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품은 계절의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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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품은 계절의 항아리

계절이 잠드는 시간

가을이 깊어지고 겨울이 다가오는 때, 화성시민대학 1층 서영기 달항아리 전시관에서 2026년 세 번째 전시인 계절이 잠드는 시간이 열리고 있다. 전시는 2026년 9월 29일 시작해 12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고요한 쉼과 삶의 순환을 주제로 삼았다. 사라짐과 남겨짐, 멈춤과 이어짐, 소멸과 희망이 함께 존재하는 자연의 흐름을 달항아리로 풀어낸 자리다. 약 20점의 작품이 차분한 전시 공간을 채우며, 관람객은 작품마다 다른 형태와 색채를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조선의 미를 잇는 달항아리

달항아리는 조선 후기 도자문화를 대표하는 백자 항아리다. 장식이 거의 없는 단정한 표면과 둥근 형태, 넉넉하면서도 안정적인 균형을 통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화려한 장식에 기대지 않고 형태 자체로 기품을 드러낸다는 점이 달항아리의 중요한 특징이다.

달항아리는 일반적으로 두 개의 반원형 몸체를 각각 만든 뒤 건조하고, 흙물로 위아래를 이어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고 설명된다. 두 부분이 하나로 결합되는 과정에서 완성되는 둥근 윤곽과 위아래 굽의 균형은 달항아리 특유의 온화한 인상을 만든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달항아리 고유의 은은하고 둥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무늬와 표현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백자의 인상과 작가만의 변화가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며, 작품 사이를 따라가는 관람객들의 움직임도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서영기 도예가의 작품 세계

서영기 도예가는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입체조형학과 교수로, 어린 시절 도자기촌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럽게 도예가의 길을 걸었다. 작업 초기에는 찻그릇 등을 주로 제작했으며, 이후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넓혔다.

그의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전통 제작 방식에 독창적인 표현을 더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의 단정한 기품을 간직한 항아리와 여러 무늬가 더해진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서로 다른 작품이 나란히 놓여 있지만 달항아리 특유의 부드러운 곡선과 안정감은 일관되게 이어진다.

가을, 새로운 미래는 좋으면 됐다, 달의 로망스, 사색과 치유 등 작품명에도 이번 전시의 주제가 담겼다. 각각의 작품은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의 관계를 표현한다. 관람객은 작품의 제목과 형태를 함께 살피며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증으로 넓어진 문화 향유

서영기 도예가는 화성시에 달항아리 작품 124점을 기증했다. 이를 계기로 화성시민대학 1층에 서영기 달항아리 전시관이 문을 열었고, 시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도자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기증 작품을 토대로 조성된 전시관은 우리 도자문화의 아름다움을 시민과 나누는 역할을 한다. 화성시가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전통 도예의 가치를 알리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시실은 작품의 둥근 실루엣과 표면의 섬세한 차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항아리의 앞과 옆을 천천히 비교하며 각 작품의 균형과 무늬를 살펴본다. 절제된 공간과 달항아리의 차분한 인상이 맞물리면서 전시 주제인 고요한 쉼이 선명하게 전해진다.

연계 체험 프로그램

전시와 연계한 상설 체험으로 나만의 소원 항아리 만들기도 운영됐다. 관람객이 소원 띠지에 소중한 바람을 적은 뒤 작은 항아리에 넣고, 백자갈로 덮어 복주머니에 담아 완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체험은 전시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됐으며, 2026년 9월 29일부터 재료가 소진될 때까지 진행되는 방식이다. 달항아리를 눈으로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작은 항아리에 각자의 바람을 담아보도록 구성됐다.

함께 이어지는 달항아리 전시

화성 서해마루 유스호스텔 마루홀 1층에서는 달의 잔상과 함께 전시가 별도로 열린다. 해당 전시는 2026년 9월 22일부터 11월 29일까지 진행된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달항아리의 조형성과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관람 정보

전시명2026년 3차 서영기 달항아리전 계절이 잠드는 시간
전시 기간2026년 9월 2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장소화성시민대학 1층 서영기 달항아리 전시관
소재지화성시 효행구 봉담읍 효행로 212
관람 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점심시간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휴관일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관람료무료

계절이 잠드는 시간은 조선 백자의 전통적인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표현, 계절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전시다. 시민에게 열린 공공 전시 공간에서 달항아리의 둥근 형태와 은은한 색, 작품에 담긴 사색과 치유의 의미를 차분하게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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