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야구 꿈의 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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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야구 꿈의 계보

남양주에서 시작해 다음 세대로 이어진 야구

2003년 창단한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은 2026년까지 24년째 활동을 이어온 남양주의 대표적인 유소년 야구단이다. 전국대회 우승과 전문선수 육성이라는 성과를 쌓는 동시에,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운동을 시작하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왔다.

권순일 감독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창단 이후 야구단을 거친 남양주 지역 유소년과 청소년은 약 5,000명이다. 이 가운데 약 200명이 전문선수로 성장했으며, 거의 매 기수에서 1명에서 3명가량의 졸업생이 프로야구 무대에 진출했다.

이곳은 처음 글러브를 끼는 어린이에게는 야구 입문 공간이고, 전문선수를 목표로 하는 선수에게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과 프로 무대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전문선수의 길을 선택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친구들과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생활체육 공간이기도 하다.

야구단의 운영에는 선수와 지도진뿐 아니라 학부모, 졸업생, 남양주시, 남양주시체육회와 지역사회의 관심이 함께해왔다. 새로운 선수와 학부모가 합류하고 졸업생이 떠나는 과정이 반복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형성된 경험과 팀 문화는 다음 기수로 전해지고 있다.

전국대회에서 이어온 꾸준한 경쟁력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은 2024년과 2025년 여러 전국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했고, 2026년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권 감독은 특정한 한 경기보다 여러 세대의 선수들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유지했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있다.

대회주요 기록의미
화성시장기9차례 대회 중 5차례 결승 진출, 4차례 우승선수 구성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상위 성적 유지
태백 개최 대회최근 8차례 가운데 4차례 우승, 2차례 준우승8번 중 6번 결승 무대 진출
남양주시장기 전국리틀야구대회2016년부터 2023년까지 패배 없이 우승 지속지역의 이름을 걸고 열린 대회에서 세운 기록

앞선 선수들이 만든 성적은 후배들의 구체적인 목표가 된다. 선수와 지도진은 선배들의 기록을 알고 대회를 준비하며, 한 기수가 세운 성과는 다음 기수의 동기와 팀의 전통으로 연결된다.

남양주시를 대표해 전국 선수들과 경쟁한다는 점도 어린 선수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요소다. 야구단은 우승 기록을 단발적인 결과로 보지 않고, 여러 세대가 함께 쌓은 역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승보다 넓은 의미를 지닌 이어짐

권 감독은 야구단의 지난 20여 년을 설명하는 말로 ‘이어짐’을 꼽았다. 남양주에서 시작한 야구가 누군가에게는 전문선수의 경력으로,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도자의 길로 이어졌다. 생활체육을 선택한 졸업생에게는 성인이 된 뒤에도 즐기는 평생 스포츠로 남았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생활체육으로 야구를 시작해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약 10년 동안 활동한 사례도 있다. 졸업 후 사회인야구를 즐기다가 운동장을 다시 찾는 이들도 있다. 이는 프로선수 배출만이 유소년 스포츠의 성과는 아니라는 야구단의 방향을 보여준다.

어린 시절 한 가지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는 동안 학생들은 친구를 만나고 공동의 목표를 세운다. 승리와 패배를 함께 경험하고 팀 안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도 익힌다. 야구단은 이러한 경험이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 생활까지 이어지는 것 역시 중요한 결과로 보고 있다.

선수에서 선배로, 제자에서 지도자로, 유소년 야구에서 생활체육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이 축적한 핵심 자산이다.

같은 유니폼에서 현실이 된 프로의 꿈

남양주시리틀야구단 출신 가운데 한화 이글스 정우주 선수는 지역에서 야구를 시작해 프로 무대에 오른 대표적인 사례다. 권 감독에 따르면 정우주 선수는 어린 시절 또래보다 체격이 특별히 크거나 처음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보인 선수는 아니었다.

다만 기본기가 탄탄했고 공을 다루는 감각이 좋았다. 승부욕과 성실함도 강했다. 쉬는 날에도 운동장에 나와 스스로 달리기 훈련을 했고, 경기나 훈련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눈물을 보일 만큼 야구를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는 설명이다.

정우주 선수는 좋은 기본기와 꾸준한 노력으로 장점을 키워 프로선수로 성장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운동장에서 훈련했던 선배가 프로야구에서 뛰는 모습은 현재 선수들에게 프로의 꿈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방송이나 경기장에서 보는 프로선수는 어린이에게 멀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자신과 같은 장소에서 출발한 선배의 사례는 프로 진출이 막연한 동경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전한다.

프로선수와의 만남이 남긴 경험

프로야구 선수들의 재능기부와 교류도 이어졌다. LG 트윈스 임찬규 선수와 오지환 선수는 야구단을 방문해 어린 선수들과 운동하며 경험을 나눴다. 오지환 선수는 선수들을 위한 물품도 기부했다.

고우석 선수는 미국 진출 전까지 팬클럽과 함께 매년 겨울 야구단을 찾아 재능기부와 물품기부를 계속했다. 어린 선수들이 평소 훈련하는 야구장에서 프로선수를 직접 만나 기술을 배우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자리다.

야구단은 기술 습득뿐 아니라 프로선수가 후배들을 위해 다시 현장을 찾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모습 자체에도 교육적 의미를 두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받은 관심을 기억하고 성장한 뒤 다시 후배와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흐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보다 3년 뒤와 5년 뒤를 보는 육성

권 감독이 선수 육성에서 중시하는 기준은 지금 가장 잘하는 선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선수를 기르는 것이다. 리틀야구 시기의 기량만으로 프로 진출 가능성을 단정할 수 없고, 현재 부족한 점이 있다고 해서 성장 가능성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수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에도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스스로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도진은 당장의 경기력과 함께 선수의 3년 뒤, 5년 뒤를 고려한다. 리틀야구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는 데 그치지 않고, 팀을 떠난 이후에도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돕는다는 원칙이다.

대회에 출전한 만큼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다룬다. 목표를 세우고 경쟁하며 노력에 따른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경험은 스포츠가 제공할 수 있는 배움이기 때문이다.

다만 권 감독은 승리가 어린 선수보다 앞설 수 없다고 강조한다. 한 경기의 결과를 위해 선수의 다음 성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홈런 수나 안타 기록뿐 아니라 실패 뒤 다시 준비하는 태도, 더 뛰어난 동료를 인정하는 자세, 팀을 위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경쟁과 좋은 스포츠 경험의 균형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은 전국대회 성적과 선수의 성장, 좋은 스포츠 경험을 서로 반대되는 목표로 보지 않는다. 스포츠에 경쟁이 존재하는 만큼 대회에서는 승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되, 결과만으로 어린 선수의 경험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공동의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준비하는 경험
  • 승리했을 때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는 과정
  • 패배한 뒤 원인을 돌아보고 다시 준비하는 태도
  • 자신보다 뛰어난 동료와 상대를 인정하는 자세
  • 팀에서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경험
  • 친구들과 함께 목표에 도전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

권 감독이 말하는 좋은 유소년 스포츠는 경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좋은 경쟁을 경험하도록 하는 데 가깝다. 잘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일과 야구를 오랫동안 좋아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일이 함께 이뤄지는 환경을 지향한다.

선수가 지도자로 돌아오는 선순환

남양주시리틀야구단 출신 제자들 가운데 일부는 현재 코치로 활동하며 어린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자신이 선수로 입었던 유니폼을 다시 입고 지도자로 운동장에 서는 셈이다. 이곳에서 지도 경험과 역량을 쌓은 뒤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 상급학교 지도자로 진출한 졸업생도 있다.

야구단은 선수를 상급학교나 프로 무대로 보내는 일과 함께 좋은 지도자를 길러내는 일도 다음 세대의 선수를 키우는 과정으로 본다. 남양주에서 성장한 선수가 지도자로 돌아오고, 그 지도자가 새로운 어린 선수를 성장시키는 구조다.

전문선수로 성장한 졸업생은 자신의 경험을 후배에게 나눌 수 있다. 생활체육을 선택한 졸업생은 성인이 된 뒤에도 야구를 즐기며 지역 스포츠문화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진로는 서로 달라도 남양주에서 얻은 스포츠 경험이 각자의 방식으로 다음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점은 같다.

지역이 한 어린이에게 제공한 좋은 경험이 그 사람에게서 끝나지 않고 다시 다음 세대에게 돌아오는 것이 야구단이 추구하는 선순환이다.

현장의 질문을 연구로 연결하다

권 감독은 오랜 기간 유소년 선수를 지도하면서 현장 경험만으로 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마주했다고 밝혔다. 어떤 어린이는 운동을 오래 이어가는 반면 다른 어린이는 중간에 그만두는 이유, 스포츠 제도와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는 방식, 지도자의 판단과 주변 환경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 등이 주요 질문이었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더 깊이 살피기 위해 스포츠사회학 공부를 시작했다.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사회학 박사과정에서 유소년 스포츠와 야구 현장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의 목적은 학위나 수상 자체보다 결과를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야구장에서 생긴 의문을 연구 주제로 삼고, 연구에서 얻은 내용을 어린 선수의 환경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활용하는 흐름을 추구하고 있다.

남양주 아이들의 좋은 출발점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은 앞으로도 남양주시를 대표해 전국대회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좋은 성적을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우승만으로 설명되는 팀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진 어린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야구 공동체로 남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남양주에서 처음 야구공을 잡은 어린이는 전문선수로 성장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학을 거쳐 프로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선수 생활 이후 지도자가 되어 후배를 가르칠 수도 있다. 전문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청소년기와 성인기까지 생활체육으로 야구를 계속할 수 있다.

야구단은 프로선수가 되겠다는 목표가 있어야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출발한 뒤 재능을 발견해 전문선수의 길을 선택하면 더 높은 무대로 나아가도록 돕고, 생활체육으로 즐기기를 원하면 친구들과 가능한 한 오랫동안 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역할이라는 입장이다.

학부모에게는 자녀가 당장 얼마나 뛰어난 기량을 보이는지만 보기보다, 야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는지를 함께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남양주시리틀야구단이 내세운 목표는 아이들에게 야구의 끝이 아니라 좋은 시작이 되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 동안 쌓인 경험이 선수와 지도자, 생활체육 참여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안에서 시작한 야구는 저마다 다른 꿈과 삶의 모습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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