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산성 승전의 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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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성 승전의 길을 걷다

오산의 역사와 향토문화를 시민 참여형 공연으로 풀어낸 제17회 오산 독산성 문화제가 2026년 10월 24일부터 25일까지 고인돌공원에서 열렸다. 2년 만에 다시 열린 문화제는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시간을 걸어 만나는 역사, 시간산책 오산이었다. 독산성에 전해지는 승전 이야기를 담은 역사마당극을 비롯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승전 길놀이, 지역 주민들이 복원하고 전승해 온 금암거북놀이가 차례로 펼쳐졌다. 전통연희와 대중음악 공연, 역사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비롯한 시민들은 무대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렬과 체험에 참여했다. 행사장에서는 농악 소리와 승전 깃발이 어우러졌고, 전통문화와 지역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접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틀 동안 이어졌다.

독산성 역사를 담은 마당극

첫날인 10월 24일에는 독산성 역사마당극이 무대에 올랐다. 마당극은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독산성에서 기지를 발휘해 왜군을 물리쳤다고 전해지는 세마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권율 장군은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말에 흰쌀을 끼얹었다. 성안에 물이 충분해 말을 씻길 정도인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왜군을 속였다는 내용이다. 문화제는 이러한 독산성의 이야기를 무대 언어로 풀어 시민들이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다.

기록과 이야기로 전해지던 독산성의 역사가 배우들의 움직임과 대사를 통해 관람객 앞에 펼쳐졌다. 시민들은 마당극을 관람하며 독산성의 승전 과정과 세마 일화가 지닌 의미를 되새겼다.

시민이 함께한 승전 길놀이

역사마당극에 이어 승전 길놀이가 진행됐다. 길놀이는 시민들이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승전 행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시민참여단과 외미걸립농악보존회가 행렬을 이끌었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농악 연주에 맞춰 승전 깃발을 들고 장미뜨레에서 주무대까지 약 230m를 걸었다. 농악대의 장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러 세대의 시민이 같은 길을 걸으며 승전의 의미를 나눴다.

길놀이는 독산성의 이야기를 무대 안에만 두지 않고 축제 현장 전체로 확장한 프로그램이었다. 참가자들이 직접 깃발을 들고 행진하면서 역사마당극에서 접한 내용을 몸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어진 개막식에서는 조용호 오산시장이 권율 장군의 세마 의식을 직접 재현했다. 독산성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시민들 앞에서 다시 선보이며 문화제의 역사적 주제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명인의 줄타기로 만난 전통연희

10월 24일에는 권원택 명인의 전통연희 줄타기도 펼쳐졌다. 권 명인은 줄 위에서 여러 기예를 선보이는 한편 재치 있는 입담으로 관람객들과 호흡했다.

관람객들은 줄 위에서 이어지는 동작을 지켜보며 전통연희의 긴장감과 흥겨움을 함께 느꼈다. 기예와 말이 어우러진 공연은 전통 줄타기가 단순히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과 소통하는 연희라는 점을 보여줬다.

마을의 평안을 비는 금암거북놀이

둘째 날인 10월 25일에는 오산을 대표하는 향토 민속놀이인 금암거북놀이가 진행됐다. 거북놀이는 예로부터 한가위에 수숫대를 엮어 거북 모양을 만들고,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 마을 곳곳을 돌던 민속놀이다.

이 놀이에는 주민들의 무병장수와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다. 금암거북놀이는 금암동을 중심으로 지역 주민들이 함께 복원하고 전승해 온 향토문화이기도 하다.

이번 문화제에서는 주민들이 지켜온 전통놀이를 시민들과 나누고, 거북놀이의 유래와 공동체적 의미를 알리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역 주민의 참여로 이어져 온 문화가 축제 무대에서 다시 펼쳐지면서 오산 고유의 전통을 여러 세대가 함께 접할 수 있었다.

금암거북놀이는 독산성의 승전 역사와 더불어 오산의 또 다른 문화적 뿌리를 보여줬다. 역사적 사건을 재현한 마당극과 길놀이, 주민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놀이가 한 행사 안에서 이어지며 지역문화의 여러 모습을 소개했다.

조선팝과 대중음악이 채운 무대

개막 축하공연에서는 서도밴드와 코요태가 무대에 올랐다. 서도밴드는 전통음악에 팝을 접목한 조선팝 공연을 선보였으며, 아리랑 등을 무대에서 들려줬다.

전통음악의 요소를 현대적인 음악과 결합한 공연은 문화제의 역사적 주제와 대중적인 축제 분위기를 연결했다. 이어 코요태가 공연을 펼치며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무대를 꾸몄다.

10월 25일에는 가수 임창정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열기를 이어갔다. 독산성의 역사와 향토 민속놀이를 중심에 둔 행사에 대중음악 공연이 더해지면서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구성이 마련됐다.

직접 만들고 입어본 역사 체험

행사장에서는 공연 관람과 함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역사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무관 복식 체험과 나만의 승전 깃발 만들기 등이 마련됐다.

무관 복식 체험은 시민들이 옛 복식의 형태를 가까이에서 살펴보고 직접 착용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승전 깃발 만들기에서는 참가자들이 독산성 승전의 상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독산성의 역사를 설명으로만 전달하지 않고 옷과 깃발 같은 구체적인 요소를 통해 경험하도록 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체험에 참여하며 공연에서 다룬 역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사마당극에서 이야기를 보고, 길놀이에서 승전 행렬을 걷고, 체험 공간에서 복식과 깃발을 만나는 흐름이 이틀간 이어졌다. 시민 참여를 중심에 둔 구성이 독산성의 역사와 지역 전통문화를 한층 가깝게 전달했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

제17회 오산 독산성 문화제는 독산성의 승전 역사를 공연으로 소개하고 시민들이 길놀이와 체험에 참여하는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금암거북놀이와 전통 줄타기까지 더해져 오산의 역사와 향토문화를 폭넓게 조명했다.

조용호 오산시장은 2년 만에 다시 열린 독산성 문화제에 함께한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 문화제가 독산성의 역사와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앞으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인 독산성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한편, 시민들이 그 가치를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틀간의 문화제는 독산성을 과거의 유산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오늘의 시민들이 함께 만나고 경험하는 지역문화로 소개했다. 승전의 기억을 담은 마당극과 길놀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금암거북놀이, 시민 체험이 어우러지며 오산의 역사와 전통을 공유하는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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