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숲 달리는 가을마차

높고 맑은 가을 하늘이 펼쳐진 2026년 10월 17일 토요일, 화성특례시 비봉면에서 제17회 화성 비봉갈대숲축제가 열렸다. 비봉면 주민자치회가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비봉체육공원 운동장과 인접한 비봉습지공원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공연과 체험, 전시, 지역 농산물 판매를 한자리에서 선보였다.
축제의 중심에는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즐기는 지역 공동체 프로그램이 있었다. 주민들이 준비한 무대와 체험 공간이 운동장 곳곳을 채우면서 비봉면의 생활문화와 가을 정취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가을 흥을 돋운 공연 무대
축제장에서는 트롯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사물놀이와 탱고 공연이 이어졌다. 힘찬 장단과 다채로운 움직임이 넓은 운동장에 활기를 더했고, 관람객들은 무대 주변에 머물며 공연을 지켜봤다.
하늘에는 커다란 대형 연이 떠올라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연의 크기와 움직임은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 관람객의 시선도 끌었다. 무대 공연과 하늘의 대형 연이 함께 어우러지며 축제장에는 밝고 신명 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운동장 한쪽에는 푸드트럭 4대가 자리했다. 관람객들은 축제를 둘러보다 치킨과 다코야키, 커피 등을 주문해 간단히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공연 관람과 체험 사이에 쉬어 갈 수 있는 먹거리 공간으로 활용됐다.
세대가 함께한 체험 공간
체험 부스는 연령과 관심에 따라 골라 참여할 수 있도록 폭넓게 구성됐다. 볼펜 꾸미기 체험에서는 참가자가 직접 장식을 골라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만들었다. 닥종이 수공예와 규방 조각보를 활용한 소품 만들기 공간에는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에 관심을 보이는 성인 관람객들의 참여가 이어졌다.
꽃차 시음 부스에는 색감이 고운 꽃차가 마련됐다.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꽃의 모습과 은은한 차 향이 체험 공간에 차분한 분위기를 더했다.
태양광 장난감 자동차 만들기에서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부품을 맞추며 조립 과정에 집중했다. 가족이 한자리에서 제작 과정을 함께 살펴보고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
이 밖에도 뻥튀기로 모양 만들기, 비즈공예, 한복 입기, 전통놀이, 꽃 화분 만들기 등 손으로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여러 부스를 차례로 둘러볼 수 있어 짧은 관람에 그치지 않고 축제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이어갈 수 있었다.
민화와 소묘로 만난 지역 예술
비봉면 주민자치센터 민화 수업과 연계한 공간에는 여러 점의 민화 작품이 전시됐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시간도 마련돼 작품을 감상하는 데서 나아가 민화의 표현 방식을 가까이 접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작품과 재료를 세심하게 살피며 체험에 집중했다.
유포리 미대생들이 그린 소묘 작품도 전시됐다. 선과 명암을 활용한 작품들은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표현의 세부를 살펴볼 수 있도록 소개됐다. 한쪽에서는 캘리그래피 시연이 진행돼 글씨가 완성되는 과정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과 제작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시연이 함께 마련되면서 지역 예술을 보다 친근하게 접할 수 있었다.
비봉의 농산물을 담은 장터
예술참여분과가 운영한 플리마켓에서는 비봉 지역의 농산물도 만날 수 있었다. 대표적인 로컬푸드인 사과대추가 판매됐으며, 큰 크기와 아삭한 식감이 특징으로 소개됐다.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표고버섯도 판매 품목에 포함됐다.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가 축제 방문객과 만나는 장이 마련되면서 체험과 공연뿐 아니라 비봉의 농업 자원도 함께 알리는 자리가 됐다.
디지털 배움이 만든 사진 전시
사회복지분과는 2026년 활동지원사업으로 진행한 어르신 디지털 길잡이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활용법을 배운 어르신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액자로 제작해 전시하고, 일부 작품은 엽서로 만들어 축제 관람객이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했다.
사진에는 일상과 주변 풍경을 바라본 참여자들의 시선이 담겼다. 배운 기술이 실제 촬영과 전시 결과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교육 과정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디지털 기기 활용 교육이 세대의 새로운 표현 활동으로 확장된 사례이기도 했다.
갈대습지를 달린 마차
이번 축제에서 특히 눈길을 끈 프로그램은 갈대숲 마차 투어였다. 트랙터와 연결된 마차를 타고 비봉습지공원을 한 바퀴 둘러보는 방식으로 운영됐으며, 많은 관람객이 참여했다.
마차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가족 단위로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체험이었다. 참가자들은 이동하는 마차 위에서 비봉습지공원과 갈대 풍경을 바라봤다. 일반적인 공연이나 만들기 체험과 달리 지역의 자연환경 속으로 직접 들어간다는 점에서 비봉면의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줬다.
갈대숲 마차 투어는 축제의 이름과 장소, 체험을 하나로 연결한 핵심 프로그램이었다. 비봉의 갈대습지를 배경으로 온 가족이 같은 풍경을 공유할 수 있어 지역 축제만의 개성을 살렸다.
축제 뒤에도 이어진 가을 풍경
축제장 바로 옆에는 비봉습지공원이 자리한다. 행사 관람을 마친 뒤 공원을 걸으며 갈대가 가득한 가을 경관을 살펴볼 수 있어 축제와 산책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좋았다.
운동장의 활기찬 공연과 체험 공간을 벗어나면 갈대가 펼쳐진 공원의 차분한 풍경이 이어졌다. 축제에서 소개된 디지털 길잡이 사진 엽서도 공원의 가을 경관과 어우러지며 지역의 일상과 자연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비봉습지공원은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에 있다. 이번 행사는 인접한 비봉체육공원 운동장에서 열려 공연, 체험, 전시를 즐긴 뒤 습지공원의 갈대 풍경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민이 함께 만든 비봉의 축제
제17회 화성 비봉갈대숲축제는 주민자치 활동과 지역 예술, 복지 프로그램, 농산물, 자연환경을 한 공간에 모았다. 공연을 보는 사람과 체험에 참여하는 가족,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이 운동장 곳곳을 오가며 지역 공동체가 준비한 프로그램을 즐겼다.
화려한 대형 행사보다 지역 주민이 직접 마련한 알찬 구성에 무게를 둔 점도 특징이다. 전통문화와 공예, 디지털 교육 결과물, 로컬푸드, 갈대습지 체험이 서로 연결되면서 비봉면의 여러 모습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줬다.
주민의 손으로 만든 축제와 비봉습지공원의 가을 풍경이 만나 세대가 함께 머물 수 있는 하루를 완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