐다. 방상시 가면은 액막이와 수호를 상징하며, 참가자들은 여러 색을 활용해 각자의 가면을 만들었다. 전통적 상징을 색채와 만들기 활동으로 풀어낸 체험이었다.
‘XR버스 1795행’은 약 230년 전의 시간대로 이동하는 설정을 적용한 몰입형 역사 투어 버스였다. XR은 확장 현실을 뜻하며, 수원화성과 관련한 역사적 배경을 실감형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구성됐다. 손으로 결과물을 만드는 공방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버스 체험이 함께 마련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접할 수 있었다.
군관 제복과 한복 입은 행궁광장
복식 체험 공간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 프로그램 ‘장용영 부티크’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유료 프로그램 ‘수원화성 한복마실’이 마련됐다. 장용영 부티크에서는 왕을 호위하던 군관의 제복인 ‘구군복’을 체험할 수 있었다.
전통 복식을 갖춰 입은 참가자들이 행궁광장을 오가면서 축제 공간에는 수원화성의 역사적 배경과 어울리는 장면이 이어졌다. 복식 체험은 옷의 형태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 군관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수원화성 곳곳으로 이어진 축제
8일 동안 열린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는 행궁광장뿐 아니라 화성행궁과 연무대, 용연 등 수원화성 일대에서 진행됐다. 수원화성을 여행하며 참여하는 ‘수원화성 어드벤처 7개의 보물’도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이번 축제는 기록 속 축성 과정을 수막새 제작, 돌 뜨기, 성벽 쌓기, 돌 나르기처럼 구체적인 체험으로 연결했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활동을 통해 수원화성이 어떤 재료와 원리로 세워졌는지 단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었다.
| 행사명 | 제63회 수원화성문화제 |
|---|---|
| 기간 | 2026년 10월 4일 일요일부터 10월 11일 일요일까지 |
| 주요 장소 | 행궁광장, 수원화성, 화성행궁, 연무대, 용연 일원 |
| 행사 구역 | 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일원 |
| 주요 체험 | 수막새 만들기, 돌 뜨기, 성벽 쌓기, 돌 나르기, 문양 찍기, 방상시 가면공방, XR버스, 복식 체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