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로 떠나는 셀의 항해

Last Updated :
옻칠로 떠나는 셀의 항해

가을 숲과 맞닿은 용인의 복합문화공간 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에서 김경원 작가의 개인전 《셀의 항해 2026》이 열리고 있다. 경기도와 용인시가 주최하는 2026 가을 기획 초대전으로, 금속공예의 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회화와 설치, 영상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2026년 10월 1일부터 11월 29일까지 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의 문 갤러리와 실버스크린에서 이어진다. 전시 공간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 문형동림로101번길 37에 있다.

전시명셀의 항해 2026
성격2026 가을 기획 초대전
작가김경원
기간2026년 10월 1일에서 11월 29일
장소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 문 갤러리와 실버스크린
주최경기도와 용인시
작업 특징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회화와 설치, 영상

숲속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

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은 아카이브와 문 갤러리, 실버스크린 등 세 공간이 한 건물에 모인 복합문화공간이다. 건물의 회색 벽돌 외관에는 가을빛으로 물든 담쟁이덩굴이 어우러져 있고, 뒤편 숲과 맞닿은 지붕 위에는 온실 형태를 떠올리게 하는 유리 채광창이 설치돼 있다.

오래된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바꾼 흔적은 외관과 내부 구조 곳곳에서 드러난다. 비교적 한적한 관람 환경 속에서 각 공간의 성격을 차분히 살펴볼 수 있으며, 전시뿐 아니라 책과 음반, 영상 작업도 함께 만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시간과 기록이 모인 아카이브

1층 아카이브로 향하면 입구 쪽 복도 벽에 크고 작은 원형 접시 작품이 줄지어 걸려 있다. 붉은빛과 초록빛, 보랏빛이 서로 다른 무늬로 번진 표면은 들어오는 빛에 따라 색감과 인상이 달라진다.

아카이브 로고 조형물 아래에는 LP 레코드가 가지런히 꽂혀 있다. 훈데르트바서와 로버트 마더웰을 비롯한 작가들의 화집도 함께 배치돼 음악과 미술 자료를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다. 내부의 따뜻한 조명은 책과 음반이 놓인 공간을 차분하게 비춘다.

긴 원목 테이블에는 작은 책자들이 꽂혀 있고, 양옆의 황동 스탠드가 테이블 위를 은은하게 밝힌다. 뒤쪽 벽에는 헝가리어로 작성된 전시 포스터와 옛 서예 작품이 함께 걸려 있어 시대와 지역이 다른 기록물이 한 공간에서 교차한다.

다른 서가에는 국내외 그래픽노블과 만화책, 독립출판물이 폭넓게 놓여 있다. 클림트와 에드워드 호퍼의 화집을 비롯해 무민과 해리포터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책도 함께 꽂혀 있다. 미술 전문 자료와 대중문화 서적을 나란히 배치한 구성이 아카이브의 폭넓은 성격을 보여준다.

실버스크린의 금속 작업 영상

아카이브를 지나 실버스크린으로 향하는 복도에는 오래된 극장을 연상시키는 구조가 남아 있다. 천장에 매달린 전구형 조명이 복도를 따뜻하게 밝히며, 관람객의 동선을 영상 상영 공간으로 이끈다.

실버스크린 안에서는 김경원 작가가 작업대 앞에서 금속을 직접 다듬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상영된다. 어두운 실내에는 랜턴 하나만 켜진 좌석들이 간격을 두고 놓여 있다. 화면 속에서는 작가가 손끝으로 금속을 세밀하게 다루는 제작 과정이 이어지고, 관람객들은 자리에 앉아 작업의 흐름을 조용히 지켜본다.

완성된 작품에 앞서 재료를 다루는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은 문 갤러리에 전시된 회화와 설치 작품의 제작 방식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한다. 금속공예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 평면과 입체 작품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연결해서 볼 수 있는 구성이다.

문 갤러리에서 시작되는 항해

문 갤러리 입구에서는 붉은색 계단 옆의 영문 안내 사인이 관람객을 맞는다. 빨강과 파랑이 겹쳐진 원형 로고 조형물이 입구에 설치돼 공간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김경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셀’을 세포이자 생명의 시작, 바다이자 자기 자신으로 설명한다. 넓은 바다 위에서 이어지는 셀의 항해를 삶의 여정과 연결한 것이 전시의 중심 설정이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깊이 바라보고, ‘셀’이라고 이름 붙인 기억과 감정의 지층을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이를 위해 금속공예의 전통 옻칠 기법을 회화와 설치, 영상으로 넓혀 서로 다른 형식의 작품을 함께 배치했다.

옻칠과 금속이라는 전통적 재료와 기법은 현대적인 화면 구성 및 전시 방식 안에서 새롭게 펼쳐진다. 문 갤러리의 평면 작품과 입체 작업, 실버스크린의 제작 영상은 분리된 장르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전시 흐름을 형성한다.

나무 형상으로 표현한 셀

전시장에서 눈에 띄는 작품군은 셀을 나무의 형상으로 나타낸 작업이다. 분홍빛과 파란빛이 맞닿은 화면 위에는 가느다란 가지 하나가 홀로 뻗어 있다. 간결한 형태와 대비되는 색면이 가지의 선을 또렷하게 부각한다.

또 다른 대형 작품에서는 붉은 바탕 위로 하얀 형상이 번져 나가고, 그 사이로 여러 갈래의 검은 나뭇가지가 교차한다. 가지들은 하나의 완성된 나무 형태로 모이기보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흩어져 있다. 색의 번짐과 검은 선의 움직임이 한 화면 안에서 겹쳐지며 복합적인 구조를 만든다.

금속으로 제작한 작은 나뭇가지 조각을 캔버스 위에 직접 붙인 작품도 전시된다. 평평한 화면 위로 금속 조각이 돌출되면서 작품에는 실제 그림자가 생기고, 관람 위치와 조명에 따라 입체감이 달라진다.

작품 속 나무는 이미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가지를 뻗어가는 모습으로 제시된다. 회화적 색면과 금속 조각이 결합된 작업은 김경원 작가가 전통 금속공예 기법을 현대적인 조형 작업으로 확장한 특징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회화 설치 영상의 연결

《셀의 항해 2026》은 문 갤러리의 작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버스크린에서 상영되는 금속 가공 장면은 갤러리의 입체적인 나뭇가지 조각이 어떤 손작업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아카이브에 놓인 미술 자료와 다양한 시각 기록은 전시 전후의 관람 경험을 넓힌다.

관람 동선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자연광과 따뜻한 조명이 머무는 아카이브에서는 책과 음반, 작품을 천천히 살펴보게 된다. 어두운 실버스크린에서는 금속을 다듬는 손의 움직임과 대형 화면에 시선이 모인다. 문 갤러리에서는 색면과 나뭇가지 형상, 금속의 질감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세 공간은 각각 기록과 제작 과정, 완성 작품이라는 서로 다른 요소를 담당한다. 관람객은 아카이브의 자료를 지나 영상 속 작업 현장을 확인하고, 다시 갤러리에서 회화와 설치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이 같은 구성은 작가의 작업 방식과 전시 주제를 순서에 따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로비에서 이어지는 조형 작품

전시 관람을 마친 뒤 1층 로비 한편에서도 소품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여신들을 티슈 오브제로 재해석한 작업이 진열돼 있어 문 갤러리와 실버스크린에서 이어진 전시 동선에 또 다른 조형적 장면을 더한다.

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은 건물 외부의 숲과 담쟁이덩굴, 내부의 아카이브와 극장형 공간, 갤러리를 하나의 관람 흐름으로 연결한다. 김경원 작가의 전시는 이 공간 안에서 금속공예의 옻칠 기법과 회화, 설치, 영상을 함께 제시한다.

《셀의 항해 2026》은 ‘셀’을 중심으로 생명의 시작과 바다, 자기 자신, 삶의 여정을 연결한 작품들을 보여주는 전시다. 2026년 11월 29일까지 문아트그라운드 뮤지엄 문 갤러리와 실버스크린에서 진행된다.

옻칠로 떠나는 셀의 항해
옻칠로 떠나는 셀의 항해
옻칠로 떠나는 셀의 항해 | 경기진 : https://ggzine.com/15137
서울진 부산진 경기진 인천진 대구진 제주진 울산진 강원진 세종진 대전진 전북진 경남진 광주진 충남진 전남진 충북진 경북진 찐잡 모두진
경기진 © ggzin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modoo.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