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물들인 64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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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 물들인 64개 정원

가을빛이 번지는 양평 세미원과 두물머리 일원이 64개 정원을 품은 대규모 정원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2026 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세미원과 두물머리 일원에서 열렸다.

경기도와 양평군이 주최하고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정원 전시를 중심으로 정원산업전, 학술행사,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선보였다. 강과 연밭, 오래된 나무가 어우러진 두물머리의 자연환경에 여러 형태의 정원이 더해지면서 행사장은 가을 나들이객이 천천히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2026 경기정원문화박람회 개요

행사명2026 경기정원문화박람회
주제두물머리 사색
기간2026년 10월 16일부터 10월 19일까지
장소경기도 양평군 세미원 및 두물머리 일원
주최경기도, 양평군
주관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관람료무료, 박람회 기간 세미원 입장료도 무료
주요 내용정원 전시, 정원산업전, 학술행사, 체험 및 문화 프로그램

양평역에서 이어진 가을 나들이

행사 기간 양평역에는 박람회장을 찾은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관람객도 눈에 띄었고,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이동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셔틀버스가 운행돼 대중교통 이용자는 양평역에서 박람회장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세미원과 두물머리 일원은 방문객이 몰릴 때 주차와 교통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곳이다. 행사장은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했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방문객에게는 작은 기념품도 제공했다. 현장에서는 세미원부터 관람한 뒤 배다리를 건너 두물머리로 이동하는 동선이 안내됐다.

무료로 열린 세미원

박람회 기간에는 세미원 입장료가 면제됐다. 관람객들은 불이문을 지나 별도의 입장료 없이 정원 구역으로 들어갔다. 여름철 짙은 녹색으로 가득했던 세미원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했고, 붉은색과 노란색이 더해진 나무 사이로 관람 동선이 이어졌다.

세미원의 홍련지와 백련지에서는 여름을 채웠던 연꽃 대부분이 진 상태였지만, 일부 연꽃은 남아 계절의 변화를 보여줬다. 연꽃밭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꽃이 피어 있었고, 연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방문객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이 이어지면서 정원은 전시장이자 가을 풍경을 기록하는 장소가 됐다.

정영선 조경가의 초청작가정원

세미원에 조성된 정원 가운데 관심을 모은 곳은 초청 작가인 정영선 조경가의 작품이었다. 정영선 조경가는 선유도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호암미술관 희원 등 국내의 여러 정원과 공원 조성에 참여한 인물로 소개됐다. 작품을 보기 위해 해당 정원을 찾은 관람객도 적지 않았다.

이 정원은 새로운 수종을 대거 들여오는 방식보다 세미원에서 본래 자라던 식물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원에서는 팥배나무와 귀룽나무, 가침박달, 갯쑥부쟁이, 미나리아재비 등을 볼 수 있었다. 관람로에 사용된 침목도 세미원에 있던 자재를 재활용해 조성했다.

정원의 색채는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 흰색의 네 가지 색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식물마다 다른 높이와 형태,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색이 하나의 장면을 이루면서 기존 세미원의 자연과 새롭게 조성한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25명의 정원해설가가 전한 이야기

이번 박람회에는 25명의 정원해설가가 참여했다. 정원마다 해설사가 배치됐으며 오전 10시와 11시, 오후 2시와 3시, 4시에 정해진 해설이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식물의 특징과 정원 구성 방식, 작품에 담긴 내용을 들으며 정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초청작가정원을 시작으로 매력정원과 교류정원, 한국정원사협회 정원까지 연결해 관람하는 약 1시간 길이의 해설 코스도 운영됐다. 정원에 관한 사전 지식이 많지 않아도 안내에 따라 식물의 종류와 배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해설이 이어지는 동안 평소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풀잎과 나무 한 그루에도 관람객의 시선이 머물렀다.

온실과 휴식 공간

지난여름 공사가 진행되던 세미원 온실도 관람 동선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완공 전 단계였지만 주변에는 맨발걷기 길이 조성돼 있었고, 한쪽에는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정원 사이를 오래 걸은 관람객들이 잠시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세미원에서 두물머리 방향으로 이동하는 구간에는 플리마켓과 먹거리 장터가 들어섰다. 정원 관람과 함께 소품을 살펴보거나 먹거리를 접할 수 있어 전시 중심의 공간에 장터 분위기가 더해졌다. 상춘원에는 분재를 비롯한 전시물이 놓여 관람객의 발길을 이끌었다.

배다리 건너 만나는 두물머리 정원

관람 동선은 세미원에서 배다리를 건너 두물머리로 이어졌다. 두물머리에 들어서면 기업정원을 포함한 여러 정원 작품이 연밭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정원이 주변의 물과 식생을 가리지 않고 어우러져 천천히 머물며 살펴볼 수 있는 풍경을 만들었다.

두물머리 관광안내소에서는 꽃화분 스티커를 활용한 행사와 작은 기념품 제공이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정원 구역을 따라 이동하며 스티커를 모은 뒤 관광안내소를 찾았다. 박람회 관람 동선과 두물머리의 주요 지점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었다.

느티나무 아래 공연과 문화체험

두물머리를 상징하는 느티나무 아래에서는 공연이 펼쳐졌다.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나뭇잎 아래에 관람객이 모였고, 정원을 걷던 이들이 잠시 멈춰 공연을 지켜봤다. 자연경관과 문화 프로그램이 한 공간에서 이어지며 박람회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메타세쿼이아 잔디밭에도 정원이 조성됐다. 곧게 뻗은 나무와 넓은 잔디밭 사이에 다양한 식물과 시설물이 배치돼 세미원 구역과는 또 다른 장면을 보여줬다. 두물머리의 상징으로 알려진 액자 형태의 사진 촬영 공간도 꽃과 정원 요소로 장식돼 관람객들이 차례로 사진을 남겼다.

행사장 안쪽에는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가 마련됐다. 작은 공연장 주변에는 편안히 앉을 수 있는 빈백이 놓여 가족 관람객들이 쉬면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문화체험 구역도 넓게 운영돼 정원 감상에 체험과 공연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64개 정원이 채운 두물머리

박람회에서 선보인 정원은 모두 64개였다. 초청작가정원과 매력정원, 교류정원, 기업정원, 한국정원사협회 정원 등 성격이 다른 작품들이 세미원과 두물머리 곳곳에 배치됐다. 각 정원은 식물의 종류와 색, 시설물, 주변 풍경을 활용해 저마다 다른 개성을 드러냈다.

한곳에 집중된 전시가 아니라 세미원과 배다리,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넓은 구간에 정원들이 자리해 관람 자체가 산책으로 이어졌다. 연밭과 강 풍경, 메타세쿼이아 잔디밭, 느티나무가 작품의 배경이 됐고, 관람객들은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형태의 정원을 마주했다.

정원 전시에 산업과 학술행사, 체험, 공연을 결합한 이번 박람회는 양평의 대표 관광지인 세미원과 두물머리의 장소적 특성을 살렸다. 경기도와 양평군이 마련한 공공 정원문화 행사가 기존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며 가족과 일반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을 문화공간을 선보였다는 점이 두드러졌다.

세미원과 두물머리 위치

  • 세미원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 두물머리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리

세미원에서 시작해 배다리를 지나 두물머리까지 이어지는 관람 동선에서는 정원과 연밭, 강변 풍경을 차례로 만날 수 있었다. 선선한 계절과 단풍, 문화공연이 어우러진 행사장에는 정원을 감상하고 사진을 남기며 가을 하루를 보내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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