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채운 클래식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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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채운 클래식 선율

깊어가는 가을밤, 평택아트센터 대공연장이 클래식 선율로 가득 찼다. 2026년 10월 21일 수요일 오후 7시 열린 한경국립대학교와 함께 떠나는 시월의 아름다운 클래식 여행은 비바챔버앙상블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명곡을 선보이며 관객과 만났다.

한경국립대학교 실용음악학전공과 장애학생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와 영음예술기획이 주관했다. 평택시와 경기일보는 이번 공연을 후원했다. 시민이 가까운 지역 공연장에서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접하고 장애인 연주자의 역량을 음악 그 자체로 마주할 수 있도록 마련된 무대였다.

가을밤 문을 연 140분의 공연

공연 시작 전부터 평택아트센터 로비에는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매표소 앞에는 티켓을 찾는 시민들이 줄을 섰고, 포토월에서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기념사진을 남겼다.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기대감이 로비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전체 공연 시간은 1부 65분과 휴식 시간 15분, 2부 60분을 합한 총 140분이었다. 익숙한 클래식과 뮤지컬 음악, 영화음악, 피아노와 바이올린 협연, 성악 무대가 고르게 배치돼 긴 공연 시간에도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공연명한경국립대학교와 함께 떠나는 시월의 아름다운 클래식 여행
일시2026년 10월 21일 수요일 오후 7시
장소평택아트센터 대공연장
주소경기도 평택시 고덕로 310
공연 시간1부 65분, 휴식 15분, 2부 60분
주최한경국립대학교 실용음악학전공, 장애학생지원센터
주관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영음예술기획
후원평택시, 경기일보

전문 연주자를 향한 비바챔버앙상블

비바챔버앙상블은 삼성화재와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가 전문 연주자 양성을 목적으로 2015년 5월 창단한 단체다. 장애가 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됐으며 정기연주회와 국가기관 초청 공연을 비롯해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해 왔다.

프랑스 뮤직칼타 페스티벌 개막 연주에 참여했고, 오스트리아 비엔나 필하모니 콘스피리토와 합동 공연도 펼쳤다. 음악을 통해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국내 최고의 앙상블로 성장한다는 목표 아래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무대에서는 장애 여부보다 연주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실력과 앙상블의 조화가 먼저 객석에 전달됐다. 섬세하게 맞물리는 현악기의 호흡과 곡의 성격을 살린 표현이 공연의 중심을 단단하게 잡았다.

장웅 아나운서가 이끈 무대

공연 진행은 KBS 장웅 아나운서가 맡았다. 장 아나운서는 곡이 시작되기 전 작품에 관한 해설을 더해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연주 흐름을 편안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왔다.

연주와 해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각 작품의 분위기와 무대 전환도 한층 분명해졌다. 관객들은 곡마다 달라지는 리듬과 정서를 따라가며 공연에 집중했다.

익숙하고 따뜻했던 1부

1부는 오경열 지휘자가 이끌었다. 첫 곡인 그리그의 홀베르크 모음곡을 시작으로 웨버의 뮤지컬 모음곡,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이 차례로 연주됐다.

이어 모리코네의 시네마 천국과 히사이시 조의 키쿠지로의 여름이 객석에 친숙한 영화음악의 정서를 전했다. 몬티의 차르다시까지 이어진 무대는 서정성과 활기찬 리듬을 오가며 1부의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 그리그 홀베르크 모음곡
  • 웨버 뮤지컬 모음곡
  •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 드보르작 슬라브 무곡
  • 모리코네 시네마 천국
  • 히사이시 조 키쿠지로의 여름
  • 몬티 차르다시

맑은 울림을 전한 하프 협주곡

1부에서 주목받은 순서는 하피스트 방준경이 연주한 헨델의 하프 협주곡 B플랫장조였다. 무대 위 하프에서 흘러나온 맑고 우아한 음색은 현악 앙상블과 조화를 이루며 대공연장에 부드럽게 퍼졌다.

두 손으로 현을 오가는 연주자의 섬세한 움직임과 풍부한 울림이 관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곡이 이어지는 동안 객석은 연주의 작은 변화까지 따라가듯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포핸즈로 풍성해진 2부

2부의 시작은 비제의 카르멘 서곡이었다. 경쾌하고 힘 있는 리듬이 휴식 뒤 다시 객석의 집중을 끌어올렸다. 이어 피아니스트 문정심과 이유미가 한 대의 피아노에 나란히 앉아 네 손으로 연주하는 포핸즈 무대를 선보였다.

두 연주자는 이흥렬의 섬집아기와 쇼스타코비치의 재즈 모음곡 왈츠 2번을 연주했다. 두 사람이 함께 건반을 짚으며 만들어낸 음색은 독주와 다른 밀도와 풍성함을 전했다. 익숙한 선율과 왈츠의 흐름이 대비를 이루며 2부의 폭을 넓혔다.

바이올린이 보여준 힘과 긴장감

바이올리니스트 김현경은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했다. 고난도 작품으로 꼽히는 곡의 빠른 전개와 강렬한 표현을 힘 있게 풀어내며 무대에 긴장감을 더했다.

연주자의 집중력과 카리스마가 객석까지 선명하게 전해졌고, 바이올린의 섬세한 음색과 폭발적인 흐름이 교차했다. 이어 케텔비의 페르시아의 시장에서가 연주되며 무대에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

객석을 채운 테너 서영택

JTBC 시즌4 준우승팀 포르테나의 테너 서영택도 무대에 올랐다. 서영택은 오 나의 태양과 아름다운 나라를 불렀다.

대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성량과 시원한 발성이 두 곡의 매력을 분명하게 살렸다. 힘 있는 목소리가 연주와 어우러지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클래식 연주에 성악이 더해지며 공연의 구성도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교향곡으로 완성한 웅장한 피날레

정규 공연의 마지막은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 4악장이었다. 웅장하게 전개되는 선율이 140분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했고, 연주가 끝난 뒤에는 앙코르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박수를 보냈고 연주자들은 마지막까지 호흡을 맞추며 가을밤의 클래식 여행을 마무리했다. 공연 전 북적이던 로비의 기대감은 연주가 끝날 무렵 음악을 함께 감상한 관객들의 여운으로 바뀌었다.

음악으로 마주한 새로운 시선

이번 공연은 장애에 관한 선입견보다 연주자의 실력과 음악의 완성도에 집중하게 한 자리였다. 포토월에 적힌 아름다운 선율로 새로운 시선을 연주하다라는 문구처럼, 무대는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평택시가 후원한 이번 공연은 시민이 지역의 문화시설에서 클래식과 영화음악, 협주와 성악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를 제공했다. 장애인 연주자들이 전문 음악인으로서 역량을 펼친 가운데, 누구나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 무대의 의미도 차분하게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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