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막는 전세사기

경기도가 부동산 거래 경험이 부족한 청년과 무주택 도민을 전세사기와 기획부동산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거래 안전망을 가동했다.
경기도는 2026년 10월 1일부터 공공·민간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종합 분석하는 ‘경기 안심 부동산’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 시세, 임대인 신용정보 등을 한데 모아 계약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위험 요소를 분석하는 서비스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 안심 부동산은 계약 전 권리분석부터 계약 후 등기 변동 추적까지 부동산 거래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전국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주거 안전망이다. 2026년 12월까지 시범 운영하며 개선 사항을 보완한 뒤 2027년 1월 1일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주소와 보증금으로 확인하는 거래 위험
경기 안심 부동산의 핵심 기능은 임차를 원하는 주택의 주소와 보증금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계약 전 권리분석 보고서’를 즉시 생성하는 것이다. 부동산 계약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여러 자료를 일일이 대조하지 않고 주요 위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권리분석 보고서는 다음 내용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 등기상 소유자와 계약 당사자가 일치하는지 여부
- 압류와 가압류 등 소유권을 제한하는 사항
- 해당 주택의 위반건축물 여부
- 먼저 설정된 근저당권의 규모
- 주택 시세와 전세보증금의 비율
-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가능 여부
특히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는 상황까지 고려해 보증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필요한 담보 여력을 진단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지도 함께 안내한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주택이라면 위험 사실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계약 과정에서 근저당권 말소 조건을 어떻게 협의할 수 있는지 등 임차인이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 방안도 제공한다.
인공지능과 공인중개사의 이중 확인
이 서비스는 인공지능 분석과 현장 공인중개사의 확인·설명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공지능이 공공·민간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만들면 공인중개사가 현장에서 확인해야 하는 정보를 보완해 임차인에게 설명하는 구조다.
공인중개사는 현장 점유 관계와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 실제 건축물 상태 등을 추가로 살핀다. 문서에 나타난 권리관계뿐 아니라 현장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까지 함께 다루며 거래 위험을 이중으로 점검한다.
완성된 보고서는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임차인에게 무료로 전달된다. 임차인은 계약을 결정하기 전에 보고서 내용을 확인하고, 공인중개사의 설명을 바탕으로 주택의 권리관계와 위험 요인을 살펴볼 수 있다.
흩어진 부동산 정보를 한 화면에
기존에는 매물 시세와 주변 편의시설, 안전 지도, 등기부 권리관계 등을 확인하려면 서로 다른 공공·민간 서비스를 각각 찾아야 했다. 경기 안심 부동산은 여러 곳에 흩어진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서 확인하도록 통합했다.
서비스 화면은 지리정보시스템 지도를 기반으로 구성됐다. 이용자는 지도에서 시세 자료와 주변 거주 환경, 위험 분석 보고서를 함께 조회할 수 있다. 복잡한 부동산 정보를 한곳에서 비교할 수 있어 초보 임차인도 거래 대상 주택의 위험 정도를 보다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계약을 서두르기 전에 소유권과 근저당권, 보증금 비율, 보증 가입 가능성을 차례로 확인하도록 지원한다는 점이 서비스의 중심이다. 정보 부족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을 줄이고 계약 당사자가 확인해야 할 항목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시범 운영에서 드러난 보완 과제
다만 시범 운영 초기에는 특정 지역을 검색했을 때 인공지능 사전 권리분석이 아직 끝나지 않은 주택이 상당수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매물은 이용자가 원하는 시점에 분석 보고서를 곧바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용자가 직접 매물을 등록하고 권리분석을 신청하는 기능은 마련돼 있다. 그러나 행정 자료를 수집하고 관계 시스템과 연계하는 과정에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정식 운영에 앞서 사전 분석이 완료된 매물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주요 보완 과제로 제시됐다.
자동 정보 연계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의 행정 정보도 순차적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주택 유형에 따라 정보 구조가 다른 만큼 시범 운영 기간에 데이터 연계 범위를 넓히고 분석 결과의 활용성을 높이는 작업이 진행된다.
2027년 월세와 매매까지 확대
경기도는 2026년 12월까지 이어지는 시범 운영 기간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KB국민은행, 한국평가데이터 등 협약 기관과 협력한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관련 데이터의 연계 체계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2027년 1월 1일 정식 운영이 시작되면 서비스 범위는 현재 중심인 전세 거래에서 월세와 매매 거래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전세 계약뿐 아니라 다양한 주거·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권리관계와 위험 요소를 확인할 수 있도록 기능을 넓히는 구상이다.
경기 안심 부동산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이 부동산 계약 과정에서 겪는 정보 격차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시에 공인중개사가 설명해야 할 내용을 체계화해 거래 당사자가 핵심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인공지능의 데이터 분석과 공인중개사의 현장 확인을 결합한 이번 시범 사업은 계약 전 위험 진단, 현장 설명, 계약 후 등기 변동 추적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경기도는 시범 운영에서 확인된 매물 자료와 행정 정보 연계 문제를 보완한 뒤 2027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