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서 만난 가난과 연대의 이야기

2026 평택, 책을 택하다: 《일인칭 가난》과의 만남
지난 8월 26일 저녁,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도서관 1층 시청각실에서는 특별한 강연이 열렸습니다. 2026년 평택시 ‘함께읽는책’으로 선정된 《일인칭 가난》의 저자 안온 작가가 직접 시민들과 만나 책에 담긴 가난에 대한 깊은 이야기와 사회적 시선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가난을 넘어 사회적 연대로
안온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난을 단순한 개인의 고통이나 불행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 구조와 연결된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을 강조했습니다. 강연에서 그는 “나의 고통을 사회적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난이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교육, 노동, 복지, 경제적 조건 등 다양한 사회적 요인과 맞닿아 있음을 설명했습니다.
편견을 넘어 다양한 가난의 모습
작가는 가난을 바라볼 때 흔히 저지르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한 청중이 작가의 휴대전화가 고화질 촬영이 가능한 최신 기종임을 보고 “지금은 가난하지 않으신가요?”라고 묻자, 작가는 단순한 외형만으로 경제적 상황을 판단하는 오류를 지적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최신 기기를 사용할 수 있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도 검소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난을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능력주의와 가난 극복의 한계
또한 작가는 가난을 개인의 노력과 능력으로만 설명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그는 ‘당근을 먹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비유를 통해, 개인에게 억지로 적응을 강요하기보다 모두가 공평하게 당근을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가난을 ‘극복해야 할 개인의 결핍’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보 격차와 복지의 현실
강연에서는 디지털 정보 접근의 격차 문제도 다뤄졌습니다. 온라인 중심의 복지 서비스가 확대되는 가운데, 실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정보를 얻고 신청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예로,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지급받은 학생이 가정에 와이파이 환경이 없어 인터넷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소개되며,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적 지원과 직접적인 도움이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연대의 중요성
안온 작가는 가난을 단순히 불쌍히 여기는 시선을 넘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사회가 함께 변화를 모색하는 ‘연대’의 가치를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책에서 가난을 이야기의 시작과 끝에 배치하며, 마지막에는 연대를 남기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사회적 대화로 확장될 때, 가난에 대한 이해와 해결책도 깊어질 수 있음을 전했습니다.
시민과의 소통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질문이 오갔습니다. 작가가 좋아하는 작가와 글쓰기, 가난한 청소년에게 전하고 싶은 말, 교사로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돕는 방법 등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습니다. 작가는 무엇보다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대방의 선택과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를 권유했습니다.
도서관, 책과 삶을 잇는 공간
안온 작가는 도서관을 ‘살아 있는 유기체’로 비유하며,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곳을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공간임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경제적 여건으로 책을 구입하기 어려운 이들도 공공도서관을 통해 책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을 재확인했습니다.
책으로 시작된 사회적 대화
이번 ‘2026 평택, 책을 택하다’ 프로그램은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가와 시민이 직접 만나 생각을 나누며 독서의 의미를 확장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가난이라는 주제를 통해 개인의 이야기가 사회적 대화로 이어지고,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택시립 배다리도서관
경기도 평택시 죽백6로 20에 위치한 배다리도서관은 앞으로도 시민들이 다양한 책과 작가를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