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땅의 먹빛 기록, 오세창展

Last Updated :

경기도박물관, 오세창 특별전 개최

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관장 이동국)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오세창: 무궁화의 땅에서" 전시를 2025년 11월 27일부터 2026년 3월 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근대 지식인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 서예가로 활동하며 한국 문화의 뿌리를 정리한 오세창의 삶과 업적을 조명한다.

독립운동과 문화 수호의 길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3.1독립선언서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인 오세창의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그는 일제강점기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3년형을 선고받는 등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이후에는 우리 문화를 지키는 데 온 힘을 쏟으며 문화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경기도박물관 정윤회 선임학예사는 "오세창의 수집과 기록 활동 자체가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다"며 "이번 전시는 한국 문화가 어떻게 지켜지고 전해져 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고 밝혔다.

아버지 오경석과 근대 전환기의 문화

전시는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오세창의 삶을 따라가듯 전개된다. 제1부 ‘개화와 독립-역매·위창의 시대’에서는 오세창의 아버지 오경석의 역할에 주목한다. 조선 말기 역관 출신이자 개화 사상가인 오경석은 13차례 중국을 방문하며 청나라 금석문과 서화를 수집했다. 이 유산은 아들 오세창에게 전해져 근대 전환기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금문과 전각 예술의 탐구

제2부 ‘형태로 새긴 의미-금문 탐구와 전각 예술’에서는 오세창이 평생 연구한 금문과 전각 예술을 소개한다. 금문은 돌에 새겨진 옛 문자로, 오세창은 이를 통해 옛사람들의 마음과 글자 쓰기의 근원을 탐구했다. 전각은 도장 제작을 뜻하며, 문자의 조형미를 연구하는 과정이었다.

전시장에는 진흥대왕순수비 중 황초령비 탁본과 추사 김정희가 청동 거울 글씨를 따라 적은 글씨를 오세창이 다시 본떠 적은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오세창은 젊은 시절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전각을 연구하고 직접 인장을 제작했다.

문화 독립을 향한 수장 활동

제3부 ‘수장의 길-문화 독립을 향하여’에서는 오세창이 옛 글과 그림을 수집하고 정리한 노력을 조명한다. 그의 수장 활동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일제강점기 속에서 우리 문화를 지키는 독립운동의 일환이었다. 글과 그림에 남은 먹빛은 희미하지만 여전히 따뜻한 체온을 전한다.

특히 오세창은 간송 전형필에게 수집과 감식 활동을 가르쳐 우리 문화 보존에 큰 역할을 했다. 전시장에는 오세창이 간송 전형필에게 써 준 ‘보화각’과 ‘옥정연재’ 글씨가 전시되어 두 사람의 깊은 인연을 보여준다.

서적과 유산, 무궁화의 땅

오세창은 《근묵》, 《근역서휘》, 《근역화휘》, 《근역석묵》, 《근역서화징》 등 다수의 서적을 편찬했다. 전시장에는 정조의 편지, 윤두서와 신사임당의 그림 등 고귀한 유산이 전시되어 있다. 이들 서적과 유물은 오세창의 노력 덕분에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모든 서적 제목에는 ‘근(槿)’, 즉 무궁화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 문화가 끊임없이 이어지길 바라는 오세창의 염원을 담은 것이다. 전시 제목 역시 여기에서 유래했다.

예술가 오세창과 동시대 교류

제4부 ‘붓끝으로 시대를 견디다-오세창의 글씨와 동시대 예술’에서는 예술가로서의 오세창을 만난다. 그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서체를 확립하며 새로운 예술 세계를 개척했다.

전시장에는 독립유공자 김의한에게 써 준 대련과 이당 김은호의 그림과 오세창의 글씨로 꾸며진 ‘두 폭 병풍’이 최초로 공개된다. 어두운 전시 공간은 관람객을 과거로 초대하며, 빛나는 유물들이 오세창의 신념과 시대정신을 전한다.

문화 자주성의 선구자, 오경석과 오세창

오경석과 오세창 부자는 우리 문화의 자주성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선구자다. 그들의 기록과 유산은 시대의 상처를 품고도 희망을 잃지 않은 증거이며, 오늘날 ‘K-컬처’의 뿌리로서 빛나고 있다.

전시 개요

기간2025년 11월 27일(목) ~ 2026년 3월 8일(일)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
주최·주관경기문화재단, 경기도박물관
전시 유물오세창이 수집해 엮은 『근묵』, 『근역서휘』, 『근역화휘』 등 서적과 강감찬, 김정희, 신사임당, 정약용, 한석봉 등의 글과 글씨 90여 점
무궁화 땅의 먹빛 기록, 오세창展
무궁화 땅의 먹빛 기록, 오세창展
무궁화 땅의 먹빛 기록, 오세창展 | 경기진 : https://ggzine.com/7553
서울진 부산진 경기진 인천진 대구진 제주진 울산진 강원진 세종진 대전진 전북진 경남진 광주진 충남진 전남진 충북진 경북진 찐잡 모두진
경기진 © ggzin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