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효심과 수원행차 230주년 특별전
정조의 효심과 수원행차 230주년 특별전
수원화성박물관은 2025년 9월 23일부터 12월 14일까지 특별기획전 《천년효행, 그 8일》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30년 전인 1795년 정조의 을묘년 수원행차를 중심으로 효행 문화의 의미를 조명한다.
정조는 1789년 부친 사도세자의 묘호인 영우원을 수원 화산으로 옮겨 현륭원이라 명명하며 아버지에 대한 깊은 효심과 명예 회복을 실천했다. 1795년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는 해로, 정조는 어머니의 회갑연을 특별히 치르기 위해 여동생들과 함께 7박 8일간 수원으로 행차했다. 당시 왕실 여인들이 궁궐과 도성을 벗어나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으나, 정조는 이를 감행하며 조선 최대 규모의 왕실 행렬을 이끌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정조가 창덕궁을 떠나 수원으로 향하는 길을 그린 채색 반차도가 전시되어 있다. 행렬에는 혜경궁 홍씨의 가교, 정조대왕 어좌마, 청연·청선군주 가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6천 명의 조정 대신과 장용영 군사가 함께했다. 이는 단순한 행차를 넘어 유교 국가 군주로서의 효행과 백성에 대한 모범을 보여주는 행사였다.
전시에서는 정조가 행차 중 입었던 갑옷과 투구도 선보인다. 1795년 서장대에서 야간 군사 훈련을 지휘할 때 착용한 갑옷은 달빛 아래 황금빛으로 빛나며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또한, 수원행차 관련 길에 설치된 16개의 경계석 중 4개가 수원화성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처음으로 지지현 표석이 공개된다.
정조는 재위 기간 동안 어머니에게 여러 차례 존호를 올리며 공경을 표했다. 1795년 ‘휘목’ 존호를 올릴 때 사용한 옥인과 인통도 전시되어 있어 당시 왕실의 품격과 문화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는 8일간의 수원행차를 기록한 종합보고서로, 화성행궁 내사본에는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과 다양한 행사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전시에는 을묘년 수원행차의 총책임자였던 채제공 초상화도 포함되어 있다. 76세의 고령에도 국왕을 위해 헌신한 그의 모습은 정조와의 깊은 신뢰 관계를 보여준다. 채제공은 당시 낙남헌 양로연에서 혜경궁 홍씨를 위한 축수 시를 지어 을묘년 행차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영상관에서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제작한 8일간의 효도 여행을 재현한 영상이 상영된다. 영상에는 행렬을 지켜보는 백성들의 다양한 모습과 화성 행궁 봉수당 앞 축하 무대가 화려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국가유산청이 제공한 정조 국장 영상도 함께 공개되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역사적 장면을 볼 수 있다.
을묘년 행차는 오늘날에도 큰 행사로 이어져 서울, 수원, 화성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행사가 열린다. 수원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 기간에 8일간 능행차 재현행사가 진행되며, 이는 수원의 역사적 정체성을 계승하는 중요한 축제다. 시민들은 행렬을 보며 정조의 효심과 백성에 대한 사랑을 되새기며 마음의 문을 연다.
수원화성박물관 특별기획전 《천년효행, 그 8일》은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 21 수원화성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입장료는 성인 2,000원, 청소년과 군인은 1,000원이며 어린이와 65세 이상은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