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피어난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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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이 피어난 도서관

책 한 권이 놀이로 확장되고, 시민의 기억이 새로운 그림책으로 완성됐다. 화성특례시 남양도서관 2층 로비에서는 그림책을 중심으로 활동해 온 도서관 동아리 ‘몽글몽글 책놀이터’와 ‘그린날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두 동아리는 활동 방식은 다르지만 책을 통해 사람과 경험을 연결한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몽글몽글 책놀이터는 어린이들과 그림책을 읽은 뒤 이야기와 관련된 놀이와 체험을 진행해 왔다. 그린날에는 회원 각자의 일상과 기억을 글과 그림으로 엮어 한 권의 그림책으로 완성했다. 로비에 나란히 마련된 전시는 읽기와 놀이, 기록과 창작으로 이어지는 그림책의 다양한 가능성을 구체적인 결과물로 소개한다.

그림책을 놀이로 확장한 활동

남양도서관 소속 동아리 몽글몽글 책놀이터는 그림책을 읽어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책 속 내용을 직접 만지고 만들며 경험할 수 있도록 활동을 구성했다. 전시장에는 동아리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도서관을 찾은 어린이들과 함께 읽은 책과 체험 작품이 배치됐다.

책과 작품을 함께 살펴보면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기, 음식 체험, 자연 관찰, 음악과 춤으로 이어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책을 낯선 학습 대상이 아니라 가까운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책의 소재를 여러 감각으로 경험하게 한 활동이다.

추석 이야기가 송편 작품으로

그림책 『추석 전날 달밤에』 옆에는 클레이로 만든 송편 바구니가 전시됐다. 어린이들은 그림책에 담긴 명절 전날의 풍경을 읽은 뒤 말랑한 클레이를 이용해 송편과 바구니를 표현했다.

책에 등장하는 추석의 정경이 손으로 빚은 작은 작품으로 이어지면서 읽은 내용을 구체적인 형태로 다시 만나는 시간이 마련됐다. 전시장에서는 그림책과 클레이 작품이 함께 놓여 있어 이야기와 체험의 연결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풍의 설렘을 담은 김밥

『소풍가는날』을 읽은 뒤에는 김밥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소풍이라는 주제를 책으로 접하고, 이어지는 활동에서 어린이들이 자신만의 김밥을 만들며 이야기의 즐거움을 표현했다.

읽고 대화하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직접 만드는 과정까지 이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소풍과 김밥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어린이들이 책의 장면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씨앗을 관찰하고 화분을 만들다

그림책 『씨앗』 주변에는 여러 종류의 씨앗 표본과 색종이로 만든 화분이 놓였다. 어린이들은 크기와 모양이 서로 다른 실제 씨앗을 살펴보고, 색종이를 활용해 각자의 화분을 제작했다.

작은 씨앗이 식물로 자라는 내용을 책으로 읽은 뒤 실물을 관찰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순서로 활동이 이어졌다. 전시된 씨앗과 화분은 그림책 속 자연 이야기가 관찰과 만들기로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책 속 곤충을 표본으로 관찰

『곤충찜질방』 옆에는 곤충표본 액자가 전시됐다. 액자에는 땅강아지와 왕바구미, 말매미, 버들하늘소 등 평소 가까이에서 세부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운 곤충의 표본이 담겼다.

어린이들은 책 속에서 접한 곤충을 실제 표본과 연결해 살펴볼 수 있었다. 곤충의 크기와 형태, 몸의 구조를 눈으로 관찰하도록 마련된 전시물로, 이야기 읽기와 자연 관찰이 하나의 활동 안에서 이어졌다.

책과 표본이 나란히 배치된 전시 구역에서는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기 위해 준비한 동아리의 활동 방식이 드러난다. 그림책에 등장하는 대상을 실물 자료와 연결함으로써 책 속 소재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

국악과 강강술래로 이어진 책

『호랑이따라 국악 따라』를 읽은 날에는 장구 연주를 듣고 강강술래를 함께 추는 활동이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책에서 만난 전통문화의 내용을 소리와 몸짓으로 경험했다.

그림책 읽기는 장구의 장단을 듣는 시간과 여럿이 원을 이루어 움직이는 강강술래로 이어졌다. 만들기 중심의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음악과 춤을 활용해 전통문화를 몸으로 접하도록 한 활동이었다.

매달 이어지는 어린이 그림책 시간

몽글몽글 책놀이터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남양도서관에서 활동한다. 어린이자료실을 중심으로 그림책과 놀이를 연결하며 어린이들과 만난다.

이번 전시는 한 차례의 행사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아리가 1년 동안 축적한 활동을 책과 작품으로 정리했다. 송편 바구니와 김밥, 색종이 화분, 곤충표본 등 소재가 서로 다른 전시물은 각 그림책의 내용에 맞춰 체험이 구성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시민의 기억을 그림책으로 기록

남양도서관 그림책 동아리 그린날에는 회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고, 다양한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글과 그림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모임이다. 동아리는 매월 둘째 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모여 그림책을 읽고 토론하며 관련 활동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기록’이다. 여덟 명의 회원이 자신의 일상과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한 여덟 권의 그림책을 선보였다. 지난해 창립한 그린날에가 마련한 두 번째 전시회로, 회원들이 글과 그림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정리한 결과물이 공개됐다.

여덟 명이 완성한 여덟 가지 이야기

전시장에 놓인 작품은 디지털 드로잉과 손그림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작됐다. 표현 도구와 이야기의 출발점은 각각 달랐지만, 모든 작품은 회원이 직접 고른 기억과 경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관람객은 책장을 넘기며 같은 ‘기록’이라는 주제가 서로 다른 글과 그림으로 표현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한쪽에는 손으로 그린 장면이, 다른 쪽에는 디지털 작업으로 완성한 화면이 이어지면서 작품마다 구별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망설임에서 출발한 용기

『용기』는 용기가 없다고 느낀 자신의 모습에서 출발한 그림책이다. 개인이 경험한 망설임과 주저함을 외면하지 않고 이야기의 소재로 삼아 글과 그림으로 구성했다.

이 작품은 거창한 사건보다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회원 개인의 감정이 그림책의 서사로 정리되면서 관람객이 천천히 책장을 넘겨볼 수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만든 책

『우리아빠 정래순』은 친아버지를 생각하며 제작한 그림책이다. 가족에 관한 기억과 마음을 글과 그림의 형식으로 담았다.

말로 모두 설명하기 어려운 가족의 기억을 장면과 문장으로 나누어 표현했다. 작품은 한 사람의 아버지에 관한 기억이 어떻게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는지 보여준다.

매향리의 기억을 담은 작품

『종구야! 탄피주우러가자!』는 매향리의 폭력과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만든 작품이다. 개인적인 회상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이 간직한 아픔과 주민의 기억을 그림책으로 기록했다.

이 작품을 통해 그림책이 어린이만을 위한 읽을거리에 한정되지 않고 개인과 지역이 지나온 시간을 담는 형식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의 기억은 글과 그림으로 정리돼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공개됐다.

첫 킥보드의 기억

『킥보드』에는 조심성이 많은 아이가 처음 킥보드를 탔던 날의 경험이 담겼다. 새로운 일을 처음 시도할 때 느낀 긴장과 설렘을 어린 시절의 한 장면으로 포착했다.

일상에서 지나칠 수 있는 작은 도전이 그림책의 중심 이야기가 됐다. 개인의 기억이 글과 그림으로 구체화되면서 다른 사람도 자신의 첫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이 밖에도 회원들의 서로 다른 기억과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됐다. 손그림과 디지털 드로잉이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내며 여덟 권의 책마다 고유한 흐름과 분위기를 만들었다.

전문가 지도 속에 다듬은 창작

그린날에는 2026년 한국도서관문화재단 예술동아리 지원사업에 선정돼 그림책 창작 역량을 키우는 기회를 얻었다. 회원들은 현직 그림책 작가인 김지연, 오윤정, 진시하 작가의 강연과 지도를 받았다.

강연과 지도에서는 그림책의 서사구조와 연출, 글과 그림의 호흡 등을 배우며 각자의 이야기를 구체화했다. 처음 떠올린 생각을 이야기의 순서에 맞게 구성하고, 문장과 화면을 조화롭게 배치해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회원들은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서로의 작품을 살펴보며 의견을 나눴다. 개인의 기억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동아리 안에서 피드백을 거친 뒤 시민과 공유하는 전시 작품으로 완성된 것이다.

지역사회로 넓어진 그림책 활동

그린날에는 회원들의 창작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2026년 9월에는 누림청소년문화의집과 함께 가족들이 직접 그림책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가족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찾고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며 그림책 제작 과정을 경험했다. 동아리 활동에서 쌓은 창작 경험이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전시와 지역 활동의 흐름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두 전시의 공통점

몽글몽글 책놀이터는 그림책을 놀이와 체험으로 확장해 어린이들이 책의 내용을 여러 방식으로 경험하도록 했다. 그린날에는 회원 개인의 기억과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해 시민들과 나눴다.

한 동아리는 함께 읽고 경험하는 즐거움을, 다른 동아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시의 형태와 참여 대상은 다르지만 책을 중심으로 시민과 시민을 연결한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남양도서관 2층 로비에는 어린이들의 체험 결과물과 시민 작가들의 그림책이 함께 놓여 있다. 관람 공간에서는 책이 읽는 대상에 그치지 않고 만들기와 관찰, 음악과 춤, 개인과 지역의 기록으로 넓어지는 과정을 차분하게 살펴볼 수 있다.

시민 문화활동이 자라는 도서관

두 동아리의 활동은 도서관이 책을 빌리고 읽는 기능과 함께 시민의 창작과 교류를 지원하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아리 회원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책을 읽고 활동을 기획하거나 자신의 작품을 다듬었고, 그 결과를 로비 전시를 통해 시민들과 공유했다.

어린이들이 만든 체험 작품에서는 그림책을 놀이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드러난다. 여덟 권의 창작 그림책에서는 개인의 기억이 기록으로 남고 다른 시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세대와 활동이 같은 공간에서 책을 매개로 이어진 모습이다.

남양도서관 위치와 활동 정보

시설화성시립남양도서관
위치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남양읍 역골중앙로 143
전시 장소남양도서관 2층 로비
몽글몽글 책놀이터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활동
그린날에매월 둘째 주 토요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활동

남양도서관에서 공개된 두 전시는 책 한 권에서 시작된 경험이 어린이의 놀이와 시민의 창작으로 이어진 결과를 보여준다. 도서관 동아리의 꾸준한 활동과 공공 문화공간의 지원이 만나 시민의 이야기를 지역사회와 나누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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