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이 키운 평택의 가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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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이 키운 평택의 가을길

경기대로 곁에 펼쳐진 가을 풍경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돌고 낮에는 따스한 햇살이 이어지는 가을, 평택 경기대로 주변에도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높고 맑은 하늘 아래 들녘의 벼는 황금빛으로 익었고, 도로 주변의 나무는 붉고 노란 단풍으로 물들었다. 바닥에는 먼저 떨어진 낙엽이 쌓여 한층 깊어진 가을 분위기를 전했다.

평택시의 주요 간선도로인 경기대로는 평택 유천동에서 화성 병점까지 이어지는 국도 1호선 구간이다. 평택항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대규모 산업단지와 주거지를 연결해 물류와 통근 차량의 이동이 많은 교통축으로 기능한다.

차량 통행이 이어지는 대로변이지만, 도로를 따라 자란 커다란 가로수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생이 녹지 경관을 형성한다. 울창한 나무 아래로 이어지는 보행 구간에서는 도로의 분주함과 가을 자연의 차분한 풍경이 함께 관찰된다.

도시의 빗물을 품은 다솜근린공원

경기대로변을 따라 조성된 다솜근린공원은 평택 비전동 소사벌 택지 안에 자리한 생활형 공원이다. 이곳에는 도시의 빗물을 모으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물순환 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다솜근린공원은 물순환 스마트 그린도시 사업으로 조성됐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처럼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면이 늘어나며 발생할 수 있는 침수와 온도 상승,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에 대응하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원에는 빗물정원과 투수 블록 포장, 저류경계 블록 구간, 실개천 등이 조성됐다. 빗물정원은 빗물을 모아 식물의 생육과 토양의 수분 유지에 활용하며, 투수 블록 포장은 빗물이 지면 아래로 침투하도록 도와 지하수 보충에 기여한다. 저류경계 블록 구간은 빗물의 흐름을 조절해 침수를 예방하고, 실개천은 공원 안의 물순환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식물과 토양이 작동하는 빗물정원

다솜근린공원의 빗물정원에는 도시 물순환을 돕는 친환경 정원의 기능과 역할을 설명하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빗물정원은 소관목과 초화류 등 여러 식물을 심은 기능성 정원으로, 주변에서 흘러온 빗물을 모아 지하로 천천히 스며들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는 식재된 식물과 자갈층, 토양층이 함께 작용한다. 도로나 주변 공간에서 빗물과 섞여 흘러오는 오염물질인 비점오염을 줄이고, 빗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현상을 완화한다. 버려질 수 있는 빗물을 자연스럽게 정화하고 저장해 도시 녹지에 다시 활용하는 구조가 공원의 주요 특징이다.

공원에 조성된 식생도랑도 같은 목적을 지닌다. 식생도랑은 도로와 보도에서 발생한 빗물을 모아 땅속으로 침투시키는 화단 형태의 도랑이다. 토양과 식물의 여과 및 흡착 작용으로 오염물질을 줄이고 빗물의 자연 침투를 돕는다.

식생도랑에 심은 식물은 물순환 기능을 담당하는 동시에 도로 주변에 녹지를 형성한다. 이에 따라 빗물을 관리하는 기반 시설이 휴식 공간과 경관 요소의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종이배와 실개천이 만든 공원 경관

다솜근린공원에는 여러 조형물과 하얀 종이배 모양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작은 분수대도 마련돼 있어 여름철에는 물이 전하는 시원한 경관을 더한다. 친환경 물순환 기술로 조성된 실개천은 공원의 녹지와 어우러져 산책 동선을 따라 이어진다.

다솜근린공원의 물순환 체계는 빗물을 자연적으로 정화하고 저장한 뒤 공원 조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빗물정원과 식생도랑, 실개천과 투수 포장이 각각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하나의 물순환 공간을 이룬다.

산책로 중간에는 생활체육시설도 배치돼 있다. 시민들은 가로수와 야생화, 물길이 이어지는 공간에서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다.

약 2킬로미터의 평탄한 산책로

경기대로 2구간에서 1구간까지 이어지는 선형 산책로의 길이는 약 2킬로미터다. 큰 경사가 없는 평탄한 길로 조성돼 유모차와 휠체어가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산책로 주변에는 계절마다 다르게 피어나는 야생화와 울창한 가로수가 자리한다. 가을에는 단풍 든 나무와 길 위에 내려앉은 낙엽이 산책로의 분위기를 바꾼다. 나무가 빽빽하게 이어진 일부 구간에서는 대로변이라는 사실이 두드러지지 않을 만큼 녹지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경기대로를 건너 이어지는 보행 구간에서도 울창한 나무와 쌓인 낙엽을 볼 수 있다. 차량 이동이 많은 간선도로 주변에 보행과 휴식이 가능한 녹지축이 조성돼 있다는 점이 이 구간의 특징이다.

억새와 수크령이 물든 너울공원

다솜근린공원에서 산책로를 따라가면 너울공원으로 이어진다. 너울공원에는 다솜근린공원과 다른 가을 식생 경관이 조성돼 있다. 대표적인 식물은 억새와 수크령이다.

가을이 되면 억새와 수크령의 은빛 꽃이 피고, 길게 자란 줄기와 꽃이 바람을 따라 흔들린다. 산책로 주변에 넓게 자리한 식물이 계절감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공원 안에는 차분한 가을 풍경이 형성된다.

수크령은 뿌리가 깊고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토양 정화와 빗물 침투를 돕기 때문에 평택시의 빗물정원과 식생도랑 같은 친환경 시설에 활용된다. 비점오염을 줄이고 토양을 안정시키는 데도 기능한다.

생활공원과 물순환 정책의 만남

다솜근린공원 경기대로 2구간에서 1구간을 지나 너울공원까지 이어지는 길에서는 빗물정원과 식생도랑, 실개천, 야생화, 가로수, 억새와 수크령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평탄한 산책로와 생활체육시설은 시민의 일상적인 보행과 운동을 지원한다.

다솜근린공원과 너울공원은 빗물을 관리하는 환경 시설을 시민이 이용하는 산책 공간과 결합한 사례다. 다솜근린공원이 다양한 물순환 시설과 조형물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너울공원은 억새와 수크령이 만드는 가을 경관이 돋보인다.

경기대로 주변의 공원과 산책로에는 산업과 주거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의 기능, 빗물을 순환시키는 친환경 시설, 시민의 휴식을 위한 녹지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가을철에는 단풍과 낙엽, 은빛 억새가 더해지며 두 공원의 계절적 특성이 한층 분명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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